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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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_그리어 헨드릭스, 세라 페카넨 / 인플루엔셜

 

 

뉴욕시 지하철 시스템 통계 : 1일 이용객 500만 명 이상. 24시간 운행. 정차 역 472(전 세계 지하철 시스템 중 최다). 이용객 수 세계 7. 전체 선로 길이 1000킬로미터 이상. 작년 한 해 동안 자살 혹은 자살 시도 43.” _데이터북, 4

 

숫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과 통계 수치로 세상을 바라보는 버릇을 가진 주인공 셰이의 현 주소 통계는 신통치 않다. 나이는 서른한 살. 사귀는 사람은 없다. 지난달 상관의 사무실에 불려갔을 때 그녀는 승진하는 줄 알고 한껏 가슴을 부풀렸으나, 승진은커녕 인원 감축으로 인한 해고를 통보받았다. 그녀는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 아침, 지하철 플랫폼에서 한 여인이 선로에 뛰어드는 것을 목격한다. 그 찰나의 순간셰이와 그 여인의 눈이 마주쳤다. 한 동안 그 여인의 눈이 계속 떠올라서 힘들었다. 절망도 두려움도 결의도 아닌, 공허한 두 눈.

 

선로에 뛰어든 여인은 어맨다 에빙거라는 이름의 시립병원 응급실 간호사이다. 통계와 분석, 자료조사가 취미이자 직업인 셰이는 어맨다의 최후의 순간 나눈 그 찰나의 눈길을 잊지 못해 어맨다의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어맨다의 친구들이 그녀의 추도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은 셰이는 그 자리에 참석한다. 무엇인가 모르는 힘에 이끌려서...

 

어맨다의 친구들 면모가 심상치 않다. 각기 일하고 있는 분야도 서로 다르다. 그녀들끼리의 모임에 드리운 수상한 구름이 궁금해진다. 그녀들은 서로 어떻게 모이게 되었을까? 서로의 공통점은? 무언가 계획이 있는 것 같은데 그 계획은? 독자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유발시키는 셰이의 단조로운 일상은 그녀들과 접촉하면서 롤러코스트를 탄다.

 

미스터리 소설의 특징이 전반부엔 퍼즐 여러 개를 이곳저곳에 흩뿌려 놓고, 그 공간을 독자가 상상으로 채우도록 하는 점이다. 후반부에 가서야 그 퍼즐의 공간이 차츰 줄어들다가, 마지막 하나의 퍼즐을 끼워 맞춤으로 그림이 완성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구성이 탄탄하다. 뒷장이 계속 궁금하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고, TV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작가와 편집자로 만난 두 사람은 스릴러 듀오작가로서의 자리를 잘 다지고 있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촘촘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킬링 타임용으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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