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아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2019년 북스타트 선정도서, 2019년 책날개 선정도서 책고래마을 26
유명금 지음 / 책고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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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아이   책고래마을 26

_유명금 (지은이) | 책고래 | 2018-06-25

    

 

안녕! 태엽마을에 온 걸 환영해. 우리 마을은 태엽을 많이 감을수록 뭐든지 아주 빨리 할 수 있어.”

 

 

이 그림책을 읽고 보던 중 찰리 채플린이 주연으론 나온 옛날 무성영화시절 흑백 영화가 떠올랐다. 찰리 채플린이 커다란 톱니바퀴에 맞물려 돌아가던 그 장면이다. 오래 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이 오랫동안 남아있다. 요즘 우리의 일상과 비교해볼 때 더욱 실감나는 장면이다. 채플린은 그 당시 공업화된 시기에 작업대에서 꼼짝도 못하고 숨 가쁘게 작업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을 묘사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매일 태엽을 감고 또 감아. 뭐든지 빨리 빨리하고 싶거든.” 사회적 고질병이다. 빨리빨리병, 빠름빠름병. 이런 이야기가 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들은 각기 주어진 생명의 시간에 주어진 호흡의 횟수가 있다고 한다. 3달을 살다가던, 30년을 살다가던 각기 주어진 호흡의 횟수. 빨리 가는 생명체일수록 그만큼 호흡을 빨리 해치우고 간다는 것이다.

 

 

나는 책을 무지 빨리 읽어. 글씨도 엄청 빨리 쓰지. 수학문제도 빨리빨리 풀어. 뭐든지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빨라. 태엽을 끝까지 감았거든.” 태엽이 조금만 풀려도 나는 얼른 다시 감았어. 이런 나를 두고 친구들이 쓸데없는 걱정을 해준다. “그만해! 그러다 태엽이 끊어질지도 몰라.” 내 대답은 간단하다. “ 괜찮아. 걱정 하지마 나는 빠름빠름 그 자체거든.” 나는 축구도, 농구도 슝슝 빠르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직 태엽도 달지 않은(머리에 피도 안 마른) 꼬마가 내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다. “그렇게 빨리 어디를 가는데?” “왜 빨리 가야하는데?” 난데없는 꼬마의 질문에 나는 갑자기 대답할 말이 안 나왔어. 뭐든지 빨리빨리 대장이 꼬마의 질문에 빨리 대답을 못했어. 갑자기 창피해졌어. 궁색한 말로 답을 했지. “빨리 가야 이기잖아. 이겨야 재미있어!” 꼬마가 등을 돌리며 이런 말을 남기고 사라졌어. “빨라야 이길 수 있다고? 이겨야 재미있다고? 나는 빨라도 재미있어. 안 빨라도 재미있어. 이겨도 재미있고, 져도 재미있어.”

 

 

그래. 그 꼬마의 영향이었을거야. 내가 왜 그리 태엽에 매달려 살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 그러던 어느 날 나한테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지. 내가 태엽을 떼어버렸지 뭐야. 나 스스로 그걸 과감하게 떼었어. 태엽 없으면 죽을 줄 알았는데, 안 죽더라고. 그리고 그 후 모든 것이 달라졌어. 미술시간, 음악시간, 도서관 등등에서 모든 것이 새로워졌어.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렸어. 개울에서 물고기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 어젠 글쎄 빗방울을 다 만져봤다니까. ! 완전 다른 세상이야~. 달라진 나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놀라기 시작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궁금해서 죽겠다고 하더라고. 내가 그랬지. 태엽을 떼어버렸다고. 친구들은 처음엔 안 믿었어, 태엽맨이 태엽이 없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더라고. 그러더니. 친구들이 하나 둘, ....모두 태엽을 떼어버렸어. 나처럼. “야호!” 우리는 천천히 신나게 뛰어 놀았어. ‘천천히에 힘을 주면서 이야기하는 중이야. 친구들아, 우리 모두 태엽을 떼고 살자~!!

 

 

#태엽아이 #유명금 #책고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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