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_무레 요코 / 온다

 

 

책은 여전히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작업용 책상으로 쓰는 식탁위도 모자라 의자 위에까지 쌓여있다. 그 상황을 더는 견디지 못할 때가 되면 책장 앞에 서서 새로운 책과 바꿀 것은 없는지 가만히 노려본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아 있는, 옛날에 구입한 책도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할 수 없이 새로 구입한 책은 골판지 상자에 꽉꽉 채워 책방으로 옮겨 대기 상태로 둔다.”

 

바꿀 책을 노려보는 것과 의자 위에까지 책을 쌓아놓는 것만 빼곤, 꼭 나의 모습을 그려 놓은 것 같다. 나 역시 얼마 전 모출판사 북클럽 패밀리데이 때 일괄 구매한 책들이 아직 박스에 들어있는 상태다. 몇 권은 빼서 서재 손닿는 거리에 두었으나 우선순위에 밀려 계속 대기 중이다.

 

이 책의 저자 무레 요코는 카모메 식당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이다. 어쩌다 글쓰기가 전업이 된 60대 중반의 비혼 여성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녀가 살아가는 방법을 소소하게 그려나갔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칼럼집이다.

 

먹고 사는 일, 집과 관련된 글, , 건강, , , 취미, 인간관계 등을 가까운 친구와 대화를 나누듯이 적고 있다. 솔직하게 쓰다 보니, 자신의 남동생과 인연을 끊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포기하고, 내려놓는 삶에선 버려야 할 것들을 생각한다. “3년 전, 불필요한 물건들을 한 트럭이나 떠나보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처분할 게 많다. 물론 물건에 둘러싸여 지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구나 반드시 물건을 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 나름으로 살아있는 동안 즐겁게 보낼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 내게는 물건이 너무 많고 그것들이 부담된다.” 깊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아마도 일본에선 나이든 사람들이 엔딩 노트를 쓰는 것이 유행인가보다. 저자의 어머니는 노환과 치매로 요양병원에 계시고, 남동생에게도 자신이 어떤 상태로 죽더라도, 자신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말라고 했으니, 그 뒷마무리는 저자의 지인들의 몫이다. 미혼, 비혼의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에 신경 쓰일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우애 있는 형제자매들이 있다면 걱정할 일 아니지만..). 저자는 자신에게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마지막을 생각하면서 지금부터 엎드려 부탁드린다고 한다. “가능한 범위에서 최소한만 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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