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예술 -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침묵을 배우다
알랭 코르뱅 지음, 문신원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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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예술 -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침묵을 배우다

   _알랭 코르뱅 (지은이) | 문신원 (옮긴이) | 북라이프 | 2017-04-28

    | 원제 Histoire du silence (2016)

 

 

침묵은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아니 침묵이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두 가지 양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예를 들면, 감옥에서 독방에 가두는 징벌을 내릴 경우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진작 이렇게 해주지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무슨 차이일까?

 

침묵이 단순히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적막한 상태만을 의미할까? 세상살이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감옥의 두 사람은 결국 그 사람의 내면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소음에 순응하여 전체의 일부가 되라고 명령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체질조차 바뀌게 된다.”

 

이 책의 지은이 알랭 코르뱅은 프랑스 역사가로 소개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 역사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은이의 전문 분야는 다양하다. 특히 시간, 공간, 소리, 냄새 등 감각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 탁월하다. 그의 작품은 여러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악취와 수선화는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향수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은이는 침묵의 예술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침묵이 지닌 의미를 재조명한다. 작가, 예술가, 철학자, 역사학자들이 자신의 글과 작품에 묘사한 침묵에 대해 들려준다. 과거에 비해 온 사방이 소음으로 뒤덮인 일상에서 강력한 내면의 힘을 침묵을 통해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가장 깊은 감정은 언제나 침묵 속에 있다.” _토머스 모어. 지은이는 소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소음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있다. 문제는 끊이지 않는 접속으로 개개인을 현혹해 침묵을 두렵게 하는 끝없는 말의 흐름에 있다는 것이다. 침묵을 찾기 위한 여러 여정이 소개된다. 내밀한 방이나 공간, 자연, 밤 등. ‘침묵은 신을 만나는 가장 성스러운 통로라는 언급에 공감한다. 정신의 침묵은 영혼 속으로 신이 강림하는 필연적 조건이다. “말씀하소서, 듣겠나이다가 왜 그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할 말은 많고, 들을 말은 없기 때문일까? 오죽하면 그리스인에게 하포크라테스 신은 입에 댄 손가락으로 표현될까? 이 몸짓으로 신은 침묵을 명한다. “제발 입 좀 다물어라.”

 

 

침묵은 변화된 말이라는 대목에 주목한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말은 충만한 침묵에서 나오고 침묵은 말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했다. 시인 피에르 엠마뉘엘은 좀 더 쉽게 표현해준다. “변화된 말이 침묵이다. 어떤 말도 그 자체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자신의 침묵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말은 불가분하게 최소한의 어휘 안에 있는 침묵이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침묵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서 잠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지는 무거운 침묵이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은 위험한 무기다.’ 어쩌란 말인가? 침묵에도 질()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에서 과거의 침묵을 환기하는 이유는 침묵의 탐색, 밀도, 준수, 전략, 풍요로움과 더불어 말의 힘에 있는 양상이 침묵하는 방법, 즉 나 자신이 되는 방법을 다시 배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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