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중국의 과학소설 한 편을 소개합니다. 보통 부르는 SF소설이라고 하기엔 깊고 넓습니다. 작가 류츠신은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소설가라고 합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으로 중국 과학 소설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F 은하상을 수상했습니다. 주로 중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근미래의 중국 사회를 묘사함으로 중국 과학 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 과학자 왕먀오에게 군인과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찾아온 네 사람의 조합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인과 경찰이 같이 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입니다. 왕먀오는 나노 연구 센터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3. 그가 출두 요청을 받은 곳은 '작전 센터'입니다. 외국인도 참석해있군요. 나토 연락장교들도 있습니다. 작전 센터가 있는 곳은 전 세계 작전 지역 중 핵심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멋모르고 참석했던 왕먀오는 차츰 분위기 파악을 하게됩니다. 적은 보통 적이 아니라. 외계인입니다.

 

4. 그들(외계인)의 타깃은 과학계 고위층이군요. 물리학계에서 한 가닥 하는 사람들이 두 달 간격을 두고 자살을 합니다. 자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군요. 자살 한 과학자들의 공통점을 찾다보니 '과학의 경계'라는 단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5. 예상했던 대로 왕먀오가 그 단체와 접촉을 시도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왕먀오에게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는군요. 취미 삼아 찍는 사진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오직 왕먀오의 눈에만 보입니다.  여기까진 거의 도입부분입니다.

 

6. 그 다음부터 템포가 좀 빨라지면서, 독자의 눈과 마음을 바쁘게 만들어줍니다. 게임도 등장합니다. 게임 마니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군요. 게임 쪽은 잘 모릅니다. 조금 해보다가 말았지요. 캐릭을 키우다보니 날 새겠더군요. 이 책에 나오는 게임은 좀 특이합니다. 실제로 있는 것 같진 않군요. V장비 센서 옷을 착용하고 게임에 들어갑니다. 360도가 다 보이는 헬멧과 센서가 부착되어있습니다. 이 옷을 착용하면 게임 속에서 실행되는 공격, 칼로 찌르기, 불타기 등의 감각을 똑같이 느낄 수 있고 폭염과 추위를 느낄 수 있으며 눈보라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다 합니다. 오래 살아야겠습니다. 이런 게임도 한 번 해봐야지요.

 

7. 왕먀오에게 닥친 심각한 시력장애(이젠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카운트다운 숫자가 보이는 것)는 그가 실행하고 있던 나노 프로젝트를 중단하자 사라집니다. 외계인들이 나노를 두려워했던 모양이군요.결국 왕먀오를 압박하기 위해서 카운트다운을 보여준 것입니다.

 

8. 책의 중심에는 중국의 1960년대 중반 문화혁명, 홍위병들이 기승을 부릴 시점이 자리잡습니다. 중국에서 '문혁'은 매우 불편한 진실입니다. 감추고 싶은 상처와 흔적이지요. 그러나 특히한 점은 제법 홍위병들의 맹렬한 활동상이 그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금이니 판금되었다느니 하는 말이 없군요. 오히려 작가는 중국내에서 영웅 취급을 받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9. 이 점은 같은 문화혁명을 다룬 옌렌커의 [물처럼 단단하게 / 자음과모음]과 비교됩니다. 옌렌커는중국내에서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꿈도 못꿨지요. [물처럼 단단하게]는 19금의 사랑이야기를 적당히 브렌딩해서 내놓은 작품인데도 말입니다. 혹시 [2012년] 영화 보셨나요?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는군요. 그 이유는 인류의 재앙에 맞선 구원의 중심이 중국이었다는것이지요. 아뭏든 이 책에서도 중국이 해결사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으쓱해진 어깨가 문화혁명이야기는 애교로 봐준듯 합니다.

 

10. 작가와 이 작품에 대한 반응을 조금 더 적어드리고 리뷰를 마무리하렵니다. 광산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수리공정학을 전공후 발전소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합니다. 퇴근후에도 아무 곳 갈데없는 발전소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니 마작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느 날 하룻밤에 한 달 봉급을 다 날리고 정신을 차립니다. '계속 이렇게 살순 없다. 저녁에 돈을 벌지 못할 망정 잃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그는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대단한 반전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소설가의 자질이 감춰져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이 책은 중국 과학 소설로는 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정식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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