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글쓰기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 임옥희 옮김 / 홍익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는 우리의 복잡한 정신생활을 원활하게 조직하도록 보조한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의 심리적인 나침반이 방향을 제대로 가리키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비록 만병통치약은 아닐지라도, 글쓰기는 값싸고 간단하게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탁월한 수단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두통에 오랫동안 시달려온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뇌수술을 받아서라도 그놈의 편두통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그런데 형님의 권고로 찾아간 통증클리닉의 70대 전문의가 그에게 좀 생뚱맞은 제안을 했다.  “규칙적으로 일기를 써보세요.”

저자는 50년 넘게 일기를 쓰는 동안 이젠 몸과 마음을 보듬고 영혼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글쓰기로 발전했다. 글쓰기 전도사가 되어, ‘글쓰기 워크숍’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기쁨을 전해주고 있다.

“당신이 쓴 것을 읽지 말아요. 그냥 무조건 쓰기만 하세요.”

처음 저자에게 글쓰기를 처방해준 의사의 말이다. 어쩌면 내적치유를 위한 글쓰기에서 황금률처럼 적용해야 될 말로 생각된다. 저자가 글을 쓰면서 편두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나, 본격적인 글쓰기를 한 다음부터 편두통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어디 편두통뿐인가? 내 안에 들어앉아서 나를 사정없이 찔러대고 힘들게 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을 무조건 내 안에서 쫒아내려 애쓰지 말고, 대하는 방법을 달리해보는 것도 한 지혜다. 

저자는 글쓰기의 효과가 육체적, 정서적, 정신적, 영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힘을 주고 있다. 통합해서 글쓰기의 이점을 1) 글쓰기는 자신이 성취한 것들을 가치 있게 받아들이게 한다. 2) 글쓰기는 인생의 전환기를 더 주의 깊게 성찰하게 한다. 3) 글쓰기는 과거를 탐구하는데 도움을 주고, 좀 더 창조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글쓰기를 하되, 컴퓨터 자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노트에 글을 쓰는 것을 권유한다. 그 이유는 컴퓨터 자판으로 하다보면 수정이나 편집이 쉽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가 큰 글쓰기 방법은 당신을 깊이 사랑하는 누군가와 대화 형식으로 쓰는 것이다. 그 사람이 죽었든 살았든 상관없다. 그와 대화하듯 글을 쓰다보면 그가 안전하고 편안한 길로 안내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자기계발서적에 숱하게 등장하는 테마이기도 한 ‘아직은 아니야’ 또는 ‘나는 결코 할 수 없을 거야’라는 말들도 일기장(굳이 일기장이라고 명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저 내가 잘 관리 할 수 있는 노트면 되지 않을까?)에 올릴 테마라고 한다. 즉, ‘왜 안 되지?’ 라고 스스로에게 당당히 따져 묻기를 권유하고 있다. 저자가 운영하는 글쓰기 워크숍에서는 ‘아직은 아니야’의 목록을 작성한 뒤에 각 항목마다 ‘왜 안 되지?’를 쓰고, 그 아래에 ‘만약 이것을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쓰게 한다고 한다.

저자는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매일 규칙적으로 명상을 할 것을 권유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하고 있다. 명상은 사실 우리 일상 중에서도 충분히 시도 할 수 있다. 눈을 감고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며, 흩어진 생각들을 모으다보면 몸과 마음이 평온해진다. 여기에 신앙을 지닌 사람들은 기도까지 겸하게 되면 그 마음이 천국이 되리라고 믿는다. 명상을 할 때는 눈과 귀로 들어오는 정보들을 차단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프로그램이기도 한 유언 쓰기와 죽음에 대한 글쓰기는 사실 실제 상황이 아닌 이상 일상적으로는 회피하는 주제이다. 저자는 죽음에 관해 쓰는 일은 걱정, 혼란, 스트레스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단계라고 한다. 아울러 용서와 화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보너스로 추가된다.

마지막 장은 ‘평생에 걸친 글쓰기’를 권유하면서 글쓰기 계획에 도움이 되도록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놓았다. 꼭 일기 쓰기는 아니더라도, 마음에 담겨진 내용들을 꺼내는 과정 자체가 카타르시스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글 쓰는 재능까지 찾아낼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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