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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제국 쇠망사 -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
헨리 지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평점 :
《 인간 제국 쇠망사 》-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
_헨리 지 (지은이), 조은영 (옮긴이) 까치 (2025)
원제 : The Decline and Fall of the Human Empire: Why Our Species Is on the Edge of Extinction
1.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_김민기 「작은 연못」.. 젊은 시절 서투른 통기타 연주로 이 노래를 참 많이도 불렀었다. 때로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마음속으로도 불렀다. 그래 남을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상처는 주지말자. 그렇게 다짐하면서 살아왔지만, 되돌아보면 의도적으로 또는 무심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고백한다.
2.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 보이저 1호의 사진 촬영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나사(NASA) 당국을 설득해 보이저 1호의 방향을 지구로 돌려서 사진을 찍게 했다. 시작과 끝을 모르는 우주, 작은 점으로 뿌려놓은 듯 보이는 많은 별들, 작디작은 창백한 한 점으로 찍힌 지구. 사진을 보면서, 우주에서 지구의 위치와 존재감은 그저 작은 연못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들이 지구상에서 벌린 악행들을 보면 작은 연못에서 서로 싸운 붕어 두 마리처럼 생각된다. 칼 세이건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창백한 푸른 점이야말로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지구를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3.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시니어 에디터로 소개되는 이 책의 지은이 헨리 지는 과학관련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여러 방송매체에도 출연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책 『인간제국 쇠망사』를 통해 지구상에서 생물의 멸종과 인간들의 쇠망사를 과학적으로 해부한다. 부제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는 섬뜩하다. 지은이의 막연한 추측이 아닌, 특유의 깊고 거시적인 통찰력이 담겨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한다. “한 종이 모든 경쟁자를 제거한 후에는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 인류는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왔는가? 이 암울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인간종은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4.
책은 3부로 편집되었다. ‘부상(浮上)’, ‘쇠락(衰落)’, ‘탈출(脫出)’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공룡은 어떻게 사라졌을까? 공룡이 사멸한 이유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답 없는 질문’으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추정 원인만 해도 100가지가 넘는다. 그러나 정답 같지 않은 정답은 아마도 “사라질 때가 되어서 사라졌을 것이다.”일 것이다. 지구의 역사를 보면, 한 생물종이 자기 구역의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그 즉시 포기를 모르는 새로운 적과의(패배가 예정된) 길고 고된 싸움이 시작된다. 지은이는 인류에게 그 새로운 적은 바로 이 땅, 지구라고 한다. 한 종이 언제, 어떻게 멸종할지 알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점에 올랐을 때 무엇을 하는지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종이 공룡과 같은 처지에 자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5.
지은이는 이 책을 쓰기 위한 영감을 에드워드 기번의 역사서『로마 제국 쇠망사』에서 받았다. 기번은 제국의 시작보다 제국의 세력이 정점에 올랐을 때를 기점으로 책을 시작했다. 지은이도 기번처럼 인간종이 살아남아 정상에 오르기 전부터 살펴본다. 지구상의 인류는 1960년대만 해도「인구폭탄」이었지만 이젠「인구감소」,「인구절벽」이 화두가 되었다. 인간이 자초한 상황이기도 한 자연재난, 팬더믹의 확산, 전쟁 등 멸종을 향해 달려가는 원인들은 열거하기도 힘들다. 지은이는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인간종의 멸종을 막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지만, 글쎄올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종 모두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 모두의 공통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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