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나온 아이들
채인선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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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나온 아이들 】

_채인선 (지은이),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국내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동향 조사 중 ‘2018년 출생 통계(확정)’을 참고할 때,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출산통계 작성(1970년)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수가 한명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출산율 하락은 초등학교 폐교율로 이어진다. 인구가 많고 학생수가 많은 서울은 폐교수가 적지만, 인구가 적고 지방일수록 폐교 현황이 높은 숫자를 나타낸다. 특히 일자리 감소에 따른 인구유출이 매년 증가되는 전남지역의 폐교율이 높은 편이다.


평균 출생아수와 폐교율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용으로 출간된 이 국내창작동화의 무대가 시골의 한 초등학교이기 때문이다. “흠, 오늘은 몇 명이나 책을 읽으러 올까?” 교장 선생님은 오늘도 점심을 얼른 먹고 도서관으로 달려왔다. 장부에는 오만 칠천구백육십사권의 책이 적혀 있지만, 지난 가을에 정리하다 만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나마 남아있던 아이들도 전학을 가버리면, 남아있는 전교생 수가 열 명을 넘을까 말까할 정도로 학교는 점점 썰렁해지고 있다. 아이들은 할 말이 있다. “놀 친구가 없어서요. 친구가 없으니까 심심하고 외로워요.” 교장 선생님은 “여기 책들이 다 너희들 친구인데....아무튼 알았어, 얘들아. 마음 바뀌면 언제든 다시 와”하면서 아이들을 다독이지만 목소리에 힘이 없다.“아, 어쩜 좋지? 열 명 미만이면 학교 문을 닫아야 할 텐데. 우리 아버지가 다니고 내가 다닌 학교가 이렇게 스러지다니!”


아이들도 도서관에서 나가고, 교장 선생님마저도 근심 가득한 얼굴로 나가자마자, 도서관의 책들이 수런대기 시작했다. 책들도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자신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암담해졌다. 책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동화책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부루퉁한 스핑키, 주먹이, 종이로봇 카미, 피노키오, 장화 신은 고양이 들이 말을 주고받다가, “신데렐라, 인어공주, 백설공주는 어디 갔지? 왜 안보여? 고물상에 가서 분리수거라도 되었나?” 아기 돼지 삼형제도 울상을 지었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왕기철, 마들린느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그냥 이 상황을 바라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힘을 합해 뭔가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다음 날 아침, 책 속에서 나온 주인공들이 학교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했다. 갑자기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아진 것이다. 이 소식은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충주 남한강변의 강마을 초등학교! 어디서 왔는지 모를 재미난 아이들로 북적북적. 교장 선생님이 추진하는 ‘도서관을 학교로!. ’책을 교과서로!. 도서관의 책처럼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학교.” 댓글도 많이 달리기 시작했고, 공유하는 횟수도 점점 늘어난다.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이곳저곳에서 이 학교로 아이들을 전학시키겠다는 부모들의 방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잠시 안 보이던 책들도 다시 돌아왔다. “책 친구들은 언제든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어. 영원히 헤어지지 않아. 죽지도 않아.” 교장 선생님은 도서관 맨 안쪽 책장에 꽂힌 책들을 반가운 눈으로 바라봤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학교 폐교를 걱정하는 지방 초등학교가 많을 것이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마저 닫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과 아이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이 책에 나오는 교장 선생님처럼 그래도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힘이 되어줄 일을 계획하는 선생님들이 분명 계실 것이다. 여러 방법 중에서 아이들과 책을 연결시켜 주는 일 또한 중요할 것이다. 교장 선생님 말대로 책 친구들은 늙지도, 죽지도 않고 아이들과 영원히 함께 살아갈 것이다. 이 동화책엔 책들이 학교를 구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 친구들은 언제든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어. 영원히 헤어지지 않아. 죽지도 않아."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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