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마음 사전
나응식 지음, 댄싱스네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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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마음 사전 】

_나응식 (지은이), 댄싱스네일 (그림)/ 주니어김영사



아직 반려동물을 키워 본적은 없지만, 만약 키우게 된다면 개보다는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본 후 무턱대고 고양이를 곁에 두지 않길 참 다행이다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미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왜 집사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난 잘 모르겠다만)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나응식 원장(그레이스 동물 병원 대표 원장)은 고양이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은 냐옹신이라고 소개된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냐옹신이라는 닉네임을 쓴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책 제목 그대로 『고양이 마음 사전』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연히 고양이는 인간과 다른 시간대에 살아가고 있다. 태어나고 1년 동안은 사람의 시간대보다 15배나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고 한다. 2년까지는 9배의 속도, 그 후로는 4배의 속도로 신체의 변화를 갖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태어날 때부터 고양이별로 떠날 때까지 줄곧 세 살의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의 곁에 지금 고양이가 있다면, 앞으로 고양이를 곁에 둘 거라면 세 살의 마음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갈 고양이를 이해해줘야 합니다. 세 살의 어린 동생을 돌보는 마음으로, 세 살의 친구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고양이의 곁에 있어 주는 것이지요.”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날이 더워지다 보니 소매 없는 옷을 입고 오는 환자들 중에 하박(팔꿈치 아래쪽)에 할퀸 자국이 많은 사람을 종종 보게 된다. 하도 상처가 많아서 팔토시로 가리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고양이 키우시나 봐요?” 하고 물어 보면 열이면 열 다 맞다. 고양이를 키우다보면 아무래도 팔에 상처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 귀엽다고 너무 귀찮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든다.


책은 다양한 각도에서 고양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고양이의 꼬리, 발, 배 등을 갑작스럽게 만지거나 목덜미를 꼬집듯이 잡으면 고양이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마치 우리가 다른 사람이 내 머리나 귀, 얼굴 등을 갑자기 터치할 때나 같은 기분인 모양이다. 고양이가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거리인 ‘퍼스널 스페이스(personal space)'는 대략 1.8미터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거리는 보호자에 대한 신뢰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꼬리로 말을 해’도 중요한 대목이다. 익숙한 공간에서 자신감이 가득해진 고양이의 꼬리는 항상 서 있다. 꼬리 끝이 보호자를 향해 있다는 것은 반가움의 표시이다. 고양이가 상대방을 100퍼센트 알아볼 경우 꼬리 끝이 앞으로 가고, 상대방을 확실히 알아보지 못할 경우에는 꼬리 끝이 뒤를 향한다고 한다. 낯선 장소에 오면 두려움을 느끼고 꼬리를 마는 몸짓을 한다. 꼬리를 평평히 쭉 뻗어 바닥과 수평으로 두고 주위를 관찰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보호자의 좋지 않은 기분을 금방 알아챈다고 한다. 


이외에도 얼굴표정, 소리, 몸으로 고양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모저모도 매우 유익하다. 유능한 집사라면 고양이가 아프거나 나이를 먹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메시지도 잘 잡아내야 하지 않을까? 책 뒷부분에 ‘집사라면 반드시 풀어야 할 고양이 마음 탐구 영역’ 팝 퀴즈가 있다. 물론 답은 이 책에 모두 담겨있고, 모범답안도 실려 있다.


그림을 그린 댄싱스네일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외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다. 이 책에서도 나응식 저자의 글에 맞춰 섬세하면서 편안한 그림으로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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