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정석 - 일반인을 위한
배상복 지음 / 경향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어떤 분야에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반사람들이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피눈물 나는 노력에 의해 그런 경지에 도달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 놈은 문학에 대한 재능을 타고 났어’ 하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구둣발로 엉덩이를 세차게 걷어차 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답니다. 누가 이렇게 심한 말을 했냐구요? 감성 마을에 입성한 후 표정이 좀 더 밝아지신 이외수 선생입니다. 굳이 '글쓰기'를 '문학'이라는 장르 안에 묶어 놓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문학적 소양이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나 까짓 엉덩이 한 번 걷어차이는 셈 치고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선생은 '글쓰기'와 '글씨 쓰는 것'을 혼동하는것은 아니신지요. 글씨 쓰는 것이야 회초리를 맞아가면서 훈련 하다보면 악필이 명필이 될 수도 있지만, 글을 잘 쓰는 것은 틀리지요. 글 쓰는 재능까지는 못 가더라도 최소한 재미는 느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그렇거든요. 아직은 재미 수준입니다. 솔직히 재능까지는 자신 없습니다.

 

 

작가가 될 생각이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글쓰기를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까지는 좀 무리 인듯 하구요. 그냥 조금이라도 잘 쓸 수 있으면 다행이지요. 그래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1987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현재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기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에 장기 연재하고 있는 '우리말 바루기' 와 블로그 '우리말 산책'을 통해 어렵고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는 우리말과 글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씀으로써 일반인들이 우리말과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다보면 이전에 몰랐던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해리포터'의 저자 로앤 롤링은 비서일과 영어 강사를 그만둔 뒤 이혼 상태에서 일자리 없이 어린 딸과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하다 단칸방에서 심심풀이 겸 동화를 쓰게 됩니다. 카페에서 다 식은 커피잔과 딸을 곁에 앉혀 놓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아뭏든 쓰기 시작했습니다. 베스트셀러를 꿈꾼 것이 아니라, 처음엔 '치유의 글쓰기' 였었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인 '해리포터'는 출판사에서  여러 차례 거절 당한 끝에 힘겹게 출간이 되었지만, 결국은 초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조앤 롤링 역시 이전에는 자신에게 글 쓰는 능력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합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쓰기를 두려워하고, 마음먹은 대로 잘 써지지 않는 이유는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우리의 교육이 잘 못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그래도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 준 문제점이지요. 독서량의 절대 부족도 한 몫 하리라고 생각듭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몇 가지 Tip을 공유합니다.

- 글에도 리듬이 있다 : 가능하면 긴 문장 다음에는 짧은 문장, 짧은 문장 다음에는 긴 문장이 와야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 일관성 있게 써야 한다 : 조리 있게 말을 해야 하듯이 글도 조리 있게 굴러 가야 한다. 조리가 있다는 것은 앞뒤가 잘 들어맞고 체계가 똑바로 서 있는 것을 가리킨다.

- 군더더기를 없애라 : 군더더기란 없어도 되는 말을 뜻한다. '~이다'를 '~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는 '~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고 하거나  '~해'를 '~하는 과정을 통해'라고 하는 등의 군더더기를 없앤다.

- 수식어를 절제하라 :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아주'  '상당히'  '많은'등 수식어를 마구 덧붙이는 경향이 있으나 수식어가 많으면 문장이 늘어지고 읽기 불편하다.

- 접속어를 남용하지 마라 : 예) '더는 기다릴 수없어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마침 그는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그런데를 빼니까 문장이 깔끔해집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그는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 쉼표가 많으면 지저분해진다.

- '들'을 줄여 써라 : 복수에 꼬박꼬박 '들'을 붙여 쓰는 것은 영어식 표현이다.

- '의'를 줄여 써라 : '~의'는 일본식 표현에서 온 것으로, 불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절제하는 것이 좋다.

- '것이다'를 줄여 써라.

- 제목을 잘 달아야 한다 : 핵심 내용, 흥미를 끌 수 있는 것, 공간에 맞는 길이, 지나친 명사 나열을 피한다.

 


책에는 실용문외에 기획서, 보고서, 자기 소개서를 잘 쓰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인기 블로거가 되는 10가지 방법에 시선이 머뭅니다.

@ 하나의 주제로 특화해야 한다.  @ 글보다 시청각적인 것이 낫다.  @ 글은 짧게 써야 한다.

@ 제목이 반이다.  @ 매일 하나씩 올려라.  @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 시선을 끌만한 편집이 필요하다  @ 퍼가기 좋은 것을 많이 올려라  @ 친구 관계를 많이 맺어라

@ 쪽지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라.

 


책의 중간 중간에 "다시 듣는 국어 수업" 이란 Tip이 실려 있군요. 맞춤법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됩니다.   바람 / 바램 생각대로 되기를 원한다는 뜻인 '바라다'의 명사형은 '바램'이 아니라 '바람'이다. '바램'은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한다는 뜻인 '바래다'의 명사형이다. 만약 사랑을 얘기하면서 '우리의 바램'이라고 하면 '우리의 사랑이 빛이 바랬다'는 얘기와 같다.

 

 

 

저자 배상복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bsb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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