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배 - 미야자와 컬렉션 5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김 / 여유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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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돌배 - 미야자와 컬렉션 5 |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_미야자와 겐지 (지은이),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긴이)

여유당 2025-03-10 원제 : やまなし

 

 

우리의 삶에서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반대로 행운 역시 불현 듯 다가온다. 바라지 않던 불행, 꿈도 꾸지 않았던 행운이 교차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땅을 떠나는 시간이 왔을 때, 대부분 인생견적을 내볼 것이다. “참 괜찮게 살아온 인생길이었다.” 아니면 이번 생은 망쳤다. 죽도록 고생만 하다 간다.”

 

 

아기 게 두 마리가 푸르스름한 계곡 바닥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처음으로 부모하고 떨어져서 형제들만 둘이 손 붙잡고 바깥나들이를 나온 듯하다. 때는 오월이었다. 느닷없이 어린 게 형제들의 입에서 나오는 클램본이 웃었어.” “클램본이 카푸카푸 웃었어.”클램본이 누구지? 카푸카푸라는 표현도 재미있다.

 

 

그렇게 놀고 있던 중 제법 큰 물고기 한 마리가 계곡의 위아래를 오르내리며 먹이를 찾아다니다 변을 당했다. 계곡 천장에 하얀 거품이 일면서 파랗고 번쩍번쩍 빛나는 총알 같은 것이 느닷없이 뛰어들어 물고기를 잡아채간 것이다. 물고기에게 불행은 그렇게 불현 듯 찾아왔다. 그것을 바라 본 아기 게들은 아무 소리도 못 내고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마침 아빠 게가 나와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게 형제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그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아빠 게가 답했다. “그놈은 물총새야. 그리고 그놈은 우리는 안 건드려. 걱정마라.”

 

 

십이월이 되었다. 아기 게들도 제법 많이 자랐다. 바닥 풍경도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황금 테두리가 빛나는 어떤 물체가 계곡에 떨어졌다. 물총새에 놀란 게 형제가 목을 움츠리자 아빠 게가 답했다. “아니다. 저건 돌배야. 저기 흘러간다. 따라가 보자. , 냄새 좋다결국 아빠 게와 형제 게는 돌배가 있는 곳까지 왔다. 형제들이 돌배를 먹어보고 싶어 하자 아빠 게는 안 돼. 기다려. 하루 이틀 지나면 아래로 내려올 거다. 그리고 저절로 맛있는 술이 될 거란다.” 아마 도 지금쯤 형제 게들은 부드러운 돌배의 속살을 야금야금 파먹고 있을 테고, 아빠 게는 돌배 바닥에 고여 있는 달콤한 술을 홀짝이며 이렇게 말 할 것이다. “행복이 별건가.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이지.”

 

 

이 그림책 돌배엔 독특한 사연이 담겨있다. 우선 이 그림책의 텍스트가 되는 동화의 저자 일본의 미야자와 겐지는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이다. 이 동화는 무려 100년 전에 쓰인 작품이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오승민 작가는 열두 살쯤 돌배를 읽었다고 한다. ‘화가가 되면 이 이야기를 꼭 그려야지하고 다짐했다고 하다. 40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 그림이 퍽 정겹고 따뜻하다. 특히 자작나무 꽃잎이 계곡 천장을 가득 메우며 햇살과 함께 쏟아지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어른아이를 위한 동화 그림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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