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때로는 평범한 예화나 이야기가 진솔하게 마음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도 마음에서 어떤 거부감이 안 일어나거나, 굳이 머리까지 동원을 안 해도 될 내용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온전히 가슴으로 읽는 책 한 권 소개해드립니다.
2. 저자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입니다. 저자가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MBC FM의 [서천석의 마음연구소]를 통해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얻은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책엔 110편의 마음 연습이 실려 있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이면 서너 꼭지글을 읽게 될 정도로 간략한 글 모음집입니다.
3. 책은 6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꾸만 뒷걸음질치고 싶다면', '인생이 따뜻해지는 행복의 기술', '날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우리', '감정에 휩쓸려간 하루', '마음의 교과서, 삶의 순간들', '마음도 병에 걸립니다'.
4. 저자는 어느 해 새해 첫날 일출을 맞이하러 태백산 정상에 오릅니다. 힘들게 정상까지 올라갔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 땅에서 불쑥 솟아오르는 해를 못 본것이 아쉬웠답니다. 그 때 무거운 사진기 세트를 짊어진 사진 작가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는군요. "나는 수십 번올라왔지만 겨우 한 번 봤을 뿐입니다." 노력을 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란 법은 없지요. 힘들게 산에 올라왔다고 해가 '수고했어요. 나 여깄어요!'하고 맞이하란 법이 없지요. 그러나 산에 오르지 않았으면 확률은 완전 제로지요.
5. '오늘 집을 나올 때 어떤 말을 하셨나요?' 아, 이 말을 들으니 가슴이 뜨끔합니다.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가끔 안해도 될 말을 하고 집을 나선 적이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어린 남매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셨습니다. 동생이 기차에서 신발을 잃어버렸지요. 누나는 동생을 꾸짖었습니다. "이 바보야, 자기 물건 하나 못 챙기고, 너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기차가 도착하고 둘은 헤어졌습니다. 동생은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누나는 운이 좋아 살아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동생을 보내고 살아 나온 누나는 다짐을 했습니다. "내가 남길 마지막 말이 될 수 있기도 하기에 앞으로 부족한 말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
6. 좋은 습관보다 안 좋은 습관이 더 빨리 익숙해집니다. 쉽고 편하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내 안의 욕심과 맞물려 돌아갑니다. '뭐 어때'하는 자기합리화도 한 몫합니다. 저자는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선 새로운 행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오래된 습관이 고속도로라면 새로운 습관은 몇 사람 다니지 않은 산길과 같다고 합니다. 아마 네비게이션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요. 좋은 습관은 오직 연습뿐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7. "당신의 마음은 당신 편입니까? 마음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로서 저자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앞에 앉은 분들에게 물어본답니다. 남에게 위로를 받고 힘을 얻기 전에 '나를 먼저 보듬어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자의 환자분들중엔 자신의 마음이 너무 무섭다는 사람도 있답니다. 자기 마음속에 무서운 괴물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예 자기 마음 문을 열어볼 생각도 못하고 있지요. 그대는 어떠신지요?
8. 저자가 소개하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세 가지 방법은 심플하면서도 강하게 느껴지는군요. "첫 번째는 스트레스를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 두 번째는 스트레스를 받는 나와 내 생각을 바꾸는 것. 세 번째는 스트레스를 만드는 문제를 아예 피하는 것." 세 가지 다 쉽지는 않군요. 그러나 머리만 움켜쥐고 있을 수 없으니 시도는 해봐야겠지요.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보다는 좀 현실적이지 않습니까?
9. '완벽주의' 라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최선을 다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더러 사람들은 이 둘을 같은 과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모두 완벽주의자는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오히려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려면 완벽주의와는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사실 주변의 완벽주의자를 보다보면 숨이 탁 막힙니다. 보는 사람도 그러할진대 본인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안 그런 척 하고 집에 가서 골방에 들어가 한숨을 쉬겠지요. 최선을 다하는 삶은 자기愛를 전제로 해야한다는군요.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의 [찬가]중 다음 구절이 이 뜻을 담고 있군요. '모든 것에는 틈이 있다네. 그 틈이 있어 빛이 들어오지.'
그대 삶에도 '빛'이 들어서길 바랍니다. 어둠을 몰아내는 빛으로 채워지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