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 이름 없는 아이 ㅣ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최은옥 지음, 파키나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5월
평점 :
【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 이름 없는 아이
_최은옥 (지은이),파키나미 (그림)/ 주니어김영사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권이 출간되었다.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상상의 학교 이야기다. 지은이의 발상이 대단하면서 아름답다. 아이들을 멋진 상상의 교실로 안내해주는 것은 무지개다. 무지개를 보면 아이도 어른도 어둡던 마음이 환해지듯, 아이들은 커다랗고 화려한 무지개가 운동장 한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정신없이 달려간다. 무지개를 따라간 아이들은 무지갯빛 속으로 난 계단을 발견하고 그 계단을 내려간다.
1권에서는 처음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방문한 아이들에게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모자씨가 안내를 해준다. 일종의 규칙을 알려준다. 이 학교는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고 상상을 많이 할수록 학교가 더 빨리 재미있게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무지개나무가 초대한 시간에 아이들이 이 학교에 다녀갈 수 있다는 것과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의 학생이라면 검은 안개로부터 무지개 나무를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한다. 즉 아이들의 협동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권에서 세상에 처음 보는 상상력의 교실을 둘러보며 온갖 모험까지 했던 아이들은 2권에서 다시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방문하게 된다. 운동장 아래 학교는 계속 지어지는 중이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바람도 더욱 커지고 기발해진다.
운동장 아래 학교의 특이한 점은 오직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고, 아이들에게만 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은 운동장 아래 학교의 존재를 전혀 모른다. 아이들이 얼떨결에 운동장 아래 학교 이야기를 해도 쓸데없는 이야기 한다고 야단만 친다.
1권에서 아이들은 27층까지 내려가 봤다. 2권에선 28층 교실부터 들어가 본다. 교실 앞에 걸린 팻말엔 ‘카레이싱 교실’이라고 적혀있다. 어마어마한 경기장엔 색색의 멋진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경기장 앞에 걸린 안내문에는 누구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또 만약의 경우에 작동하는 자동제어 장치 시스템으로 걷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말도 있었다. 주인공인 록과 나나, 두리는 경기장을 쌩쌩 달렸다. 답답하던 가슴(아이들의 가슴이라고 답답하지 않겠는가)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뒤이어 내 맘대로 볶고 자르는 ‘미용교실’(그 교실에서 나오면 머리는 원상 복귀된다), 수영을 못해도 마음껏 수영을 할 수 있는 ‘수영교실’ , ‘NBA 부럽지 않은 농구장 교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나는 교실’, ‘미로 교실’, ‘비밀을 고백하는 교실’, ‘아이스크림 눈이 내리는 교실’, ‘번지 점프 교실’, ‘나와 똑 같은 아바타가 있는 교실’, ‘공룡교실’ 등등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상상의 교실이 이어진다.
44층 ‘홀로 뚝 떨어진 섬 교실’을 찾은 세 친구는 깊은 잠에 빠진 듯 얼어붙은 남자아이를 보고 놀란다. 유심히 얼음 속에 갇힌 그 아이를 바라보던 아이들은 얼음 속 아이가 아마도 얼어붙기 전에 써 놓은 듯한 글씨를 읽는다. “내 이름을 불러줘” 아이들은 그 아이가 누군지, 이름이 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록이 폰으로 찍은 그 아이의 사진을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나서야 그 아이는 같은 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왕따를 당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워낙 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하다보니 아이들이 그 아이의 이름을 한참 만에 생각하고 아이의 이름을 모두 힘을 합해 불러주자 얼음이 깨지면서 그 안에서 나오게 된다. 이 부분은 같은 반 아이 중에 소외되는 아이가 없도록 서로 사랑과 관심을 갖고 지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긴 듯하다.
아이들이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방문해서 한바탕 멋지게 놀다가 다시 교실로 올라간 시간은 점심시간이 끝나고 5교시 수업종이 울리는 시간이었다. 운동장 아래 학교에선 시간마저도 붙잡아 매주고 아이들이 한껏 놀게 해준 셈이다. 다음 3권에서 아직 못 가본 상상의 교실이 기대된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오늘도 불쑥불쑥 자랄 것이다. 그 상상력이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마저 지을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