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시인 박후기 산문사진집
박후기 지음 / 가쎄(GASSE)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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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014-137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박후기 / 가쎄

 

 

 

1. 거의 누구나 거짓말을 사랑합니다. 하는 거짓말 그리고 듣는 거짓말 모두 그렇습니다. 그 거짓말은 때로 듣기 좋은 말로 이름을 바꾸기도 하지요. 이 책의 제목에 실린 거짓말은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나를 살리는 거짓말 맞습니다.

 

2. 이 책은 2003[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문인 박후기의 사진 산문집입니다. 지은이는 여행을 이렇게 표현하는군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현실을 찾아 나서는 것.” 떠나면 또 다른 현실을 만나게 되지요. 어느 현실이 진짜인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저 내가 살아서 숨 쉬는 곳이 현실이지요.

 

 

 

 

 

 

3. 지은이에게 이탈리아는 마음의 고향인 듯싶습니다. “어느 별의 지옥이 지구라고 누군가 말했다지만, 다시 그리움의 시절로 복귀하라고 한다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탈리아를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당신의 이름을 호명하며 그리움을 불러낼 것이다. 내 귀는 아마도, 날 사랑한다는 당신의 거짓말조차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4. “무례한 사람은 마치 허락 없이 남의 서랍을 뒤지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의 마음을 온통 어지럽게 뒤집어 놓곤 한다.” 그러나, 서랍을 뒤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는 나는 또 누굽니까? 나도 그럴 가능성이 다분하니까 나를 보듯 그렇게 용납하는 것일까요?

 

 

 

 

 

5. “조문 가서 망자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몇 초 동안 머릿속을 스치는 것이 내가 아는 죽은 자의 일생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너무 긴 시간 동안 우리 몸과 영혼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감이 갑니다. 초상화속 정체된 시간이 내게 남겨진 그 사람 이미지의 전부입니다. 차라리 사진이 없으면 기억을 더듬으며 동영상처럼 되살려 보련만 국화꽃에 묻힌 그 사진은 오직 그 모습만 생각하게 해줍니다.

 

6. “시를 읽을 때 어느 한 구절에 눈길이 간다면, 그 한 구절이 그 시의 전부이다. 누군가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면, 그 순간만큼은 그 사람 얼굴이 당신의 전부이다.” 묻고 따지는 일이 몸에 베인 현대사회 사람들은 꽃도 느낌도 분석하고 싶어 합니다. 사랑이 내게 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마음으로 받아들입시다. 그래야 그 사랑이 떠나도 내 마음이 덜 힘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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