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의 타이밍
이선주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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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의 타이밍 _이선주 / 주니어김영사

 

 

열여섯의 나이. 3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부모 또는 양육자들은 단지 그들이 학교생활 잘 하고 바라는 대학에 합격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을까? 그들의 내면에서 하루에도 수 없이 일어나는 고민과 갈등은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좋은 이야기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믿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이선주는 열여섯의 타이밍이라는 제목으로 다섯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자녀들의 이야기다.

 

정윤이는 속이 상하다. 어처구니없기도 하다. 국어 선생님이 조별 과제를 내주었고, 5명의 조원들과 서로 소통하려면 단톡방 개설이 필수인데, 남주는 카톡을 안 한다고 한다. 아니, 지금 세상에 카톡을 안하는 사람이 있다니?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하는 카톡을 안한다니? 이해가 안 된다. 갈등이 시작됐다. 정윤이가 한껏 양보해서 조별 과제 할 때만이라도 카톡을 깔면 어떠냐고 이야기했지만, 남주에게서 돌아오는 답은 그냥 문자로 하면 안 돼?”였다. 카톡과 관련해서 남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아는 학교안팎의 일상이 엄마의 영향력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거의 대부분의 자녀가 그렇겠지만..). 엄마는 원리원칙주의자다. 그 영향 때문에 지아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은 민폐이다. 타인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 민폐를 끼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교육을 받고 성장했다. 지아 엄마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에 극도로 예민했고, 동시에 남이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에도 굉장히 예민했다. 자연적으로 지아의 성격형성은 엄마를 닮아갔다.

 

경희에겐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경희의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편견이 대세이다. 경희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지아가 아무 생각 없이 경희 앞에서 뉴스 보면 사고 많이 치잖아. 그런 사람들(외국인들), 치안에 안 좋으니까?” 하길래 뉴스엔 원래 나쁜 것만 나오잖아.” 하고 받아치자, 지아는 오히려 , 너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한다. 그러나 경희는 엄마를 사랑한다. 특히 엄마가 만들어주는 샐러드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먹어 볼 수 없는 맛이다. 그러나 엄마가 부끄러울 때가 많다.

 

선화 이야기가 가장 안쓰럽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학을 왔다. 같은 학교 다니던 남주 역시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나게 된다. 공교롭게 같은 반이고, 이번 조별 과제에도 한 팀이 되었다. “영상 가지고 있어. 10만 원만 보내 주면 지울게선화는 이 메시지를 한두 번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용돈을 긁어모아 카카오페이로 돈을 보냈다. 학원에서 알게 된 엘이라는 남자애와 DVD방에 간 것이 화근이었다. 엘이 성관계를 시도한 날, 뿌리치고 집으로 왔고 엘의 번호를 삭제하고 카톡을 차단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엘이 DVD방에서 선화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캡처 사진으로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선화는 괴롭다.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다. 불안하고 공허한 나날이 이어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소설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갈등과 고민이 차분하고 순조롭게 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차적으로 다섯 친구들 사이에서 실마리가 풀리고, 그 안에서 해결이 안 되는 점은 부모와 교사를 통해서 풀어나간다. 이 소설을 통해 청소년들의 마음 속 갈등이 벽에 부딪힐 때 갖게 되는 소외감과 절망감이 얼마나 클까 생각하게 된다. 단지 나의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 내 마음 속 깊은 상실감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만 있을지라도 다시 일어서는 힘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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