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 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

   _전김해 / 지식과감성#



“세상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로 가득하다.”


작가가 글의 첫 부분에 적은 말이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자체를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경우가 있을 테고,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발생해서 그 일을 두고 어찌해야 하나 깊이 고민하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이솝이야기에 등장하는 사자와 생쥐의 만남은 드라마틱하다. 생쥐가 밧줄로 된 그물 덫에 걸린 사자를 작은 이빨로 구해 주었다는 이야기다. 생쥐가 밧줄로 그 작고 여린 이빨로 밧줄을 끊겠다고 다가섰을 때 사자는 기가 막혔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물 덫에 걸려서 배가 고파있던 사자가 아쉬운 대로 저걸 잡아먹을까 하고 입맛을 다셨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사자는 생쥐를 잡아먹지도 않았고, 생쥐는 속으로는 겁을 먹고 있었을지라도 천신만고 끝에 사자가 그물 덫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준다. ‘작은 생쥐가 밀림의 왕인 나를 구해줄 수 있다니...이것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야.’ 하긴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도 예상치 못한 일은 수도 없이 일어난다. 남들에게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일지라도 나에겐 그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자와 생쥐가 어디 어울리기나 한 커플인가? 조합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둘은 절친이 된다. 그리고 둘은 같이 여행을 떠난다. 사자는 바다를 바라보며 “저 바다 끝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해가 떨어지는 저곳에 무엇이 있을까? 그곳은 어디일까? 우리는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살아간다. 단지 계획만 있을 뿐이다. 내일 무슨 일을 하고, 내일 누구를 만나고, 학교를 가고, 회사를 가고 등등.


생쥐는 숲속에서 만난 까치가 ‘바다사자’이야기를 해주자 급궁금 해진다. 사자에게 달려가서 말을 전한다. 사자도 바다사자 이야기를 듣자 바다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렇게 둘은 바닷속 여행을 꿈꾼다.


사자와 생쥐의 고난스런 여정이 이어진다. 장면이 바뀌어 흔한 동화의 소재인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도 등장한다. 물론 이 상황 속에서도 사자와 생쥐는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와 함께 있을 때 나는 평안을 느끼는 걸요.” 어찌하다 땅의 세계에 남겨져서 나무꾼과 살아가는 막내 선녀에게 큰 선녀가 하늘 세계로 가자고 데리러 왔을때 한 말이다. 고속버스나 열차를 타고 혼자 여행할 때, 우연히 옆자리에 같이 앉게 된 낯선 사람이 공연히 긴장감을 주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람처럼 경계심이 해제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평안함’은 중요하다.


“땅의 세상을 이롭게 하여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거라. 너 자신을 뉘우치고 해를 입힌 자를 용서하거라. 너의 입술 가득 감사의 말을 품어 내거라. 좋은 행동과 좋은 말의 씨앗들이 뿌려져 꽃들이 피어나리라. 그렇게 한 송이 두 송이, 결국 백만 송이 꽃이 피어날 때 자비가 힘을 얻어 비로소 공의를 설득할 수 있게 되느니라. 그리하면 너의 몸은 빛으로 가득하여 저절로 하늘 세계로 들리워지리라.” 작가가 옥황상제의 입을 빌려 담은 글이다. 구절구절이 옳은 말이다. 이 책은 어른아이를 위한 우화집이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돌아보게 된다. 간결하면서 힘 있는 문체, 섬세한 그림이 잘 어우러져서 작가의 마음자리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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