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3)】
베니야마
/
스타북스
《 고성과
건축여행 》
유럽에는 중세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며 남겨진 성벽도시들이 많다.
중세의
성들은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띤다.
오로지
전쟁에 대비해 세워진 성벽과 우아한 생활의 장소로서 만들어진 성관으로 나눠진다.
공통점은
왕후귀족이 영지와 영민을 지배하기 위한 거점이었다.
성안과
밖의 돌과 벽들은 그 모든 것을 보고 듣고 했을 것이다.
낭만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성벽도시는 왕후귀족의 성과는 성격이
다르다.
중세
유럽에서 그것은 시민의 자유와 독립의 상징이었다.
슈농소
성은 프랑스 루아르 계곡의 상트르 주(州)
엥드루에루아르에
있는 작은 마을인 슈농소 근처,
쉐르
강에 세워진 성이다.
물속에
비친 환상적인 실루엣과 방사선으로 설계된 아름다운 정원이 특징이다.
성
자체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사건들 외에 성 안에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예술품으로도 유명하다.
르네상스식
가구,
16~17세기
양탄자,
그리고
코레조,
루벤스,
틴토레토,
방루
등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선사시대의 소박한 요새에서 로마시대의
성벽도시까지 성(城)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접한다.
아테네의
중심에 솟아있는 아크로폴리스의 언덕에서 북서로 1킬로
정도 떨어진 지점에는 케라미코스(Keramikos)라는
고대묘지의 유적이 있다.
케라미코스
즉,
‘도기’라는
지명은,
옛날
이 부근에서 양질의 도자기 흙이 산출되어,
도기
공방이 많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지금은
발굴 및 정비가 되어,
훌륭한
조각이 붙어있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묘지가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국립고고학 박물관으로 이전되어 현지에는 복제로 된 조각품이 놓여 있는 곳도 많다.
로마인은 유럽 각지에 다수의 성과
성벽도시를 만들었다.
서로마제국의
멸망과 게르만인의 대이동에 의한 혼란 와중에 그것들은 일단 멸망했지만 중세에 들어 똑같은 위치에 성과 도시가 재건된 경우가
많아,
그
때문에 로마시대의 자취는 흐트러지고 파괴가 진행된다.
바꿔
말하면 로마인은 성과 도시의 입지를 고르는데 있어서 매우 뛰어난 식견을 지니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후세의
인간에게도 ‘성을
세운다면 바로 이곳’,
‘도시를
건설한다면 여기가 최고’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항공편으로 로마에 도착한 사람이
시내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고대 유적은 구 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장대한 성벽과 성 파올로 문이라고 불리는
성문이다.
붉은
빛이 감도는 돌과 벽돌로 지어진 성벽과 성문의 위용은,
밤이
되면 조명 속에서 뚜렷하게 부각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드디어 영원의 도시 로마로 진입한다는 강한 느낌을 전해준다.
특징적인 공통사항은 성에는 반드시
예배당이 설치되었다는 점이다.
예배당이
따로 독립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가하면,
성내의
중요한 건물의 한 켠이 예배당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종교가 중시되었던 중세에 있어서는,
성주(城主)를
시작으로 성 안에 살고 있는 자들은 모두 매일 아침 일찍부터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세례,
기사서위,
결혼
등의 의식도 이곳에서 행해졌다.
출진할
때는 물론 기사가 마상경기에 나갈 때도,
멀리
여행을 떠나려 할 때도 반드시 무엇보다 우선 예배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신의 가호를 기원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성에는
예배당이 없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요즘 유럽에서는 성관호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진짜
성채나 성관 외에 수도원을 시작으로 무언가 역사적 유서가 있는 건조물을 전용한 호텔도 많다.
승용차도
트럭도 없었던 시대에는 현재 성관이라고 불릴만한 장소에는 반드시 많은 수의 말들을 키우고 있었다.
마구간이다.
성관을
호텔로 만들 때 객실 숫자를 가능한 많이 만들다보니 마구간을 객실로 개장하는 것이 통례라고 한다.
투어인
경우 이런 류의 성관호텔은 인솔자가 신경을 써서 방 배정을 제비뽑기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운이
좋으면 성주의 방에 묵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래 마구간이었던 곳을 개조한 숙소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관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는 것은 나름대로 여행의 즐거움일 수도 있겠다.
유럽
여행 중 특히 성(城)에
주목하고 싶은 사람이 미리 읽어둘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