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 -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
롬 브래프먼 외 지음, 강유리 옮김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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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대학원 강의실 - 한 교수가 ‘협상’ 수업 시간에 ‘20달러 경매’를 준비했다. 학생들에게 20 달러짜리 지폐를 눈앞에 흔들어 보이면서 경매 물건으로 제공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입찰 할 수 있지만, 단 두 가지 규칙을 지켜야한다. 첫 번째는 입찰가를 1달러 단위로 높여 부를 수 있다. 두 번째 규칙은 약간 까다롭다. 경매 낙찰자는 당연히 지폐를 차지하지만 차점자 역시 자신이 부른 입찰가만큼 돈을 내놓아야한다. 다시 말하자면 이는 차점자가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매가 시작되면 싼 값에 20달러 지폐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여기저기서 번쩍번쩍 손이 올라온다. 경매가 공식적으로 진행되자마자 눈 깜짝할 속도로 입찰이 이어진다.  교수는 입찰 막바지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상위 입찰자 두 명을 제외한 모두가 경매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최고가를 부른 두 학생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코를 꿰게 된다. 상위 두 사람의 경매는 폭주기관차처럼 계속 된다. 경매가가 드디어 20달러를 넘어서면 두 사람의 입찰자는 심각한 표정이나, 나머지 학생들은 폭소를 터뜨린다.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면 입찰자들은 손실을 인정하고 더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기 전에 경매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아우토반이다. 이 교수는 이 ‘20달러 경매’를 여러 차례 해왔지만, 한 푼도 손해 본 적이 없다. 최고 204달러에 이른 적도 있었다. 단지 20달러 지폐가 전부였을 뿐인데도 말이다. 교수는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대학생이건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체 임원이건 입찰자들은 항상 휘둘린다. 스스로 파서 빠져들 함정이 깊을수록 함정 파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아니 잠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 물 한 컵만 마시고 와도 달리 생각해볼 수 있을 텐데도 어찌 그리 노 브레이크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집착의 끈질긴 유혹’과 ‘손실기피’라고 표현한다. 이 두 가지 는 각기 독립적으로 우리의 삶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두 힘이 합해질 때 과거의 틀을 깨고 뭔가 색다른 것을 시도해보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하고 무모한 선택은 개인별 , 집단별 각계각층에서 이뤄진다. 누가 생각해도 불합리하고 어처구니없는 결정의 이면에 ‘심리적 저류’의 영향을 받으면 그 힘이 훨씬 강력하고 침투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 숨겨진 힘의 흐름에는 가급적 손실을 피하려는 인간의 속성을 의미하는 ‘손실기피’, 사람이나 물건에 처음 지각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 특성을 부여하려는 성향인 ‘가치귀착’,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최초의 평가와 상충되나 모든 증거를 인식하지 못하는 성향인 ‘진단편향’등이 포함된다.

 


공동 저자인 두 사람은 서로 친형제간이다. 한 사람은 경영 컨설턴트, 조직전문가로 한 사람은 심리학 전공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들은 최상의 선택, 후회 없는 선택, 나도 남도 피해를 주지 않는 멋지고 훌륭한 선택에 대해 결론 내리기를 조심스러워 한다. 대신에 많은 사례를 제시하면서 그 순간 무엇이 잘 못 되었는가를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우리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본능과 직감을 따르는 방법만이 최선의 길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힘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심리적 힘의 극복 방법을 또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다음과 같이 조언해주고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하는데 타이어에 구멍이 났다고 칩시다. 타이어를 고친 다음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지름길을 찾아서 지체된 시간을 벌충하고 여행 일정을 완전히 새로 짜는 방법과 가던 길을 계속 가되 일정이 늦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방법 말입니다.”

긴 안목으로 볼 때 후자가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가던 길을 다시 가는 것이고 어디로 가는지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 자리에서 서둘러 여행 계획을 다시 짠다면 완전히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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