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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깊은 철학 50 - 세계의 지성 50인의 대표작을 한 권으로 만나다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김형철 감수 / 흐름출판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북리뷰 2014-134
『짧고 깊은 철학 50』 톰 버틀러 보던 / 흐름출판
철학(哲學)을 바라보면 마치 철학(鐵學) 같습니다. 그만큼 무겁고 머리가 아파옵니다. 생각의 영역이 깊고 넓어지기 때문이지요. 때로는 책을 읽으면서 알 듯 모를 듯 머무름의 시간이 닥쳐옵니다. 마치 굽이굽이 흘러가던 물이 어느 곳에 도달한 후 소용돌이치며 그림을 그리듯이 말입니다.
철학의 로드맵 또는 내비게이션 같은 책을 한 권 소개합니다. 책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50인의 철학가와 사상가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시대 순이 아니라 알파벳순이라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헤라클레이토스, 플라톤 등으로 시작하는 철학 개요 책들에 신물이 올라오는 독자들을 배려한 듯싶어서 지은이에게 고맙습니다.
한나 아렌트를 시작으로 슬라보예 지젝까지 이어지는군요. 철학(Philosophy)이란 그리스어로 사랑(Philo)과 지혜(Sophia)가 결합된 말이지요. 따라서 철학은 학문 분야인 동시에 개인적 가치관으로서, 만물의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더 나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존재하고 행위하며 지각하려는 열망을 일컫습니다.
“철학은 우리에게 다른 모든 지식을 바라보는 기본틀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보다 개인적이고 흥미로운 차원에서 새롭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사고하고, 존재하고, 행위하고 인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에는 무슨 내용이, 왜 들어있는가?
지은이는 50권의 목록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고대 및 현대 서양 철학의 주요 저작 중 일부와 동양 철학을 간략히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지은이의 욕심은 세계 각지의 철학자들을 모두 동원시키고 싶었지만 참았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이 책은 방대한 사상의 맛보기는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합니다. 콜입니다.
각 꼭지의 말미에 정리해놓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은 모두 본문에 소개된 다른 철학자들의 저작이어서 별도로 저자 정보를 싣진 않았지만 책 제목들이 생소하진 않군요. 다행히 국내 번역본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또한 이 책의 뒷부분에는 더 읽어볼 가치가 있는 50권의 철학명저가 보너스로 붙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다보면 스테디셀러로 이어지는 철학, 사상관련 책들을 줄줄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얼굴 한 번 봤다고 그 사람을 다 안다고 할 수 없듯이, 책 제목만 보고 읽은 척 할 수는 없겠지요. 앞으로 읽을 책 목록이 더 늘어나고 있군요.
책에 실린 50권의 목록은 고인돌처럼 확고부동한 여러 철학자들과 더불어, 아직은 고전이라 말할 수 없지만 진정한 통찰력을 전해주는 일부 현대 저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조건〉의 한나 아렌트, 〈에고 트릭〉의 줄리언 바지니,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의 놈 촘스키, 〈말과 사물〉의 미셸 푸코, 〈헛소리에 대하여〉의 해리 프랑크푸르트, 〈자유의지는 없다〉의 샘 해리스, 〈생각에 관한 생각〉의 대니얼 카너먼 등등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지은이 톰 버틀러 보던은 철학, 심리학, 성공학, 영성을 망라한 다양한 분야에서 명저들을 가려 뽑아 현대인의 삶에 가치와 깊이를 더하는 안내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 인생의 탐나는 자기계발 50》은 미국의 주간지 〈포워드〉가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뽑힙니다. 이후 출간된 《내 인생의 탐나는 영혼의 책 50》,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을 연이어 발표하며 이 또한 세계적으로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