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침묵의 거리에서 (전2권) 침묵의 거리에서
오쿠다 히데오 / 민음사 / 2014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1. 일본의 지방도시 구와바타 시립 제2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 나구라 유이치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콘크리트 도랑에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된다. 이미 숨진 뒤였다. 그 옆에는 100년도 넘은 큰

은행나무가 있었다. 경찰은 그 학생이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2. 나구라는 성격이 소심한 편이다. 이미 학교에선 공인 왕따이다. 그런 그가 담력이 큰 아이들이

나 가끔 하는 운동부실 지붕에서 은행나무로 건너뛰기를 했다는 점이 의문점으로 남는다. 자의가

아닌 타의라면 과연 누구의 짓인가.

 

3.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는 관점으로 수사가 시작된다. 사인은 두부 손상에 의한 출혈사로 되어

있지만 소년의 등에 시꺼먼 내출혈 자국이 물방울무늬처럼 수없이 남아 있었다. 꼬집힌 자국으로

판명된다.

 

4. 교내에서 학생이 변시체로 발견된것에 대해 교사들과 학생들은 심각한 혼란에 빠진다. 아니 온

도시가 술렁이게 된다. 경찰의 수사는 급물살을 탄다. 일단 꼬집힘이 누구에 의한 것인가가 관건

이다. 그 행위는 폭력으로 분류된다.

 

5. 처음엔 일부 학생들이 그리고 뒤이어 전교생을 상대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된다. 그런 과정 중

에 폭력혐의로 몇 명이 체포, 아동 상담소로 보내졌다. 13,14세의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법적 기준

때문이다.

 

6. 작가 오쿠다 히데오에겐 '종횡무진하는 이야기의 천재'라고 닉네임이 붙어있다. 인간 군상을

따스하고 유머러스하게 조명하면서 한편으로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치밀하게 들여다보며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일본의 크로스오버 작가로 꼽힌다.

 

7. 북한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가 '중2'가 무서워서라고? 언젠가 공중파 9시 뉴스 시간에 중2 문제

를 스치듯 다룬 것을 봤다. 복도에 누군가 커피를 흘렸는데 학생들이 치울 생각은 안하고 비껴 지

나가거나 밟고 지나다니자 선생님이 학생에게 저것 좀 치우라고 지시한다. '그걸 왜 내가 치워요

.' 라는 반응이 들린다. 그 화면을 보면서 오히려 저런 보도가 아이들의 기를 쓸데없이 올려주는

것은 아닌가 염려했다. 이 소설의 테마 그룹도 중2다.

 

8. 하루 하루가 지나면서 죽은 아이의 부모와 가해자로 몰린 학생들의 부모도 속이 까맣게 탄다.

특히 죽은 아이의 엄마는 혼이 나간 상태다. 어렵게 얻은 아이인 만큼 금지옥엽으로 키웠기에 더

욱 그러하다.

 

9. 작가는 이런 기류를 매우 세심하면서도 차분하게 그려주고 있다. 왕따 문제, 아이들이 학교에

서 적응하는 문제.  "중학생이 되자 같은 학생들 사이에도 어렴풋이 계층이 나눠지기 시작했다.

인기가 많은 아이, 없는 아이, 인정받는 아이, 무시당하는 아이, 모두 자신의 위치에 무관심할 수

없어졌다. 어떤 그룹에 속하느냐에 따라서도 학교생활이 180도 달라진다."    
"중학생이란 생물은 연못 속의 물고기 같은 존재야. 모두 같은 물을 마실 수 밖에 없어."


10. 스토리엔 20대의 젊은 검사와 역시 20대의 여기자의 시각이 담겨진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아

직 충분히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 점이 오히려 사건해결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11. 작가가 작품에 그리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주요 테마는 '중학생의 왕따'문제를 다

양한 시점에서 풀어낸 것이다. 그렇지만 중학생 그룹이라는 성장기이자 과도기를 바라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이다. 선과 악의 존재. 진실과 거짓의 문제. 공동체의 삶속에서 어떤

빛깔을 내고, 그 빛깔이 주변과 어떤 조화를 이뤄 나가야하나를 생각하는 스토리다. 사실 아이들

의 문제만이 아니라 부모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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