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 - 아시아의 지혜 모음서
프랭크 맥호벡 지음, 김규태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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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

      _프랭크 맥호벡 저/김규태 역 | 지와사랑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이라? 선입견이겠지만, 더군다나 서양인이 쓴 책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담았을까? 궁금하다. 이런 경우엔 저자에 대한 관심이 앞선다. 저자 프랭크 맥호벡은 서양인이지만 일찍이 동방의 빛이라는 시적인 말로 찬양한 아시아의 지혜를 발견하고 오랫동안 동양철학을 두루 섭렵해왔다고 한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한국전쟁에서 해병대원으로 복무하면서 자신이 맞설 적을 이해하기 위해 동양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피지기백전불태 [知彼知己百戰不殆]를 마음에 담고 전쟁에 임했다는 이야기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분야는 넓다. 불교, 선불교, 노자의 도덕경, 주역, 인도의 요가, 공자, 풍수, 태극권, 곽암의 십우도, 일본의 신도, 하이쿠, 티베트의 사자(死者)의 서()등이다. 저자가 단순한 취미와 호기심으로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무려 50년 동안 동양철학에 관한 책을 읽고 서양 철학과 비교하면서 연구했다는 부분에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의 목표는 아시아의 지혜를 편견 없이 제시하는 것이다. 독자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혜가 절로 빛을 발하게 하려고 했다. 나는 한 발 물러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지혜를 왜곡하지 않으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본래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것을 판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구할 수 있는 모든 판형의 고대 문서를 활용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는 동양철학과 종교가 얼마나 유사한지 알게 되고 동양에는 실제로 하나의 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서두에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언급한 내용은 새삼스러운 면은 없지만, 참고가 될 만하다. 저자는 동양은 느리고, 조용하고, 사색적, 수동적, 내향적, 직감에 의존, 보존적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서양은 빠르고, 소리를 내고, 반응적, 능동적, 외향적, 사실에 의거, 소비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조는 시대가 변하면서 모두 수긍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을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중국은 그렇다 치고, 일본의 신도(神道)나 사무라이의 도()와 무사시의 오륜, 하이쿠까지 거론하면서 한국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점도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 저자의 동양철학 관심영역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이 땅의 전쟁터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된 사람치곤 의외다.

 

내 나이 20대 후반에 티베트의 사자(死者)의 서()를 읽었다. 이 책에서도 소개가 된다. 옛 생각이 난다. 사자(死者)의 서()는 천 년 전, 높은 히말라야 산중에서 티베트 승려들이 죽음부터 환생할 때까지의 여정을 가르친 책이다. 티벳불교의 대가 파드마 삼바바가 8세기경에 쓴 108개의 경전 중 하나이다. 비밀스럽고 신비한 탄트라불교에 속한다. 금강승(金剛乘)으로 번역된다. 책의 내용은 산 자가 사자(死者)에게 이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으로 되어있다. 사자가 환생의 길을 찾도록 돕기 위해서라고 한다. 책을 좀 읽는 사람이라면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에서 새삼스러운 내용을 기대하진 말일이다. 단지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사람들에겐 가이드북으로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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