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우리 가족이야!

내 멋대로 반려동물 뽑기 ㅣ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 내 멋대로 반려동물 뽑기 】 | 내 멋대로 뽑기

  _최은옥 (지은이),김무연 (그림)/ 주니어김영사

‘애완동물’들이 어느 결에 ‘반려동물’이 되었다. 애완동물의 사전적 의미는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이다. 반면 반려동물은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이라고 되어있다. 반려동물에는 ‘정서’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한 지붕 밑에 사는 가족 간에도 서로 공통의 정서가 필요하듯이, 집에서 기르는 동물에도 정서가 필요하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개나 고양이에 국한 시킬 수는 없다. 그것이 어떤 종에 속하든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반려동물’이 될 것이다. 반려동물은 이미 그 가정의 구성원 즉, 가족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간혹 그렇게 몇 년을 집에서 키우다가 길에다 버리는 것이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은 아니다. 깊이 병든 그 마음이 회복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여건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승우는 왕짜증이 폭발했다.” 승부욕이 유달리 강한 승우는 공터에서 친구들과 한 자전거 시합에서 꼴찌를 했다. 승우는 자신의 실력보다 낡은 자전거 때문에 시합에서 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덧붙여서 친구들은 자기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 자랑하기에 정신이 없다. 그 순간 승우는 집에 있는 ‘구름이’ 생각을 했다. 하얀 구름처럼 몽실몽실하다고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다. 그러나 구름이는 예전 같지 않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사람으로 치면 거의 할아버지같다. 움직임도 많이 줄어들었다. 자꾸 누워있으려고만 한다. 그런 구름이가 친구들에게 창피하다. 친구들이 반려동물 이야기를 하면 입을 닫게 된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온갖 짜증을 다 내던 승우는 얼떨결에 구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서게 된다. 늘 다니던 집 근처 공원 입구에 커다랗고 화려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한마음 반려동물 페스티벌〉 급 궁금해진 승우는 현수막을 지나 공원 안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친구들에게 구름이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 대부분이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구름이를 데리고 친구들과 함께 있으려니 마음이 불편해진 승우는 그 자리를 피한다. 그리고 뜻밖의 장소에 들어서게 된다. ‘돌려! 돌려! 반려동물 뽑기’라는 돌림판이 있었다. 아마도 이 돌림판은 승우 눈에만 보이는 모양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그곳에서 승우는 별의별 동물들을 다 만나게 된다. 그러나 한 순간 정신이 들어서 구름이를 찾아보니 구름이가 안 보인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가슴이 심하게 요동을 친다. 결국 돌림판에 화풀이를 하면서 구름이를 내놓으라고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처음에 그 돌림판에는 ‘대신 당신의 반려동물을 맡겨야 한다’고 쓰여 있었던 것 같은데,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니 ‘대신 당신의 반려동물을 버려야 한다’고 되어있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아무리 구름이가 예전 같지는 않아도 버린다니? 말도 안 된다. 그 자리에서 펑펑 울던 승우는 행사 중인 무대 앞으로 달려가서 무작정 마이크를 붙잡고 울부짖었다. “우, 우리 구름이 좀 찾아 주세요! 구, 구름이를 잃어버렸어요. 그, 그게 내가 버, 버리려고 한 게 아닌데....돌, 돌림판이....흐어엉....!” 다행이다. 구름이가 어디선가 승우 목소리를 듣고 승우 곁으로 달려왔다.

승우가 잠시나마 친구들의 반려동물들과 구름이를 비교하면서 속상했던 마음이 회복되는 이야기다.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함께 살아가는 가족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인식시켜주고, 동물을 사랑하는 소중한 마음을 담아주는 그림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 최은옥 작가는 30여권의 창작동화집을 출간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에도 쓰인 ‘내 멋대로 뽑기’는 현재 7권의 시리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