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유니폼도 유니폼 나름이다. 일단 상대방의 기를 한풀 꺾어주는 유니폼도 있는가하면, 반면 유니폼을 입은 사람의 기를 깎아내리며 대면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제목에 실린 경비원이라는 타이틀만 보고..자칫 경비원이 보고 쓴 것이 뭐 그리 대단하겠어? 하는 마음이 들 뻔했다. 송구스럽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때 잘나가던 직장인이었다. 어느 날, 암으로 투병하던 친형이 세상을 떠나면서 저자는 지독한 무력감에 빠진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갔다. 10년의 기록이다. 근무시간 내내 미술관의 작품들을 관리(라고 쓰고 감상이라 읽는다)하며 써내려간 기록들이다. 가슴으로 읽는다.

 

 

_책 속에서

 

사진에서 눈을 돌려 전시실을 둘러보니 문득 웃음이 터질 것 같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수십 명의 살아 숨 쉬는 사람이 한 공간에 있는데 하나같이 벽에 걸린 무색의 움직임 없는 인물 사진들을 보느라 옆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현실의 사람들은 흔해빠진 대상들로 간주되는 듯하다. 정말이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대상 아닌가. 우리의 삶을 순식간에 지나쳐 영원히 사라져버릴 낯선 이들에게 왜 구태여 관심을 쏟겠는가.” (p.151)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패트릭브링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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