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재구성 - 하버드대 심리학자가 과학적 연구 결과로 풀어낸 셜록 홈스식 문제해결 사고법
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박인균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1. 요즘 TV에서 '셜록 홈스'시리즈 보신 적 있나요? 재밋더군요. 책읽기가 우선인지라 TV시청은 뒤로 밀리지만, 가끔 봅니다. 셜록 홈스 시리즈는 영국판, 미국판으로 제작되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왜 다시 '홈스' 인가?

 

2. CSI 나 Bones 시리즈처럼 팀원들과 첨단 과학의 힘으로 무장한 프로들과 달리 홈스는 오직 그의 브레인으로 승부를 겁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홈스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 책의 키워드가 '셜록 홈스'이기 때문입니다.

 

3. 하버드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창작, 행정을 전공했다고 소개되는 마리아 코니코바는 이 책 [생각의 재구성]에서 저자가 배우고 익힌 심리학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셜록 홈스의 흥미로운 사건 해결 과정에 저명한 현대 심리학 연구가들의 실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접목시켜 홈스의 문제해결 사고과정을 분석한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과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안목과 사고력을 기를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4. 홈스의 곁엔 그의 파트너 왓슨이 있습니다. 미국판 홈스에선 왓슨의 자리에 동양계 서양여인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왓슨은 좀 느슨함으로 홈스의 그 '빠름'에 견제구 역할을 합니다. 저자는 왓슨의 사고 시스템을 '게으른 사고 습관'으로, 홈스의 사고를 '의식적 사고 습관'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만, 나는 이를 '평범한 사고 습관'과 '비범한 사고 습관'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5. 확실히 홈스의 사고 습관은 독특하다 못해 특출납니다. 홈스의 사고 방식을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의구심과 호기심'입니다. 왓슨 시스템이 지배하는 사고방식에서 홈스 시스템이 지배하는 사고방식으로 옮아가기 위해선 의식적 사고에 동기가(즉, 많은 연습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6. 홈스가 왓슨을 처음 만나는 장면입니다. 홈스는 왓슨의 사전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입니다. "보아하니 아프카니스탄에서 있다 왔군." 홈스가 확신에 차서 말합니다. 왓슨은 홈스가 한 말에 기가 막히다 못해 기절 할 지경입니다. 누가 자신에 대해서 홈스에게 말해줬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합니다. 그러나, 홈스는 그 특유의 관찰과 추리력을 동원했을 뿐입니다.

 

7. 홈스의 말을 들어볼까요?  "난 박사가 아프카니스탄에서 왔다는 걸 알았어. 오랜 습관으로 일련의 생각들이 순식간에 통과했기 때문에 중간 단계는 의식조차 못할 채 결론에 이르렀지. 물론 중간 단계가 있기는 하지. 추론의 과정은 이렇게 진행돼. "의료계에 종사할 것 같은 신사가 있어. 하지만 왠지 군인의 분위기를 풍기지. 그렇다면 분명 군의관이겠지. 얼굴은 검지만 손목은 검지 않을 걸로 봐서 원래 피부색은 아니고, 그렇다면 열대지방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어. 상한 얼굴을 보니 고생도 하고 병치레도 했던 모양이군. 왼쪽팔은 부상을 당했던 게야. 왼팔의 움직임이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워. 열대지방 중 영국 군의관이 부상을 당하고 심한 고생을 할 만한 곳이 어디일까? 분명 아프카니스탄이지.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통과하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아. 그런 후에 아프카니스탄에서 돌아온 모양이라고 말한 것이고, 박사는 깜짝 놀란거지."

 

8. 아서 코난 도일은 어린 시절 그의 우상이었던 철학자 겸 의사인 올리버 웬델 홈스 시니어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 의도적으로 홈스라는 이름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올리버 홈스는 헌신적인 의료 활동만큼이나 저술 활동으로도 많이 알려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셜록 홈스의 성격은 또 다른 멘토였던 조셉 벨 박사라고 합니다. 벨 박사는 섬세한 관찰과 진단으로 잘 알려진 외과의입니다. 코난 도일은 벨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늘 강조하셨던 연역과 추론, 관찰을 핵심에 두고 가끔은 의도적으로 그런 것들에 빠져드는 인물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9. 탐정이나 수사관이 되려고 한다면 모를까. 굳이 홈스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생각만 해도 피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뇌도 훈련시키기 나름이지요. 좋은 습관을 들이면 결국 그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겠지요. 생각의 첫 구성이 되었든, 재구성이 되었든 생각을 위한 생각을 리셋하기 위해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홈스는 멋진 사나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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