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로맨스 -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M. C. 딜런 지음, 도승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이야기 2016-019

 

비욘드 로맨스 】       M. C. 딜런 / MiD(엠아이디)

 

 

사랑, 그 저편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랑에 얽힌 여러 단어들 중에서 특히 성애(性愛), sexlov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글머리에서 현대인에게 유행하는 낭만적 사랑은 결핍에 기반한 사랑의 한 형태라고 단정을 지은 상태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현대의 문화는 각종 다양한 성적 질병들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사랑의 방법에 영 서툴기만 하다는 것이다. 이는 성애와 관련된 현실적 문제들에 대한 대처능력의 부재에서도 볼 수 있다. 성병의 유행, 사회의 도덕적 해이로 빚어지는 각종 문제들 - 예를 들면 미혼모, 낙태, 산업, 혹은 혼외정사, 성희롱 등과 같은 구체적인 문제들 - 에 대해 일관되게 합리적인 정책이 수립되지 못한 상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사랑을 그 본연의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독자에게 사랑을 향한 폭넓은 사고를 요구한다. 그러다보니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포스트모더니즘,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에 이르기까지 낭만적 사랑의 치명적 문제점들을 들춰내고 있다.

 

 

 

저자는 성애라는 주제가 자손의 번창, 즉 재생산의 문제와 지나치게 밀접히 연관되어 논의되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그렇다고 해서 이 양자를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볼 수도 없음을 주장해왔다. 생물학적인 인과관계는 정신의학적이고 사회학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성도덕을 지배하는 가치(자손의 번성)는 지금보다 인간의 생명이 훨씬 더 짧고, 위험하고, 모든 것이 풍족함과 거리가 있는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시절엔 인구의 증가에 에너지를 쏟았다면, 지금은 인구 조절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인구조절만을 염두에 둔다면, 성애가 줄어드는가?

 

 

 

성애가 오로지 - 심지어 근본적으로 - 재생산이라는 목적으로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성적인 실천들을 지배하는 가치들 또한 그와는 다른 목표들, 예를 들어 쾌락이나 친근함, 소통, 사랑과 같은 목표들과 맞추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목표들은 재생산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전적으로 지배되지도 않는다. 사랑을 포함한 다양한 동기에 따라 아이를 가지지만 재생산이 우리의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다.

 

 

십대들의 임신, 낙태와 원치 않는 아이의 출산, 성병의 확산 등을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지도와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수치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 “지금까지 우리는 섹스에 대한 우리의 무능, 신비화, 죄책감의 전설들을 아이들에게 전달해왔다. 알고 있는 일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일에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이 상황에 대한 최대한의 호의로서 할 수 있는 말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어야 할 아담의 사과를 가지고 아이들을 유혹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아담의 사과는 무슨 뜻을 품고 있는가? 아담의 사과는 신체에 대한 지식, 즉 우리의 몸, 쾌락과 고통, 애증을 가능하게 하는 역량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소화가 쉽지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사랑’, ‘성애에 대한 저자의 깊이 있는 성찰은 데카르트가 강조한 주체와 객체의 사고영역으로 안내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각과 느낌을 상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지각의 가능성인 데카르트적 주체의 한계를 훌쩍 넘어선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성과 사랑, 성애에 대한 생각들도 바뀌고 있다. 그 변화에 시점에서 저자와 함께 사랑 그 너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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