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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를 만났다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冊 이야기 2014-247
『그때 장자를 만났다』 강상구 / 흐름출판
1. 잘 보기 위해선 숨을 죽인다(참는다)고 생각했다. 잘 듣기 위해선 눈을 감아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에 생각을 바꿨다. 잘 보기 위해서 눈을 감고, 잘 듣기 위해서 눈을 뜨기로 했다.
2.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봤다. 내 눈으로 들어온 것이 너무 많다. 멀리까지 볼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제대로 보기 위해 일단 눈을 감아야겠다. 그리고 다시 뜨자.
3. 장자를 펼치며 드는 생각이다. 이 책의 지은이 강상구는 삶의 여정에서 만난 장자를 ‘터닝포인트’로 소개한다. 키워드는 ‘변화’다.
4. 그 변화를 ‘개인의 변화’, ‘관계의 변화’, ‘사회의 변화’로 풀어나가고 있다. ‘헛똑똑이’의 삶을 통해 나를 돌아본다. 《장자》 ‘외물’에 나오는 거북은 임금의 꿈속에 나타나서 어부의 손에서 구해달라고 한 후 오히려 생명이 더 단축된다. 그 거북은 점을 잘 쳤지만 자신의 운명은 알지 못했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패권다툼에서 수훈을 세운 범려와 문종. 범려는 구천을 ‘고난은 함께 할 수 있어도 영광은 함께 할 수 없는 자’라고 규정하고 훌훌 떠나며 문종에게 “너도 도망치라”며 토사구팽(兎死狗烹)을 전해주지만 문종은 지 잘난 맛에 버티고 있다가 결국 구천 앞에서 죽는다.
5. 지은이는 《장자》 설명의 도구로 그리스 로마 고전들을 주로 활용했다. 소크라테스 이래 그리스 철학의 전통과 스토아학파를 비롯한 로마 철학은 《장자》와 놀라울 만큼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이다. 이외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미쉘 드 몽테뉴가 초대된다.
6. 헛똑똑이 무리에 휩쓸렸던 탈레스에게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어려운 일인가요?”“자기 자신을 아는 것.” “그럼 무엇이 쉬운 일인가요?” “남에게 충고하는 것.”
7. ‘우물 안 개구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좋다. 《장자》 ‘추수’에 나오는 우물 안 개구리와 자라 이야기는 아이들도 다 아는 이야기다.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라는 넓게 볼지 몰라도 세심하게 보는 것은 부족하다. 주변 환경이 워낙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8. 동해 자라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했던 디오게네스와 아리스티포스도 그랬다.
9. 거지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더 이상 버릴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어린애가 두 손으로 물을 떠 마시는 것을 보고 “내가 졌다”고 한탄하며 자루 속의 물잔 마저 버렸다. 반면 아리스티포스는 권력자에게 빌붙어 호의호식했던 사람이다. 두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10. 여전히 오른손을 바른손이라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나머지 손은 바르지 못한 손인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사실 힘든 것이 아니다. 쉬운 것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이 문제다.
11. 각 꼭지 글마다 동서양의 걸출한 인물들을 만나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