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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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4-231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박현숙 / 자음과모음

 

혼자된다는 것

 

강태산. 16. 3이다. 졸지에 혼자가 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혼란스럽다.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 장례를 치룬 후 전화번호가 적힌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태산아. 꼭 여기를 찾아가라.’ 아버지 글씨다. 어느 날 태산은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한 남자를 만난다. 그는 태산의 아버지도 태산도 모르겠단다. 기억에 없단다.

 

 

잘려나간 기억

 

살아가며 기억 전선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축복이다. 그렇지 않고 시시콜콜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고 재생하고 산다면 그 또한 큰 문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잊지 않고 싶은 기억이 있다. 유쾌하건 불쾌하건 지우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기 마련이다.

 

작가는 기억에 대해 작중 인물을 통해 이런 표현을 한다. “잘라나간 기억을 찾으려고 애쓰지 말고 차라리 반쪽짜리 기억을 과감히 잘라버리는 거는 어떨까요?” 한편 수긍이 가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시냇물에 떠내려 보낸 신발짝은 마저 버림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기억은 그렇지 못하다는 안타까운 점이 남을 뿐이다. “....더는 기억을 찾으려 애쓰지 않았어요. 잃어버린 지나간 날들은 묻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기로 결심했죠. 자신이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옛날 기억이 하나하나 살아가기 시작한 겁니다.”

 

 

양파 껍질

 

사람은 말이다. 양파 같은 거다. 여러 개의 껍질로 쌓여 있단다.(....) 지금 보이는 네가 전부가 아니다. 나는 네가 너에게 주어진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며 성장하길 바란다.”

태산의 담임선생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이다. “어려움을 벗겨내면 그와 반대가 기다리고 있고 슬픔을 벗겨내면 기쁨이 있다는 말이다. 오늘이 슬프다고 내일까지 슬픈 법은 없고 지금이 힘들다고 네 앞날이 계속 그렇지는 않을 거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상실감과 지속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내 눈앞에서 숨을 거두어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인데,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죽음이 있다. 실종이라고도 표현한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다. 어느 날 그 또는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설 것만 같다. 그래서 문을 못 잠그고 잔다는 사람도 있다. 언제 어느 때 올지 몰라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나 내 곁을 떠난 사람이나 끝이라는 생각을 밀어낼 일이다. 어딘가에서 그 이야기는 이어질 것이다.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네버엔딩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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