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 세트 - 전2권 - 문지원 대본집
문지원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 세트) - 전2권 - 문지원 대본집

_문지원 / 김영사

 

 

우영우에게 고래는 특별한 존재이다. 내면의 친구이기도 하다. 때로 고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팁을 영우에게 주기도 한다. 고래가 바다 속에서 수면을 향해 뛰어오를 때, 영우에게도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함께 떠오른다. 제3화 ‘펭수로 하겠습니다’에서 형 상훈이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를 못 찾고 있던 영우에게 역시 고래가 뛰어오른다. 그런데 내내 배를 수면바닥에 대고 내려앉던 고래가 그때만큼은 한 바퀴 턴을 해서 등을 대며 내려앉는다. 상훈의 부검 결과를 볼 때, 갈비뼈 앞쪽 좌우 골절은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등 쪽 2번에서 12번까지 일렬로 생긴 골절은 의문점으로 남아있었다. 영우는 동생 정훈이가 형 상훈이가 목을 맨 것을 구하기 위해 끌어내리는 과정 중, 상훈의 등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생긴 골절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고 이를 법정 제출 자료로 활용한다.

 

슬픈 고래 이야기도 있다. 영우가 로펌 동료 수연과 법정에서 배심원들의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법원 앞마당 가로등 불빛에 앉아있다. _영우 “고래 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 건 ‘새끼부터 죽이기’야. 연약한 새끼에게 작살을 던져. 새끼가 고통스러워하며 주위를 맴돌면 어미는 절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대. 아파하는 새끼를 버리지 못하는 거야. 그때 최종 목표인 어미를 향해 두 번째 작살을 던지는 거지.” _수연 “어휴, 하여간 인간들이란...” _영우 “고래들은 지능이 높아.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거야. 그래도 끝까지 버리지 않아.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 처음 든는 영우의 엄마 이야기에 수연이 놀라 영우를 본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영우지만, 쓸쓸하고 애잔하다.

 

뒷이야기로는『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이 문지원 작가에게 영우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퍼즐, 퀴즈, 대칭, 동물, 고래, 자동차 바퀴’등의 후보를 놓고 고민하다가 고래로 정했다고 한다. 최종 후보로 고래와 함께 ‘퀴즈’와 ‘대칭’이 올랐다고 하는데 고래가 아닌 다른 소재였다면 어땠을까. 상상이 잘 안 된다. 재미도 감동도 없었을 것 같다. 영우는 고래 이야기를 중간에 끊지 않고 들어주는 송무팀의 이준호가 고맙다.

 

우영우와 태수미가 단 둘이 만나는 두 번째 만남. 상현이 법정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증언하도록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 위해 찾아갔을 때 영우는 고래 이야기를 꺼낸다. 영우의 고래 이야기 중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흰고래 무리에 속한 외뿔고래와 같습니다.” _수미 “외뿔고래요...?” _영우 “위턱에서 앞쪽으로 길게, 나선형으로 뻗은 엄니가 있어서 외뿔고래라고 부릅니다. 그 모습이 마치 유니콘의 이마에 난 뿔처럼 보입니다.” (드라마에선 영우가 이 대사 부분에서 수미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이마에서 뿔이 나오는 제스츄어를 취한다. 수미가 이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해 NG가 나는 장면을 본 적 있다). _수미 “지금 무슨 얘기하는 거예요?” _영우 “길 잃은 외뿔고래가 흰고래 무리에 속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요. 저는 그 외뿔고래와 같습니다. 낯선 바다에서 낯선 흰고래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대사 “제 삶은...” 이 부분에서 문지원 작가가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향한 속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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