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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여왕이 될까요?
토마스 F. 에제르스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대교출판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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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자아이 셋, 일단 그림책에서 보기 드문 가족 구성이 아닐까?
형제나 자매, 남매 둘인 경우가 아마 가장 많을 것이다.
아이들이 티격태격 싸우는 일상을 잘 표현했다. 아이들의 심리 또한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보여진다.
셋 중 최고이고 싶은 마음, 서로에 대한 질투심, 자기 과시욕, 이런 것들 때문에 싸우느라 엄마의 생일을 망쳐버린 아이들, 저희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 기특하다. 
아이들이 자주 속을 썩이지만 이렇게 한 번씩 이쁜 짓(?)을 하는 걸 보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 부모인데, 그런 부모의(여기서는 주로 엄마의) 심정도 잘 느껴진다.
마침 나는 둘째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어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며 동생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셋이 한 방을 쓰며 각자 다른 놀이를 하고 있는 개성 강한 아이들 그림을 보면서 동생이 태어나면 너도 이렇게 동생과 한 방을 쓸 거라고,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그림을 보면서는 어, 싸우네? 라고 말해서 "싸우면 안 돼~~"라는 대답을 끌어내고(이거 너무 교훈 주입인 듯..ㅠㅠ), 그런 식으로. 후후.
끝부분에 아빠가 바지를 입는 뒷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흰 줄무늬 빨간 팬티가 보이는 그 엉거주춤이 (사실적이라) 눈길을 끈다.

"엄마는 우리를 하나하나 꼬옥 안아 주며,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기뻐했어요. 오늘이 엄마 생일은 아니지만, 뭐 어때요? 엄마가 우리 때문에 웃었다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 웃는 것, 그게 행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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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랑 공재랑 동네 한 바퀴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6
조은수 글, 문승연 꾸밈 / 길벗어린이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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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그림책 모임에서 한 사람이 앤서니 브라운의 <미술관에 간 윌리>를 빌려왔다.
패러디 마왕 앤서니 브라운답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명화 패러디를 통해 서양화를 보고 느끼게 만든 그림책.
그리고 며칠 뒤, 보고 싶었던 우리 나라 그림책 <아재랑 공재랑 동네 한 바퀴>를 만나게 되었다.
표지만 보고도 가슴이 설렌다. 그냥 포근하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림을 보노라니 그 포근함에 이어 무지막지한 미안함이 몰려온다. 우리 그림, 우리 화가에 대해. 학교에서 그렇게 김홍도 신윤복을 배웠어도 막상 그림을 보니 이게 저거 같고 저게 그거 같다. 이렇게 무지할 수가.
책 뒤에 붙은 원화 설명을 보고서야 아, 그렇지,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다시 처음부터 그림을 본다. 이제 그림의 분위기가 화가마다 다른 것을 확연히 알겠다. 아, 좋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 것이 얼마나 많은지, 나이를 먹을수록 그 사실이 새삼스럽다. 부끄럽기도 하다.
이런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우리 옛그림에 대한 낯설음을 깨고 우리 나라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연히 2주 전 본 그림책 <미술관에 간 윌리>가 떠오른다.
차이?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들을 완전히 이해하고 소화해서 자기만의 패러디 방식으로 현대 사회의 또다른 일면들을 보여준다.
<아재랑...>는 그림 따라가며 조선 후기 풍속 구경하기다.
어떤 게 더 좋다고 말하기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1995년, 우리 나라 그림책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무렵 시작된 이 <내가 처음 가 본 그림박물관> 시리즈의 기획과 시도는 그 가치를 높이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리즈의 그림책들을 다 보게 되었으면.

아쉬웠던 점 : 책의 편집.
흥미와 구성을 위해 그림을 잘라내어 배치한 것까지는 좋다. 그림에는 없는 그림자들을 그래픽으로 갖다 붙인 것도 눈에 거슬리거니와 원그림의 좌우를 뒤집어 놓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조영석의 "이 잡는 늙은 스님"을 포함, 네 그림이 좌우가 뒤집혀 있다. 그렇게 되면 그림의 구성이나 의미 등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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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8-2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이 책을 못 봤는데 궁금해지네요^^
앤서니 브라운과 비교한 부분이 재미있네요. 잘 읽었어요.

2005-08-26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05-08-2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책 좋아요. 편집만 빼고요..^^;;
그림책은 다시 편집해서 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ㅎㅎㅎ
 
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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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엄마를 따라 누군가의 집에 가면 나는 늘 그 집 책장 앞에 서서 책들을 구경하곤 했다.
그 땐, 요즘처럼 집집마다 그림책, 동화책이 넘쳐나던 때가 아니었으므로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은 몇 안 되었지만, 허락을 얻어 책들을 그 자리에서 읽어치우거나 집으로 빌려가곤 했다.

책을 미친 듯 좋아하는 큰딸 덕분에 우리집엔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세계문학전집 한 질과 소년소녀 세계문학문고(이름은 정확치 않음. 손바닥보다 좀 큰 노란 표지 문고였는데...) 한 질이 책장 안에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내 기억으로는, 책은 그게 끝이었다.

늘 책에 목말라 허덕이던 나는 대학 졸업 후 내 손으로 돈을 벌게 되자, 책을 사 들였다. 그게 내 소원이었다. 읽고 싶은 책을 사서 맘껏 보는 것.

사설이 길다.
보고 싶었던 그림책 <도서관>, 내용은 대충 알고 있던 터이지만 그림책을 보며 책에 허덕이던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걸 어찌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글은 리뷰라기보다는 감상을 끄적인 것에 가까울 터이다.
(빼빼 말라 비틀어진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종아리가 왜그리 안 돼 보이는지...)

함께 책을 읽으며 늙어가는 엘리자베스와 친구의 모습이 아름답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두 친구가 사이좋게 책을 읽으며 걸어가는 공원 그림을 유심히 보면, 거기 또다른 어린 엘리자베스가 정신없이 책을 읽으며 앉아 있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

맘껏 책을 읽지 못한 지 5년째다. 지금은 또다시 맘대로 책을 사 볼 수 없는 처지이지만, 아마 몇 년 후에는 나도 엘리자베스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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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7-1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후엔 반드시 엘리자베스가 되시길...!

난티나무 2005-07-1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하얀 늑대처럼 - 세계의 그림책 023 세계의 그림책 23
에릭 바튀 글 그림,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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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그림책을 고를 때 이상하게도 에릭 바튀의 그림책엔 선뜻 손이 가질 않았었다.
집어 들어 몇 장 넘기며 그림을 훑어보고 내려 놓길 여러 번, 생각해 보니 그의 그림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내가 가진 이런 선입견을 한 방에 깬 그림책이 <하얀 늑대처럼>이다.

힘 없고 단결도 모르는 군중, 자신보다 약하고 작은 자에게는 강하고 자신보다 강하고 힘센 자에게는 짓밟히는 인간의 모습들이 토끼에 비유되었다. 당장은 권력자의 횡포가 떠오르지만 곰곰 생각하면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인간, 결국은 자기보다 더 힘센 자에게 잡아먹히는...

온갖 말도 안 되는 기준을 내세워 다른 토끼들을 마을에서 쫓아내는 흰 토끼. 그는 자신이 토끼 마을의 진정한 지도자이며 권력자라고 믿는다. 색깔과 무늬가 다르다고, 키가 더 작다고, 수염이 짧다고 쫓겨난 토끼들은 이 힘센 토끼를 어쩌지 못한다. 흰 토끼 주변에서 '나는 흰색이라, 키가 커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며 두 손 부비던 토끼들마저 쫓겨나자 마을에는 달랑 대빵 흰 토끼 한 마리만 남는다.

뭔가 또는 누군가가 더 없나 싶어 마을 꼭대기서 주위를 휘휘 둘러보던 흰 토끼,
자신보다 키도 더 크고 눈도 빨갛고 수염도 더 긴 또다른 흰 토끼를 발견, 지금까지와는 다른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남은 건 쓰러진 의자와 손대지 않은 당근 두 개, 끊어진 발자국...

쫓겨났던 토끼들은 작은 몸을 숨긴 덕에 이 모든 걸 다 본 점박이 칼라 토끼 덕분에 다시 마을에 모일 수 있었다. 혼란의 일 년을 마무리하며 모두 가진 것을 나누어 먹으면서 '봄'을 기다린다. 공동체 사회에서의 나눔과 평등, 희망의 내재, 이런 메시지들이 읽힌다.

토끼들의 힘을 한데 모아 독재자 행세를 하려는 녀석을 몰아내지 못 한 것이 좀 아쉽지만, 약육강식의 법칙이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겠는가 싶다.(혹은 유럽 역사의 한 장면일 수도.)

이러한 주제가 빨강과 검정을 주조색으로 한 거친 질감의 그림으로 더 돋보인다.
이거 내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을 잘못 생각했구나, 그림책을 덮고 이마를 탁, 친다.
역시 그림책은 일단 펼쳐서 끝까지 보고 판단해야 한다. 내 눈에 확 들지 않는 그림이라 해서 제쳐 둘 일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어른이 보아야 할 그림책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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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5-1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런 책이 있었네요? 내용은 낯설지 않고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지만 ..우린 프랑스 동화는 자주 못 접하는 것 같아요.(나만 그런가??)
그리고 저도 동감해요. 어른들이 보아야 할 그림책이 너무 많아요.

난티나무 2005-05-1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진주님? 어른들에게 그림책을 마구 권하고 싶어요.^^
그리고 유럽 그림책이 영어권보다는 적은 것 같아요..ㅎㅎㅎ
제가 도서관서 빌려보는 책 중 한국에 없다 싶은 것 자주 소개하려 하는데 게을러서리...--;; 그리고 책을 사진 찍어 올리려니 저작권과 상관 없나 싶은 걱정도 들구요.. 그래도 조금씩 올리도록 노력할게요~!!^^

진주 2005-05-1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진찍어 올리는 건-작가나 출판사에서는 오히려 권고할 걸요? 그 사진 때문에 동기유발이 될 수 있잖아요^^

히피드림~ 2005-06-07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화는 우리자신을 부끄럽게 하고 되돌아 볼 기회를 줍니다. 님의 리뷰만 읽어도 참 좋은 책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특히 님의 마지막 문장, 왜 그렇게 다 큰 어른들이 그림동화에 집착(?)하는지 새삼 깨닫게 만드네요.

난티나무 2005-06-0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무조건 이쁘고 가벼운 주제의 어린이책보다 사회를 보여주는 묵직한 어린이책이 더 좋아요. 읽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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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정녕 존 버닝햄의 그림책이란 말인가?

장애,
머리로는 옳은 생각만 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 나이지만,
이건 아니다.
깃털이 없어 날지 못하는 기러기 보르카를 주위에서 놀리고 따돌린다면 보르카를 어쩔 게 아니라 주위의 시선과 생각을 바르게 이끌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 보르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떠난 부모는 또 무어냐. (여기까지는 현실 반영이라고 치자.)
친절한 선장에 의해 어딘가 이성한 구석이 있는 기러기들이 모여 사는 공원에 정착하게 되는 보르카.
거기서 계속 행복하게 살았단다. 결국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격리된 셈 아닌가?
Mc-Allister 선장의 배에서 제 몫을 열심히 하며 가족들도 만나는 그런 삶을 살도록 결말지었다 하더라도 가슴이 답답할 판인데, "격리수용"이라니...
보르카도 제 스스로에게 가치를 부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들 조금만 다르게 생각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마구 씹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게 바로 존 버닝햄이 노린 게 아닐까.
실제 우리 사회 속에서 몸과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바로 이렇다고, 아니 사실은 더 하다고,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 시킨 적 없느냐고, 보르카의 부모가 바로 너! 아니냐고.
처음의 삐딱한 시선이 조금 진정된다.
앗, 그럼 보르카를 진찰하고 깃털 대신 스웨터를 떠 입히라고 처방한 그 의사는 무능력한 의사 비판???
넘 멀리 갔나 보다.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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