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 ‘나’라는 물음 끝에 다시 던져진 질문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권수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   권수영 외 / 21세기북스

 

 

는 누구인가? ‘라는 존재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본다. 나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의 존재감도 있겠지만, 이미 내 안에 자리 잡은 성품이나 성격도 있다. 그것을 본래의 기질이라고 이름 붙여본다. 태생적 또는 문화적 코드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한국, 한국인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으로 바뀌게 된다.

 

 

이 책의 공저자 8인과 함께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본다. 책은 두 파트로 구성되었다. 개인의 의식에서 한국인을 발견하다민족의 역사에서 한국인을 발견하다이다. 권수영(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왜 우리는 뚜껑이 자주 열릴까?’ 묻고 있다. 최근 일간지 사회면에선 분노 범죄’, ‘보복 운전등의 단어들을 매우 자주 접한다. ‘주차문제’, ‘층간 소음문제도 만만치 않다. ‘분노조절 장애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권수영 교수는 한국인에게 왜 이런 분노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일까에 대해 한국인의 관계 심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분노는 내면의 관계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표출되는 이상 신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그 내면을 보려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분노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악한 감정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한국인은 관계 욕구가 큰 만큼,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그 내면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것에 서툴다. 그러다보니 엉뚱한데서 뚜껑이 열린다.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고 대화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국인은 보이지 않는 뿌리를 중시하는 민족이다. 이기동(성균관대학교 유학 동양학부)교수의 말이다. 대나무 그림 하나에도 깊은 뜻이 담긴다. 서구와 일본의 대나무 그림과 한국의 대나무 그림을 비교한다. 서구와 일본의 대나무 그림은 뿌리를 무시한 채 눈에 보이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한국인의 대나무 그림은 땅이 있고, 뿌리까지 그려져 있다. 한국인의 정서는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의 마음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표현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말을 안 해도 내 마음을 네가 알고, 네 마음도 내가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아직도 족보를 만들고, 유지하는 나라는 유일하게 우리나라뿐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마음 챙기기를 좋아했던 민족입니다. 물질 시대가 가고 다시 마음을 챙기는 시대가 오면 단연 한국인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의 비결은 우리 안에 있습니다. 누가 한국을 더 잘 아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한명기(명지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G2 시대에 다시 보는 조선의 국제관계를 통해 민족의 역사에서 한국인을 다시 들여다본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우리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분열된 내부를 통합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역사와 현실을 올바르게 직시할 줄 아는 양식과 혜안에서 시작합니다.” 지난 600년 동안의 역사를 돌아볼 때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의 해양이나 대륙에서 힘의 교체, 즉 파워 시프트(힘의 이동 또는 권력 이행)가 생겨나면 한반도는 어김없이 위기에 직면했고, 그 위기는 거의 백발백중 전쟁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강이었던 미국이 점차 쇠락하는 기미를 보이고 중국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은 한반도를 긴장시키는 새로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한명기 교수는 우리처럼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나라의 지도자나 국민들은 대단히 전략적이고 기민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당할 수밖에 없다고 염려한다. 역사를 되돌아볼 때 대전쟁 직전 한반도의 지배층은 전략적이지도 못했고, 외부 정세에도 어두웠으며, 내부의 정쟁이나 부정부패에 휘말려 안팎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지금은 어떤가?

 

 

이 책의 다른 필진으로는 진중권(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김동길(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신용하(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유동식(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 조한혜정(연세대학교 명예교수)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컬처 코드(culture code)에서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컬처 코드로 설명했다. 이 코드는 각자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경험한 문화를 통해 획득되며, 따라서 어린 시절을 어떤 문화 속에서 보내느냐에 따라 코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를 파악하는 것은 내가 속한 문화, 토양을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알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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