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지> 는 서문부터 읽기가 힘들었다. 내용이 힘들었던 게 아니라 문장이 힘들었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혹 번역의 문제인가 싶을 정도로 파악이 어려웠다. 이런 느낌은 4장을 읽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줄어들지 않는다. 왤까. 집중이 안 되는 이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임신 중지'는 단순히 임신 중지 하나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것과 연결되어있는 모든 것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따라서 나는 한 문장을 읽으며 수많은 생각을 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들을 모두 적으면 그 양이 어마어마할 것같다. 화가 나니 욕도 하고 원망도 저주도 한다. 이노므 썩어빠진 세상, 여자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오늘도 억압받으며 생존하고 있는 여자들이 한꺼번에 한덩어리가 되어 생각 속으로 들이닥쳐서 가슴이 터질 듯하다. 피임,이라는 단어 하나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지, 남자들은 모를 것이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몇 문장 읽지 않고 생각에 잠기느라 다음 문장을 건성으로 읽고 다시 되돌아가 읽고 그러느라 집중을 못 하는 거 아닌가 하고. (가끔 한글책을 읽는데도 한번에 이해가 안 되는 경험은 참 하고 싶지 않은데 이럴 때마다 내가 책을 제대로 읽는 거 맞나, 참 못 읽는구나, 의구심이 모락모락...) 


책 중반을 넘어서자 조바심이 솟구친다. 짬짬이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두기는 했지만 글을 쓰기에는 턱도 없는 생각 쪼가리들이고, 그것들도 아직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임신중지를 이야기할 때 항상 튀어나오는 질문 중 하나. 태아는 언제부터 생명인가? 여기에 대답하기란 참 곤란하고 어렵다는(예전부터도 그랬다)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지금은, 이 질문 자체가 좀 황당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들. 에일리언이 몸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여성, 시고니 위버의 얼굴. 아무 생각없이 프라이팬에 툭 깨뜨려 구워먹는 달걀.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이미지들이 떠오르는지는 좀더 생각해봐야 겠다. 아니 어떤 연관이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에 대해. 아무튼 어려운 질문임에는 틀림없는데 왜 우리는 이 질문이 어렵다고 생각하는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지나친 인간중심주의, 새생명중심주의,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얽히고설킨 생각들을 풀어내는 것도 힘든 일이라 책을 다 읽고 리뷰를 하나 쓰기도 어렵겠지만, 리뷰 하나로 그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어서,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써보자 하고 들어온 것인데... 역시 산으로 가는군. 오늘은 일단 두서없는 생각 중 하나를 던져보자. 


피임, 임신중지, 출산...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섹스다. 이성애중심사회에서 섹스란, 이성간의 삽입섹스이다. 재생산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서 가장 핵심이면서 가장 바뀌기 어려운 이데올로기이면서 없으면 못 산다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바로 삽.입.섹.스. 우리는 섹스를 바로 알아야 한다. 모든 문제는 우리가 섹스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에서 온다. 우리는 환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를 아주아주 단순화해서 바라본다고 치고 우리가 그동안 '믿어왔던' 삽입섹스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우친다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다. 좀은 유토피아적 발상일 수도 있는데, 삽입하지 않으면 임신은 없다. 아 물론 질외사정을 한대도 임신이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제쳐두고. 그러면 문장을 조금 바꾸자. 삽입하지 않으면 임신은 거의 없다. 삽입을 원하는 건 남성이지 여성이 아니다. 여성은 삽입 없이도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니까. (여성도 원한다고 하시면 그건 세뇌의 결과라고 말씀드리겠어요... 남자도 여자도 세뇌...) 여기서 또 질문이 나온다. "삽입섹스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러니까 삽입섹스를 원하는 남성들이 그것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진짜로 원하는 그것은 무엇인가. 아니 잠깐, 그럼 남성은 삽입하지 않으면 오르가즘을 못 느끼나? 그럴 리가. 그러니 섹스를 위계, 권력의 문제라고 하는 거지 않아. 이건 단순히 몸과 몸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사랑 어쩌구 행위 어쩌구인 것만은 아닌 것이다.) 


두서없다고 했지만 진짜 막 두서없는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으므로 이쯤에서 그만두자. (너무 두서없어서 위의 한 단락은 괄호 안에 넣었다.) 그러나 임신중지 이전에 피임이 있고 피임 이전에 섹스가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주체인 것처럼 내세워지는 건 여성이고 거기에 따르는 책임감, 죄책감, 수치심 등 온갖 감정고난을 겪는 것도 여성이다. 남성은 어디에 있는가? 모든 책임과 결과는 여성에게 부담시키고 피임에도 임신중지에도 출산에도 이어지는 육아에도 기타등등 어디에도 없는 남성은 누구인가?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 


(저는 잠시 밖에 나가서 찬바람을 좀 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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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18 2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1장까지 읽었는데 읽을수록 참 복잡한 문제구나 싶습니다. 엄마의 권리가 중요한가, 태아의 생명이 중요한가… 선택이 정치와도 연결되면서 더 문제화시키는 이유도 있는 것 같구요. 정작 남자들은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깊은 고려를 하지 않으니… 그저 섹스만을 부르짖는게 다인지. 난티나무님 남은 분량도 힘내세요! 아자!!!

난티나무 2022-08-19 00:46   좋아요 1 | URL
그렇죠? ㅠㅠ 늠 복잡하고 어려워요… 읽을수록 복잡해지는 느낌이지만 끝까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자!!!

바람돌이 2022-08-18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읽기 시작했는데 서문 몇장 안 읽고도 분노가 막 솟구쳐서 미치겠어요. 좀 과하게 감정이입이 되고 있는듯요. ㅠㅠ

난티나무 2022-08-19 00:47   좋아요 1 | URL
서문을 그리 길게 쓴 이유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계속 딥빡의 연속입니다.

공쟝쟝 2022-08-19 0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요한 질문입니다. 삽입 섹스란 무엇인가. 아.

난티나무 2022-08-19 18:09   좋아요 1 | URL
자매품 : 사랑이란 무엇인가, 도 있습니다. ㅎㅎㅎ
에바 일루즈 읽고 계세요? 저도 조만간 읽어야 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어요.^^

다락방 2022-08-19 0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친구에게 한 말이 여기 그대로 들어있네요. 삽입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게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당연히 남자잖아요. 여자는 말씀하신대로 삽입이 아니어도 쾌락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사실은 삽입보다 다른 식으로 쾌락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더 많죠. 질을 통한 삽입이 정말로 지스팟을 건드려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경우가 여자들에게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살면서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한 여자들도 많고 한 번 느꼈다고 해서 계속 느끼리란 법도 없고요. 여자들은 클리토리스 만으로도 가기도 하잖아요? 그러니 여자들이 설사 삽입을 좋아해도 그러나 삽입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성적 쾌락을 위해서라면 삽입이 아니어도 되고, 삽입이 아니어도 된다면 역시 남자가 아니어도 된다는거죠. 난티나무 님이 ‘세뇌‘라고 말씀하신 건 아마도 이부분에서 올 것 같아요. 남자가 아니어도 된다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에브리바디 아니까 오히려 성적 환상을 여러군데서 불러일으키고 아름답게 묘사하려는게 아닐까 싶은거죠.

다만 남자는 반드시 삽입이어야만 한다, 그들에겐 그것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혼자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어딘가에 넣잖아요. 제가 싫어하는 영화에서처럼 복숭아에 넣기도 하고 애플파이에 넣기도 하고 손으로 해도 손으로 감싸쥐어서 삽입하게 만들죠. 저는 여자들에게는 세뇌가 작용했다고 보지만 남자들에게는 세뇌가 주입된게 아니라 남자들은 세뇌를 가하는 쪽이라고 생각해요. 필요해서요. 자기들은 삽입이 반드시 필요해서요. (여성괴물 에서 읽었던 걸 생각해보면, 남자들은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분명히 가지고 있고, 그것은 삽입 섹스로 표출되기도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게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자꾸 길어지는데요, 왜, 자신이 레즈비언 이라고 밝혔던 여성 군인에게 ‘남자 맛을 알려준다‘며 강간한 남자 군인이 있었잖아요. 저는 작고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식의 세뇌가 작용하는 것 같아요. ‘니가 여자인데 남자를 안좋아해? 고추 맛을 몰라서 그래‘ 그거 그렇게 대단한게 아닌데 마치 대단한 것인것 마냥...

저는 그래서 레즈비언 이라고 정체화 하는 여성들과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에겐 질 오르가슴이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사실 저는 희박하지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쾌감에 그다지 남성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의 글이 점점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걸 남자들은 너무나 너무나 싫어하겠지요. 자기들의 삽입 횟수와 기회가 줄어들테니까요. (너네도 삽입 필요하다니까?!) 삽입섹스에 대한 제 취향이 어떤가와는 별개로 사회가 전체적으로 삽입에 좀 과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난티나무 2022-08-19 18:40   좋아요 2 | URL
프랑스 소설 <프랑스적인 삶>에서 읽은 부분 기억납니다. 그 남자는 어머니가 냉장고에 다음날 먹으려고 마늘 박아 재워둔 소고기덩어리를 꺼냅니다... 다음날 남자는 계속 손에서 나는 마늘 냄새를 맡고... 그집 식구들은 그 고기를 구워서 나눠 먹었지요 아마...@@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복숭아 애플파이 손 등등 그리고 소고기덩어리, 이런 재현이 저는 남자들을 세뇌시킨다고 생각해요. 좀 유하게 말하자면 사회화죠. 남자의 섹스에는 반드시 성기를 넣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남자들 역시 섹스에 대해 전혀 배울 기회가 없고 정말로 섹스가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도 없는 게, 재현되는 이미지들이 온통 삽입섹스잖아요. 그것밖에 알지 못해요. 그런 의미에서 남자들도 세뇌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점에서요. 그리고 여기서 역시 사랑, 이 따라나오는데 사랑=섹스, 이 공식도 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흔히들 생각하는, 사랑하면 섹스하는 거다, 이런 거요. 에 또 여자의 몸은 전체가 성감대라는데 왜 남자의 몸은 그렇지 않을까요? 정말 성기 말고는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신체부위가 없는 걸까요? 삽입만이 유일한 해결책(?)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아... 이 이야기는 어딘가 좀더 조용한 곳에서 더 자세히....ㅎㅎㅎㅎㅎㅎㅎㅎ 여기서는 더 말하기가 거시기하네요.ㅋㅋ 다만 이것은 제 머릿속 생각이라는 점만....ㅎㅎㅎ

남자들이 세뇌를 가하는 쪽이라는 말씀도 맞습니다. 일단 삽입섹스가 정상규범이라고 사회화가 되어버린 상태에서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남자들이 아는 거죠. 예를 들어 말씀하신 것처럼 성기가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안다는 것. 아무것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알려고 하지 않고 알아도 변하려 하지 않겠지만) 그 ‘정상규범‘만을 반복하면서 대대손손 같은 짓을 반복해오는 것도 세뇌 아닐까요. 남자들이 여자들만을 세뇌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 스스로도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세뇌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제가 요즘 세뇌라는 단어에 꽂혔나 봅니다.ㅎㅎㅎ

질 오르가즘의 신화, 저도 이게 널리 알려지고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껏 ‘세뇌당한 채‘ ^^;; 살아온 걸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요. 관련 책도 나중에 함께 읽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락방 2022-08-20 10:22   좋아요 2 | URL
저는 삽입만이 남성들에게 유일하기 때문에 세뇌한다고 생각하는 쪽인데요, 그러니까 성기 말고는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신체부위가 없다는 쪽입니다. 왜냐하면,

데이트폭력의 시작인 가스라이팅도 열등감이나 죄책감, 불안함에서 시작되잖아요. 이 여자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라는 마음은 상대를 후려치기 시작하죠. 너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건 나 밖에 없어 라든가 하는 식으로 말예요. 만약 남자가 자기 스스로 이 여자에게 맞는상대이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면 상대를 세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그건 여성혐오가 일어나는 방식도 마찬가지 잖아요.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는 남성들은 ‘이 아이가 내 친자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그건 사회적으로 여자들에게 혼전 순결을 강요했죠. 여자는 내가 낳은 아이가 내 친자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없잖아요. 대부분의 친자확인은 남성들이 하죠.

저는 삽입섹스의 세뇌도 바로 이런 지점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해요. 삽입해야만 내 자식 출산이 가능하고 삽입해야만 쾌락을 느끼는데, 그런데 여자들이 삽입 아닌 다른 것들을 하거나 삽입을 거부할까봐 열등감과 불안함이 삽입섹스를 강조하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난티나무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남성들도 미디어의 재현들로 삽입을 계속해 보게 되지만, 그것은 삽입을 멈추지 말라는 세뇌 쪽이라면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것은 ‘너네들은 다른거 생각하지마 삽입이 최고야!‘ 로 다르게 작동한다고 보여지고요. 그러니까 저는 난티나무 님이 하신 말씀에 대부분 같은 생각이고 동의하지만, 그들이 삽입밖에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로 생각하고 있는거죠. 만약 남성들이 삽입이 아닌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다른 식으로도 성적 쾌감을 가져갈 수 있었다면, 그래서 굳이 삽입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여성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면, 삽입에 대한 세뇌는 아예 시작도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상대적 열등함을 감추기 위한 것이 세뇌와 폭력의 시작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계속 책을 읽고 생각을 더 해보긴 해야 할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2-08-20 18:32   좋아요 2 | URL
다른 식으로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세뇌가 시작되지 않았을 거라 하셨는데 그렇더라도 세뇌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원인들, 그것들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 원인들 때문에, 충분히 다른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가장 큰 쾌감을 느끼는 성기 하나에 그걸 몰아버렸고 거기에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저는 생각한 거죠.(퇴...퇴화?) 성기와 삽입섹스로 만들어지고 대표되는 남성성과 남성권력을 위해 필요했던 존재가 여자라는 생각... 어찌 보면 같은 말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지금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또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죠.^^ 원인에 대해서는 저도 완전 같은 생각이고요. 다만 남성의 ‘몸‘에 대한 생각만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이것도 완전히 다르지는 않은데...

제가 다른 방식이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이상했어요. 여자는 이런데 남자는 오직 성기밖에 없다고? 페니스를 자극하는 것과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것은 사실 다를 것 없잖아요. 둘 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 의지란 또 어디까지 의지라고 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긴 합니다만...) 그런데 남자는 참을 수 없어지고 여자는 참을 수 있다 혹은 욕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세뇌라 생각하는 거죠. 어떤 예능에서 한 남자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카메라가 있는 방에서 사랑하(한다고 믿)는 여자와 침대에 누웠는데 옆에서 여자가 가볍게 터치하고 말하고 하니까 나도 남자라고, 이러면 못 참는다고,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마치 발기한 페니스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것처럼. 그게 웃기다는 거예요. 못 참는 게 어디 있나요? 사랑하는 사이의 섹스에서라도 그건 가능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어쨌거나 성기를 자극하지 않았는데도 흥분(?)할 수 있다면 같은 방식으로 쾌락에도 이를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요.(심지어, 그런데 꼭 쾌락의 끝까지 도달해야 하나? 이런 의문도 들어요...@@) 여자의 오르가즘처럼 남자의 오르가즘도 더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남자에 대해 남자들이 연구하지 않는 것도 남자들의 특권이자 권력인 거죠. 연구하면 불리하니까! 이걸 왜 다 여자들이 해야 되냐고!!!) 아 왜 여자들이 다 해야 되냐고, 를 쓰다 보니... 그래서 섹스에 대한 교육도 일찍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이라도 남자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남자가 있어야, 숫자가 늘어나야 남자들이 바뀔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요. 남자들은 남자도 여자도 새롭게 공부해야 해요. (라고 쓰고 보니 여자들도 공부해야 하고... 아이 참. 공부하자 공부!)

근데 이런 이야기 나누게 되니 참 좋아요.^^


다락방 2022-08-19 0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삽입 섹스와는 별개로 저는 이 책이 참 안읽히거든요? 문장이 탁탁 막혀요. 무슨 뜻인가 파악하기 위해 재차 읽어야 하는 경우가 너무 자주 발생해서 속도가 안나요. 오늘은 문득, 원서를 사서 막히는 문장마다 찾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난티나무 2022-08-19 18:43   좋아요 2 | URL
저는 다른 분들 그런 말씀 없으시기에 저만 집중 못해서 잘 안 읽히는 줄 알았어요.^^;;;;
비슷하게 느끼셨다니 살짝 안도를...ㅎㅎㅎ
끝까지 그런 문체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번역 탓인지 원문장들이 그런 건지 저도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만약 원서와 비교해보신다면 아마 책 전체를 비교해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하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0 10:24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좀 더 읽었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원서를 산다면 책 전체를 원서와 나란히 놓고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저 매 문장마다 두번 이상씩 읽어요 ㅠㅠ

난티나무 2022-08-20 18:36   좋아요 1 | URL
저는 그래서 의미만 파악되면 그냥 넘어간 부분들 많아요. 가끔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지 않는 문장들도 있었는데... 앞뒤 문맥상으로만 파악하고 넘어갔어요.^^;;; 안 그러면 진도 나갈 수가 없음...@@

건수하 2022-08-30 0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임신했을 때 에일리언 영화를 떠올렸답니다. (남편과 친구들이 경악을) 반가워서 댓글 달려고 하다가 다락방님과의 댓글을 읽게 되었네요 ㅎㅎ 유익한 대화였습니다!

저도 남성이 꼭 성기삽입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설마 그것밖에 없을까) 난티나무님께는 아이디어가 있는거 같아 궁금하네요. 뭘까요? 제게 떠오르는 건 채찍 이런것뿐 (죄송합니다)

난티나무 2022-08-30 04:34   좋아요 1 | URL
에일리언은 참... 유익한 거 같아요.(응? ㅎㅎ) 전번에 <여성괴물> 읽을 때도 나왔잖아요. 매우 인상깊었고 임신중지를 생각할 때도 저는 에일리언과 숙주인간이 떠오르더라고요. 한끗 차이 아닌가요?^^;;;

채찍!!!! 아악~~~~~ @@ 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8-30 0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30 0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30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임신 중지] 밑줄

3장 뒷부분.

지금까지 밑줄 그은 부분들 너무 많아 다 옮기지 못할 듯 싶다…@@

행복과 불행의 원인을 대상에게 돌리는 일은 단순히 특정 감정상태를 설명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여기엔 그 대상이 우리에게 좋은가 해로운가 하는 판단이 들어 있다.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공리주의적 윤리는 어떻게 ‘좋은 삶을 살 것인가라는 일상의 주문이 되었다. 사라 아메드는 이 모든 ‘감정 단어‘ 가운데 행복이 윤리와 가장 가깝게 붙어있다고 보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삶은 행복한 삶이다. 선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최고의 사회는 가장 행복한 사회다." 따라서 행복의 논리 안에는 ‘불행의 원인이라는 말로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단순하게 보자면, 모성을 행복으로 재현할 때 모성은 여성에게 좋은 것이 되고, 임신중지를 불행으로 가정할 때 임신중지는 여성에게 나쁜 것이 된다. 모성적 행복과 임신중지의 애통함은 임신중지 여성을 모성적 주체로 만드는 일로 수렴한다.
‘애통한 임신중지‘와 ‘즐거운 모성‘이라는 감정경제는 아이를 갖지 않은 여성을 ‘아이 없는 childless‘ 여성으로 부르는 식의 담론을 통해 힘을 얻는다. ‘아이로부터 자유로운childfree‘이라는 대안적 명칭과 비교했을 때, ‘아이 없는‘이라는 말에는 아이 없이 사는 삶이 상실과 불완전에 가깝고, 아이가 있어야 완전함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이 없는‘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붙는 형용사인데, 완전함에 관한 전제가 특별히 젠더화되어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이로부터 자유로운‘이라는 형용사는 양육할 때 생기는 시간•돈의 제약 조건을 인지하면서, 모성을 (이를테면 이전의 독립성에 대한) 상실로 다시 상상할 여지를 준다. 단언컨대 모성에 대한 후회나 상실은 사실상 입 밖에 낼 수 없는 감정이다. (전자책 44%)

모성에 대한 환상이 여성을 모성으로 끌어당겨 문화를 화학반응처럼 느끼게 한다. 임신중지의 감정경제는 모성적 행복이라는 약속과 임신중지의 애통함을 포함한다. 이것이 규범적 여성성에 대한 비슷한 정서적 애착을 불러일으킨다. (전자책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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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17 0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겨우 서문인데도 밑줄 박박 그어요 ㅎㅎ 3장 이시라니, 곧 따라갈게요!

난티나무 2022-08-17 18:18   좋아요 1 | URL
밑줄 그은 목록에서 한없이 스크롤을 해야 하는 ㅎㅎㅎ(전자책이라서요^^)
저도 끝까지 아자아자!!!
그런데 머리가 너무 복잡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7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 장에서도 계속 밑줄 긋기가 되는 책이군요?
저는 서문에서만도 밑줄 도배를!!!^^
지금 현재로선 제일 우등생이십니다.ㅋㅋㅋ

난티나무 2022-08-18 03:35   좋아요 1 | URL
진도만 나가고 있어서 ㅎㅎㅎ
밑줄 너무 많죠?^^
 

(어쩌다 보니 계속 빠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럴 때 있잖은가, 꼭 뭘로 연결된 것처럼, 어제 본 건데 책을 펼쳐도 튀어나오고 사진을 봐도 튀어나오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는데 또 나오는, 우연이 겹치는 그 순간들.) 


월요일 읽은 12장 플라뇌르, 또는 도시를 걷는 남자, 에서는 빠리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자들의 길 걷기(배회하기)에 대한 이야기지만 장소들과 그 시대의 모습, 역사의 단편들까지, 앞부분에 비해 더 재미나게 읽었다.(물론 이 남자들 때문에 빡치는 부분도 있다.) 왜냐하면 익숙(?)한 장소들이 나와! 익숙하다고 해서 그 장소들을 잘 안다거나 자주 가봤다거나 역사를 꿰뚫고 있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ㅎㅎㅎ 그러면서 이 책에 나오는 다른 장소들을 내가 조금만 더 알고 있다면 훨씬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빠리 뒤에 이어지는 장소는 체코의 프라하, 헝가리, 스페인의 바로셀로나다. 가본 곳의 거리 이름이 그리 반가울 줄.ㅋㅋ


12장 첫머리에 빠리의 겉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적잖이 공감했다. 카페가 '길거리를 바라보'도록, '길거리로 흘러넘치게 되어 있'는 것, '청동이나 대리석의 누드 여자들이 길거리 곳곳에 조각으로 세워져 있거나 부조로 새겨져 있는' 것, '큰 건물들은 공원을 안뜰처럼 둘러싸'는 것 등. 특히 누드 여자에 대해서는 ㅠㅠ 조각이나 부조 말고도 길거리에 서있는 '거의 누드' 여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체로 광고이미지들인데 자동차를 타고 지나갈 때도 안 볼 수 없게 큰 크기이다. 예전에 내가 스치면서 본 것들은 주로 명품광고들이었다. 하나같이 여자를 물건으로, 성적대상화한 것들이었다.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그런 이미지들을 봐야 한다는 건 고역이다.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 이런 이미지들을 의도와 상관없이 매일 접하고 살게 되는 사회... 반대합니다, 여성을 상품화/대상화하는 이미지들.



(빠리 한 카페 풍경. 좁은 길에도 이렇게 테이블과 의자를 빼곡히 놓는다. (출처: https://www.thefork.com/)



음 그러니까 여기서는 책에 나온 장소 이야기. 8월초 빠리에 갔을 때 걸었던 길에서 본 몇몇 장소가 책에 나와 반가웠다. 잠깐씩 짚어보자면, 먼저 아케이드. 

"아케이드는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든, 바닥은 대리석 모자이크 포석이고 좌우는 상점들이 늘어선 형태였다. 지붕은 강철과 유리라는 새로운 자재로 되어 있었고 조명은 가스등이었다. 파리에서 가스등을 처음 밝힌 곳이 바로 아케이드였다. 아케이드는 파리에서 생겨날 대형 백화점의 전신으로서 (그리고 그 후에 미국에 생겨날 쇼핑몰의 전신으로서) 사치품을 판매하고 할 일 없는 배회자들을 수용하는 품격 있는 장소였다. 베냐민은 아케이드 덕분에 배회자에 대한 관심을 보다 마르크스주의적인 다른 주제들과 연결할 수 있었다."(439/704) 

오호, 그렇구나. 빠리에는 빠사쥬(passage) 혹은 갈러리(galerie)라고 불리는 아케이드들이 있다. 책에 의하면 대대적인 빠리 공사 때 상당한 아케이드가 사라졌다고 한다. 공사에서 살아남은 아케이드들은 지금 여러 식당과 상점들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장소가 되었다. 이번에 아주 조금 아케이드를 걸었다. 예전 여행할 때 이런 빠사쥬들만 골라서 길을 걸은 적이 있었는데 가게 구경, 식당 구경... 자연스레 느린 걸음이 되었다. 찍은 사진이 어디 있을 텐데 찾지를 못해서 펌으로 가져와본다.



(Passge des Panoramas 빠사쥬 데 파노라마)



(Galerie Vivienne 걀르리 비비엔느)



(Passage du Grand-Cerf 빠사쥬 뒤 그랑세르) 



(Passage des Princes 빠사쥬 데 프랑스) 



(Passage Jouffroy 빠사쥬 주프루아)


(사진들 출처 : https://www.parisinfo.com/)




다음으로는, 루브르박물관과 팔레 루아얄.

"(도시 재개발 이전의) 파리는 놀라울 정도로 계층 간 격리가 행해지지 않은 도시였다. 루브르 궁전의 안뜰에는 일종의 슬럼이 들어서 있었고, 팔레 루아얄 회랑 정원에서는 섹스와 사치품과 책과 음료는 유료, 구경거리와 정치 연설은 무료였다." (441/704) 

빠리는 재개발 시기를 지나면서 계층 간의 격리도 이루어졌는데 지금처럼 외곽에 하층민들이 살게 된 것도 그 때 이후라고. 2022년의 여름 35도의 땡볕 아래 들어선 루브르박물관의 드넓은 광장(?)에는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와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 한없이 길게 줄을 선 여행객들, 그늘을 찾아 건물 아래 모여앉아있는 엄청난 사람들의 무리가 있었다. 웅장한 건물로 둘러싸인 그곳이 예전에 안뜰이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여하튼 지금 그곳은 낮이나 밤이나 늘 오가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공간이 되었다.



(루브르박물관 풍경 일부) 


(루브르박물관 늦은 저녁 풍경 일부)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은 북쪽에서 걸어내려가면 입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좁은 통로를 찾아내어 들어서면 건물보다 정원을 먼저 보게 된다. 작은 분수와 분수를 따라 놓인 벤치들과 삼삼오오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 길게 늘어선 나무들 사이의 뽀얀 흙길. 양쪽으로 늘어선 회랑에는 작은 까페도 있다.


(출처 : https://www.vmfpatrimoine.org/)



(출처 : https://www.vmfpatrimoine.org/)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이런 모습인 팔레 루아얄. (출처 : https://www.culture.gouv.fr/)



(땡볕을 나무그늘이 가려준다. 정원의 일부.)



* 친구들과 짧고 굵게 걸은 길의 지나온 장소들을 책 속에서 보게 된 즐거움.^^ 그래서 한번 늘어놓아보았다. 의도한 것도 아니고 책도 나중에야 읽었는데, 책 속의 장소들과 묘하게 겹쳐서 놀라웠다. 훗. 


* 기타 :  "인기 있는 산책로로는 센 강 우안의 샹젤리제, 튀일리 정원, 아브뉘 드 라 렌, 팔레 루아얄, 불바르 데 이탈리엥, 그리고 센 강 좌안의 파리 식물원과 뤽상부르 공원이 있었다." (442/704) 여기서 말하는 '튀일리 정원'은 아마도 튈르리 정원을 말하는 것 같다. (Jardin des Tuileries) 이 단어만 영어식으로 읽은 건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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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17 06: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꺅 >.<
파리에 만 하루도 있지 않았건만 언급하신 곳들(사진으로 올려주신 곳들) 다 제가 보고 왔네요! 아 뿌듯합니다. 너무 좋네요. 껄껄. 좋은 길로 안내해주셔서 감사해요! :)

난티나무 2022-08-17 18:21   좋아요 2 | URL
책 읽다가 깜놀했어요.ㅎㅎ 이런 우연이???
의도한 거 아닌데 간 곳이 나오니 기분도 좋고~ 헤헷

mini74 2022-08-1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만 봐도 거리들이 정말 예쁘고 걷고 싶네요. 길가다보면 민망을 넘어서 화가 나는 광고판 사진을 보게 되기도 하지요. ㅎㅎ 사진들로 눈호강합니다. ~~

난티나무 2022-08-17 18:22   좋아요 1 | URL
저는 자동차길 말고 한적한 동네 까페 테라스 자리에 앉아 멍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고 싶어요.ㅎㅎㅎ 그때의 단 하나의 방해물은 바로, 담배연기, 되겠습니다.^^;;;;;;;
광고사진들이 거개가 여성혐오를 담고 있어서 눈에 띄면 화가....ㅠㅠ

바람돌이 2022-08-17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분이서 이렇게 걸으셨단 말이지요. 아 저도 언젠가는 걸을 수 있겠지요? 다 가보고싶어 부러워서 눈물이....ㅠㅠ

난티나무 2022-08-17 22:25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도 곧 걸으러 오실 수 있기를~!!^^
저도 또 가고 싶네요. ㅎㅎㅎ

공쟝쟝 2022-08-17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그르니까 제가 걸어댕긴 곳들이네요?ㅋㅋㅋ 으히히히! 아케이드에 대한 설명이 매우 찰떡처럼 알아먹어지는 것이 보지 않았으면 몰랐겠죠? 게다가 베냐민 베냐민이라 ㅎㅎㅎㅎㅎㅎ 암 생각 없이 걷기만 했는 데 또 누구는 그걸 사색하고 ㅋㅋㅋ 인용된 책도 솔닛 책인 것!!! 추억 필터 입혀져서 또 아 진짜 넘 좋다 ㅠㅠ 넘 좋으네요 ㅠㅠ

난티나무 2022-08-17 22:40   좋아요 1 | URL
베냐민이 <아케이드 프로젝트>라는 책을 기획했었대요.(마지막 미완성 저서)
˝배냐민은 자기를 가리켜 ˝악어 아가리를 지렛대로 비틀어 열고 거기 들어가 사는 사람˝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문학을 제일 좋아했고 거의 일평생을 프랑스 문학에 나오는 조연들처럼 배회하면서 살았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바로 프랑스 문학인 것 같기도 하다. 파리를 탈출할 시기를 놓친 것이 프랑스 문학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베냐민 죽음에 대한 일화도 나오고, 암튼 흥미로웠습니다, 베냐민 잘 모르지만서두.ㅎㅎㅎ
아렌트도 1960년대에 파리에 산 적이 있다네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 이 책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 빠리 두둥 나와서 잠 확 깨는 기분.^^ 추억 필터 ㅋㅋㅋㅋ 맞습니다 맞고요~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17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빠리...자주 언급해 주시니 빠리가 친근해지고 빠리에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전 빠리 한 번 걸어보는 게 약간 소원이었는데 다락방님이 냄새에 허걱~ 하시어 진짜 지저분한가보네? 싶어 살짝 보류했지만 또 난티님의 사진을 보니...홍야홍야~^^

난티나무 2022-08-18 03:38   좋아요 2 | URL
지저분한 건 맞습니다만 ㅎㅎㅎ 저는 그래도 가끔 생각나고 가고 싶어지기도 해요. 무엇보다 맛있는 한식을 파는 식당이 많고(응?ㅋㅋ) 한국식 신식(?) 커피를 마실 수도 있어서요.ㅋㅋㅋ 주로 먹는 데 진심이네요 제가? 푸핫.

mini74 2022-09-0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당선 축하드려요.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난티나무 2022-09-09 05:41   좋아요 0 | URL
앗 mini74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요~~~^^
 

빠리에서의 한나절, 매일 시장이 서는 골목에 있는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박물관을 찾았다. 나는 모르고 있었는데 옆지기가 어디서 봤는지 여성작가의 전쟁사진전이 열리고 있다고 알려줬다. 지난 달 읽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바로 떠올랐다.




(빠리 해방/드골 장군/장 물랑, 의 이름을 단 박물관.)




(입구 출입문에 붙어있는 전시포스터.)



책을 읽을 때도 울지 않기 위해 마음의 거리를 두고 읽어야 했기에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에도 마음의 준비를 했다. 거리 생성, 울지 말 것. 그런 사진들이 없을 수도 있었다.






당시의 잡지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서술을 사진으로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신중하게 고른 느낌이 들고. 세계대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의 전쟁들도 많았다...






아버지의 시체 앞에서 우는 이 아이를 볼 때만 해도 거리는 잘 유지되고 있었다.







전쟁터에는 눈물만 있는 게 아니다. 폐허 속 아이들의 웃음. 웃음들조차 보는 이에게는 슬프게 느껴지지만 슬픔이라는 단어 하나로 (전쟁 속) 삶을 압축할 수는 없다는 걸 이제는 알지. 


많지 않은 사진들을 주욱 보며 돌다가 결국 눈물이 터졌다. 죽은 아이 앞에서 오열하고 있는 남자의 사진이었다. 지나온 사진 속 여성의 눈빛, 무표정 뒤에 숨은 감정들,이 내가 만든 거리를 넘어올 것같아 남은 사진들은 더 먼 거리를 두고 스쳐지났다...


규모도 아쉽고 사진의 내용도 좀 아쉽기는 했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이 사진작가들이 공개하지 않은 사진들이 어마어마할 것같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존재, 참여자와 피해자와 증인으로서의 여성, 그들을 바라보는 여성작가, 이런 걸 사진으로 더 많이 보고 싶었다. 그래도 관람객이 많았다는 사실에 혼자 안도했다. 내가 워낙 모르기도 하지만 이 여성사진작가들의 이름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게 좀 슬펐고. 그럼에도 여전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작가들 : 

Lee Miller (1907-1977), Gerda Taro (1910-1937), Catherine Leroy (1944-2006), Christine Spengler (née en 1945), Françoise Demulder (1947-2008), Susan Meiselas (née en 1948), Carolyn Cole (née en 1961), Anja Niedringhaus (1965-2014)





(사진 출처 : https://www.museeliberation-leclerc-moulin.paris.fr/exhibitions/femmes-photographes-de-guerre)






Musée de la Libération de Paris : 4 Av. du Colonel Henri Rol-Tanguy, 75014 Paris, 프랑스


















(책과 연결되는 전시라 생각해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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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8-16 2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한 장면 한 장면이 다 안타깝네요.

난티나무 2022-08-17 02:19   좋아요 2 | URL
사진 속 여성들이 많은 걸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우리 눈에는 보이는....ㅠㅠ

청아 2022-08-16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덕분에 멀리 빠리에서 하는 전시회 구경을 했네요! 폐허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아이들...

난티나무 2022-08-17 02:21   좋아요 2 | URL
아이들의 웃음이 어찌나 천진난만한지요.
복잡미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mini74 2022-08-17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육이오 전쟁 사진전 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쟁은 장소만 바뀔뿐 그 처참한 모습은 똑같은거 같아요. ㅠㅠㅠ

난티나무 2022-08-17 18:25   좋아요 0 | URL
그쵸...ㅠㅠ 전쟁도 전쟁이지만 사진으로 남기는 기록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치관)을 갖고 있었는지도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달 <전쟁은...> 읽을 때도 그랬고요.
 

오늘이 14일, 하루 자고 일어나면 일주일이 가버린 느낌으로 시간이 간다. 오늘을 기록하지 않았어, 어떡하지, 내 시간들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렸어, 라고 안타까워하던 작가가 누구였더라, 울프였던가?


같은 공간, 같은 시간.

누군가 다른 사람과 한 방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 식구라 해도 그렇지만 아닌 사람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오래전 그걸 피부로 느끼고는 도대체 왜 어려웠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한국에 다니러 가면 친구와 짧은 밤을 함께 보내곤 했다. 때론 친구의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간 바닷가 펜션에서의 하룻밤이기도 했고 서울 호텔방에서의 이틀밤이기도 했고 친구네 집 안방 침대에서의 하룻밤이기도 했다. 그 밤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편안했던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친구네 집에서 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것은 친구와의 스스럼없는 관계 때문이 아닐까. 어떤 이야기를 해도 괜찮은, 내가 생각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말해도 괜찮은 사이, 알아듣고 이해하고 감응할 수 있는 사이.

몇년 전 유럽에 사는 나(만)를 믿고 여행을 온 다른 친구와 함께 방을 쓰던 첫날밤, 나는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옆 침대에 누운 그 친구가 계속 신경쓰였다. 불편했다. 왤까, 나는 그 친구와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피부로 느껴지는 거리감은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며칠이 지나 불편한 거리감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함께 자는 마지막 밤에도 나는 그다지 편하지 못했던 것같다. 마음을 열지 못한 탓일까. 그때도 나는 유럽에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뭣도 모르면서 여행가이드를 자청했고, 내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아쉽고 모자랐던 기억이 많은, 그런 여행이 되어버렸고, 이 일이 어떤 계기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그 이후 친구와는 멀어져버렸다. 그렇게 잃고 싶지는 않았는데.


방을 잡고 함께 자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친구들에게 그래서 놀랐다. 우리 얼굴도 모르는데요. 초면에 같이 자는 거 괜찮아요? 결론을 말하자면, 완전 괜찮았다. 한 달도 전부터 허리가 아파서 책상 앞에 앉아있기를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의자도 아닌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몇 시간을 보냈다.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폰을 어디다 두었는지 팽개쳐두고 자기 전까지 폰을 잊었다. 내 옆에 과자봉지들을 두고는 그걸 뜯어서 먹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이 외에도 잊은 것이 많을 것이다.ㅎ)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한 친구의 입꼬리 올라가며 나란한 이가 보이는 웃음을 보는 것이, 온몸으로 웃으며 즐거움을 표현하는 한 친구의 몸짓을 보는 것이, 좋았다. 처음 만난 사이 맞아? 이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하루종일 걸어다니고 기차를 타고 이동하고, 피곤했던 친구들은 늦은 시간 침대에 눕자 이내 곯아떨어졌다. 코를 골지도 몰라요, 하며 내게 건넨 건 주황색 스펀지귀마개. 그것이 또 내 손에까지 들어온 것도 재미있었다. (찬조출연 알라딘 ****님.^^) 나는 그날 밤을 새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일찍 잠들어버리면 안 되니까, 오후 늦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준비(?)를 했던 터라 ㅋㅋㅋ 잠이 오지 않았다. 밤에 두어 시간 간격으로 자주 깬다고, 한국의 직장인들이 공통으로 겪는 현상이라고, 그러니 그 때문에 내가 덩달아 잠을 설칠 수도 있다고 친구들이 말했는데, 나는 직장인이 아님에도 자주 깨는 그 경험을 너무 잘 알고 그래서 피곤한 다음날을 지내게 되는 일도 너무 잘 알았다. 그건 시간에 대한 압박감, 아침에 일어나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에 꼭 일어나야만 하며 그렇지 못했을 때 닥칠 예상 가능한 상황을 마주할 것이 싫은 데서 오는 압박감, 그리고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중에 생각했다. 출근 시간 뿐만 아니라 기다리는 일이 있거나 하기 싫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이 대기하고 있거나 불안/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라면 두 시간에 한번씩 깨는 일은 다반사, 나도 모르지 않는 경험들.

새벽에 또 놀란 일 하나. 잠이 들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게 코도 골지 않고 자던 친구가 갑자기 또렷한 목소리로 옆친구에게 말을 거는데 분명 자고 있던 이 친구도 안 잔 것같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 거다. 그러더니 화장실에 다녀오던 친구가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빛나는 내 전자책을 보고는 부스럭부스럭 자신의 블루투스이어폰을 찾아 내 손에 쥐어줬다. 어둠 속에 누워서 생각했다. 저 두 친구는 잠자는 것까지도 스타일이 잘 맞는구나, 다행한 일이다. 조금 뒤에 생각했다. 잘 맞는 게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상대를 배려하는 일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들이구나. 내가 불편함을 1도 느끼지 않았던 것은 그런 배려심 때문이었겠구나.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배려.

아침 6시가 조금 넘었으려나. 늦게 잤어도 어김없이 일찍 잠 깨는 친구 1(숫자는 순서에 따른 것임)의 움직임에 설풋 잠이 들었던 나도 깨고 이어 친구 2도 일어났다.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우리는 각자의 침대에 앉아서 또 이야기꽃을 피웠다. 새벽의 시간이, 아침의 한 시간이, 아니 1박2일의 시간 전체가 3박4일로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담인가? 나 너무 질척?ㅋㅋ)


친구들과의 만남은 내가 그동안 많이 외로웠나 하는 생각에 무게를 더했다. 한번도 내가 외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혼자서도 잘 노는 사람이라고 여겼기에.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입밖으로 단어를 내뱉는 순간, 한없이 외로워질 것을 직감했을지도.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그 필요를, 새삼 깨달았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보는 일은 괴롭기도 하지만 겪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이제야 새삼 뼛속 깊이 한다. 괴로움이 적어지다가 사라지는(과연?)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어디에서든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그 날도 오기를 바란다. 또다른 친구들을 만나는 날도 오기를 바란다. 그때쯤이면 지금 서툰 내 언행이 그동안 흐른 시간만큼 조금 덜 서툴기를. 나는 2022년 8월 빠리의 그날 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호텔방 사진도 없고 호텔 앞 거리 사진도 없고 ㅎㅎㅎ 북역이 보이는 저녁 거리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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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4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08-14 2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상을 벗어난 며칠의 동행, 넘 좋아보입니다. 자신을 바라볼 땐 서툴다고 느끼지만 함께 있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할 겁니다.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2-08-14 23:48   좋아요 4 | URL
맞아요 오래 기억할 거예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얄라알라 2022-08-15 0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름~다워~~하면서 읽다가
후반부 쯤 난티나무님께서 ˝나 너무 질척?˝에서 ㅋㅋ반전 매력!
(두 친구분의) 배려가 삶의 자세임이 느껴지게 쓰셨을 뿐더러 실로 그러하실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찾아오신 두 분의 성향이.
그리고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2-08-15 01:48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반전 매력이라고 말씀해주시네요.^^
삶의 자세! 그렇습니다.
그래서 두 친구의 삶이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
저는 뭐 아직 한참 멀었구요.^^;;;;

책읽는나무 2022-08-15 09: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사람의 미담은 여기저기에서 끝이 없군요?ㅋㅋㅋ
캐리어에 배려의 선물을 준비해 가신 난티님도 감동이시지만, 그 밤과 새벽의 시간들 속 두 분도 천상 배려가 몸에 장착되신 분들이시군요.
내가 만약 겪게 되었다면 나는 그렇게 배려심 있게 다정한 환대를, 또는 초대를 받아 간 자리에서 주인을 편하게 해 주려는 배려를 저렇게 자다가도 옹냥옹냥~ 할 수 있었을까?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란 저런 모습일 수 있겠구나! 란 생각도 해 봅니다. 성향들이 잘 맞으셔서 좋은 추억 기분 좋은 추억이 되셨겠습니다^^

난티나무 2022-08-16 05:03   좋아요 3 | URL
아니 제 집도 아닌데 주인은 아니고…ㅋㅋㅋ
옹냥옹냥, 이 말 왤케 재밌어요?^^ 책나무님 말씀처럼 옹냥옹냥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ㅎㅎㅎ

mini74 2022-08-15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조용한데 티티타카가 맞는 느끼입니다. 난티나무님 말씀처럼 배려겠죠. 그것도 자연스럽게 몸에 벤... 그 밤의 평온함과 따스함이 부럽습니다. ㅎㅎㅎ

난티나무 2022-08-16 05:09   좋아요 2 | URL
평온함과 따스함,이라 하시니 그날 밤의 더위가 생각나고 ㅎㅎㅎ 새벽의 고요도 생각나네요.^^

청아 2022-08-15 1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혼자인 시간을 무척 즐기지만 사람이 참 좋기도 하거든요. 난티나무님의 사람 좋아함이 뭉클하게 전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사진 예뻐요ㅋㅋㅋ

난티나무 2022-08-16 05:13   좋아요 2 | URL
맞아요 미미님. 혼자가 좋은데 또 사람도 참 좋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였군요?!!! ^^ 라고 적으며 여러 생각이…ㅎㅎㅎ

다락방 2022-08-16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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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시면 혹은 다른나라에서라도 우리 꼭 또 만나요!! 그 날의 환대에 대해 보답하고 싶습니다!

난티나무 2022-08-16 17:30   좋아요 1 | URL
아니, 환대가 보답하는 거였나요?ㅎㅎㅎ
하지만 계속 주거니받거니 보답하고 싶어진다네에~~~~~~~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8-16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6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6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2-08-16 1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퀴퀴하고 콘센트도 하나뿐이던 호텔마저ㅠ낭만적이었던 것 처럼 필터 껴져서 기억되는 매직—! 역시 친구는 글로 사귄 친구…?!? 가 최고네요! 이렇게 글로 보니 더 잊혀지지 않을 것 같고 막 그래요! 😉

난티나무 2022-08-16 17:44   좋아요 2 | URL
그 어마무시한 호텔 이야기는 다락방님이 쓰신다고 했으니 기대 중이고요.ㅋㅋㅋㅋㅋㅋㅋ
머릿속에만 저장하기 아쉬워서 글로 썼는데 음 매직이 너무 과해버렸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