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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마음일까? ㅣ 이게 정말 시리즈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평점 :
【 이게 정말 마음일까? 】 | 이게 정말 시리즈
_요시타케 신스케 / 주니어김영사
마음공부는 어른아이도 힘든데, 아이들의 마음공부는 어떨까? 그냥 저절로 알아갈 때까지 두어야할까? 아이들도 살아가면서 끝없이 마음이 힘들다. 엄마 아빠는 나만 미워하는 것 같다. 오빠나 언니는 왜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왜 내 동생은 내 말만 무시할까? 친구 아무개는 왜 내 험담만 하고 다닐까?
이 책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시리즈 4권 중 네 번째 책이다. 일상 속 한 장면을 떼어 내어 그만의 독특의 시선으로 그린 스케치집을 내기도 했다. 저자가 낸 첫 번째 그림책이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이게 정말 사과일까?》를 시작으로 많은 작품이 있다.
이 그림책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고학년이나 어른아이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림책의 주인공인 소녀에게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것도 여러 명이다.’ 그림을 보아하니, 아이에게 마음 상처를 주는 상대방은 어른도 있고, 또래도 있다.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냐고. 자기도 그런 일 당하면 싫을 거면서 왜 남에게 그러지?” 중요한 말이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그 상처가 낫는다고 생각하나?
소녀는 혼자 중얼거린다. “다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으면 좋겠어.” 그래도 화가 안 풀리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뭘 해도 기분이 안 난다. 급기야 자책감에 빠져든다. “난 왜 이럴까?” 하면서 점점 자신이 미워진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누군가를 미워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머릿속에선 수시로 싫은 사람들을 혼내주는 방법만 떠올리게 된다. 싫어하는 사람을 꾸~~욱 눌러서 조그맣게 만들어서 손바닥에 얹어놓고 붕어빵을 만들듯이 그렇게 가둬두고 싶다. 안 좋은 일이 생긴 날 어떤 때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난 지금 내가 주인공인 영화의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을 찍고 있어.”
그래도 어떡하든 안 좋은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바꿔보려고 애쓰는 마음이 갸륵하다(그렇게 그렸다). 일종의 기분 전환용 이벤트를 펼쳐본다. 상자를 뒤집어쓰고 무지하게 이상한 얼굴을 해 보든가, 양말을 돌돌 말아 보든가(아마도 싫은 사람을 그렇게 말고 있을지도..), 냉장고에서 드레싱을 꺼내 마구 흔들어보든가, 집에 있는 숟가락을 다 모아 예쁘게 늘어놓아 보든가, 베게에게 노래를 불러주던가, 그러다 그냥 잠이 든다(꿈에 싫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한 괜찮은 방법이기도 하다).
어찌됐든 소녀는 싫어하는 사람을 안 보고 살 수 없는 이상,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도닥이며 위로하는 방법을 찾고자 애쓴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급기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마음 에너지를 한데 모으면 재미있는 일을 아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기특하기도 하지).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며 내용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이 책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마음이 울적할 때마다 들여다보면,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 나중에 어른이 되어도 싫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왜냐면 곰곰이 생각해보거나 그 자리를 잘 피하거나 당당히 맞서거나, 어떻게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을 테니까.”
"보슬보슬 내리는 비라면 오히려 흠뻑 맞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아무튼 비라면 언젠가 반드시 그치잖아."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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