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 레터스
헌터 데이비스 지음, 김경주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이야기 2014-227

 

존 레논 레터스헌터 데이비스 / 북폴리오

 

1. 1970년대 중반. 1975년이던가? 서울 종로의 한 음악다방에서 비틀즈 위크를 열었다. 호기심에 친구와 함께 그곳에 가서 비틀즈 음악을 실컷 들었다. 사방에 비틀즈 브로마이드와 다양한 포스터, LP재킷을 전시해놓은 것을 보며 음악다방 주인이 비틀즈 매니아라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2. 1940109일 영국 리버풀에서 출생한 존 윈스턴 레논. 그의 미들 네임은 당시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존 레논은 기쁘거나 짜증나거나 증오심이 치밀거나, 유쾌하거나 화가 나는 그 모든 순간에 자신의 감정을 글로 남겼다. 자신이 느끼는 것을 음악뿐 아니라 글로도 남긴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삶을 살다간 사람이었다.

 

3. 이 책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가? 존이 작사한 노랫말과 시집 두 권은 대중에 알려져 있지만, 그가 남긴 편지들은 산지사방에 흩어져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그 실체가 모호했다. 이 책의 저자 헌터 데이비스는 비틀즈 자서전 집필을 맡게 된 인연으로 요코와 만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누군가가 나서서 존(레논)이 남긴 편지와 엽서, 그 밖의 메모들을 모두 출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 그 이유는 그(존 레논)가 얼마나 대단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존의 아내 요코는 존이 남긴 사적인 편지들을 세상에 공개하길 꺼려했다. 그런데 요쿄가 마음을 돌렸다. 저자의 끈질긴 설득 덕분이었다. 존의 편지들을 편집하면서 존의 편지를 수령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이 누구이고 무슨 일을 하며, 살아 생존의 존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의 사실이 궁금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존의 편지를 받았던 사람들 중 이미 고인이 된 분이 여럿이고, 병들고 나이 들어가는 이도 많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편지글을 모으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요코의 마음에 박혔던 모양이다.

 

5. 존은 어려서부터 글과 그림에 취미와 재주가 있었다. 신문에 실린 만화를 따라 그리고 글도 썼다. 초등학교 시절엔 스포츠 스피드(Sport Speed) / 그림, 편집, 글 존 W. 레논라는 책을 만들 정도로 끼가 있었다.

 

6. 존 레논의 편지와 엽서, 과연 소장 가치가 있을까? 비틀즈의 팬과 전 세계 전 세계 박물관들이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존의 작은 메모 쪼가리라도 매입하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실제로 소장가들은 존이 남긴 흔적들을 거액을 주고 구입해서 은행 금고나 방탄 처리된 유리 진열장이나 철제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상업적인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 내용은 어떨가? 서간체로서의 가치나 문학성도 뛰어날까?

 

7. 개인적인 취향이나 평가기준에 의한다면 그저 낙서 정도로 인식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는 존의 글이 다소 치기어린 점도 많지만, 재치와 순발력과 그만의 감성이 어우러진 글들이 종종 눈에 띈다. 1965~1966년 어느 날, 일본 팬이 조지 해리슨에게 엽서를 보냈는데 그 엽서 뒷면에 존은 시인지 노랫말인지를 적어 놓았다. “여자를 문제라고 느끼기 시작할 때 그 여자는 떠나고 말아요. 떠나고 나서야 그녀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제야 당신은 알게 되죠. 내 사랑, 내가 이렇게 온 건, 내가 그대에게 할 말은. 사랑해. 그녀가 거절해도 다시 말하세요. 최선을 다하세요. 그녀가 그대를 외면해도 만나러 가세요. 그녀에게 이해한다고 해 줘요.”

 

8. 책의 후반부는 존의 삶의 후반부이기도 하고 존과 요코가 결합한 후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존과 요코는 예술적으로 서로 교감하면서 영화, 음악, 예술 작품과 갖가지 스캔들을 함께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키워드는 평화(peace)였다. 그가 1980128일 한 청년의 총에 맞아 죽기 전해인 존과 요코의 러브레터뉴욕타임스에 실린 후 전 세계로 퍼졌다.

 

9. “.... 저희를 생각할 때면 이 한 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저희의 침묵은 무관심의 침묵이 아닌 사랑의 침묵입니다. 저희는 종이가 아닌 하늘에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 편지가 저희의 노래입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시면 저희의 메시지가 보일 거예요. 다시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면 하늘 위를 걷고 있던 여러분이 땅으로 내려오는 게 보일 겁니다. 우리 모두는 지상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하늘의 일원입니다. 저희가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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