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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의 문화사 - 사물의 생김새로 읽는 인간과 문명 이야기
서경욱 지음 / 한길사 / 2026년 1월
평점 :
《 형태의 문화사 》 - 사물의 생김새로 읽는 인간과 문명 이야기
_서경욱 / 한길사 (2026)
젊은 시절 기타를 배우면서 비록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생겼지만, 기타 코드를 익히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기타를 연주할 때 왼손바닥과 엄지는 넥을 받치고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으로 여섯 개의 줄을 다양한 조합으로 눌러 필요한 코드와 음을 만든다. 만약 인간의 손가락이 지금보다 적은 네 개였으면 어땠을까? 지금의 악기보다는 축소된 손가락에 최적화된 악기가 많이 제작되었을 것이다. 하나가 더 있어서 6개나 그 이상이었다면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연주 방법과 악기가 개발되었을 것이다.
건축학자인 이 책의 지은이 서경욱 교수는 영국의 대학에서 건축디자인 전공학생들에게 ‘문화적 맥락(Cultural Context)’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양한 주변 학문으로부터 디자인 창작을 위한 영감을 얻기를 바랐다. 지은이는 그동안 품어 온 사물의 형태에 대한 기존의 관심을 타 전공과 접점의 기회로 생각했다. 그러한 사념이 ‘형태와 문화사’라는 더 넓은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책은 우리 몸을 포함한 주변 사물의 형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이다.” 지은이가 책의 서두에 담은 말이다. 아울러 이 책엔 건축가와 예술가를 포함한 모든 디자이너가 창작 작업 이전에 알아야 할 형태의 발생학적, 물리적, 문화적 구성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를 담았다고 한다. 어느 특정 직업군을 지칭했지만, 책에 담긴 내용들은 일반인이 읽을 만한 교양인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지은이의 관심 분야는 넓고도 깊다. 뜻밖의 몸 공부인 손, 발, 눈 등 신체에서 출발해서 집과 길, 고개를 지나 문화의 단면이기도 한 네모와 동그라미, 껍데기와 알맹이, 배열, 짝퉁, 첫인상, 노이즈, 낡음 등 인류문명이 진화해온 단면을 들여다본다. “동물이 생존에 적합하게 신체를 변화시켰다면, 인간은 자연을 신체에 맞도록 변형시켜 거대한 인공물의 세계를 창조했다.”
“넌 어찌 그렇게 생겼니?” 내 주변과 일상에서 무심하게, 마치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물들로 생각했었던 물질들을 다시 보게 된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물 외에 인간이 만든 도구, 물질, 구조물 등 인공물엔 파생되고 확장된 인간의 몸과 마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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