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 밤.
비가 내린다. 천둥번개도 친다. 여름이 끝나고 있다.
여름이 끝나는 기념(?)으로 책 이야기를 해보려고 서재에 들어왔다.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아직도 헷갈리는데 책 이야기 하면 신이 나니 좋아하는 거겠지. 책 쌓아놓으면 좋으니 좋아하는 거겠지. 욕심이 과해서 신남을 부르는지. 욕심이라고 할라치면 또 아닌 게 없어 보이고. 그렇다.
우치다 다쓰루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 우치다 다쓰루의 혼을 담는 글쓰기 강의>
블친 이웃님이 올리신 글 일부를 보고 사야 겠다고 맘먹은 책. 그런데 전자책으로 살 걸 그랬나 보다 살짝 후회 중이다. 재미는 있다. 여기저기 나는 남자다, 가 삐죽이는 걸 보면서 무시하려고 애쓰는 중. 그래도 옳은 말 하니 밑줄 긋자. 1/4 정도 읽음.

루이스 하이드 <선물 - 대가 없이 주고받는 일은 왜 중요한가>
음, 나는 남자다, 가 여기도 있군. 뭔가 굉장히 심오한 이야기를 할 것 같고 실제로 그러기도 한데 그게 마음에 와 닿으려면 내가 도를 백만 번은 닦아야 할 듯. 씌어진지 오래 되기도 했고 예시로 드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구닥다리야... 읽다가 읽기 싫어지는 책 유형이다. 독서모임에서 읽고 있는데 5장까지 읽었고 6장 여성적 재산 읽고 나면 스탑 할 예정.
애나 칭 <세계 끝의 버섯 - 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예에전에 아마도 올초던가, 에 독서모임에서 읽다가 역시 중단한 책. 기타 환경 요인(?) 때문에 멈춤이었다. 절반 정도 읽었었는데 다시 펼치니 첫장부터 새록새록 새롭게 다가온다. 그땐 이렇지 않았던 듯한데... 어쨌든 처음부터 읽기 시작.
윤이형 <작은 마음 동호회>
이것도 얼마 전 독서모임에서 읽자 하고는 다 못 읽은 책. 책꽂이 앞에 서서 <교차하는 페미니즘>을 꺼내서 휘리릭 넘겨보는데 윤이형 소설 비평이 나오길래, 사이보그 어쩌구 하길래, 전자책 켜서 그 단편만 읽었다. 어렵다는 느낌. 전체의 절반 정도 읽었던 듯. 단편들이라 틈틈이 켜볼 예정. 마저 읽자.
도나 해러웨이 <트러블과 함께하기 - 자식이 아니라 친척을 만들자>
마지막 세 장(여섯 페이지) 정도 남아서 아직 덜 읽은 책이지만 곧 다 읽은 책이 될. 책친구와 꾸역꾸역 읽었다. 이건 도를 닦아서 될 일이 아니고 내 머릿속이 천지개벽에 가까워야...@@
이렇게 써놓으니 그동안 독서모임 되게 열심히 한 것처럼 보이는데 아니다. 최근에 다시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읽는 책에서 가지 뻗고픈 책들이 생기고 있다. 시간이 없다. 아쉬울 따름이다. 지나고 나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도 잊어버리겠지. 그래서 틈틈이 책을 산다.(응?) 사기만 한다. 자꾸 산다. 서재에 뜸했던 동안 사들인 책들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엄두가 나지 않았다.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