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에서의 한나절, 매일 시장이 서는 골목에 있는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박물관을 찾았다. 나는 모르고 있었는데 옆지기가 어디서 봤는지 여성작가의 전쟁사진전이 열리고 있다고 알려줬다. 지난 달 읽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바로 떠올랐다.
(빠리 해방/드골 장군/장 물랑, 의 이름을 단 박물관.)
(입구 출입문에 붙어있는 전시포스터.)
책을 읽을 때도 울지 않기 위해 마음의 거리를 두고 읽어야 했기에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에도 마음의 준비를 했다. 거리 생성, 울지 말 것. 그런 사진들이 없을 수도 있었다.
당시의 잡지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서술을 사진으로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신중하게 고른 느낌이 들고. 세계대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의 전쟁들도 많았다...
아버지의 시체 앞에서 우는 이 아이를 볼 때만 해도 거리는 잘 유지되고 있었다.
전쟁터에는 눈물만 있는 게 아니다. 폐허 속 아이들의 웃음. 웃음들조차 보는 이에게는 슬프게 느껴지지만 슬픔이라는 단어 하나로 (전쟁 속) 삶을 압축할 수는 없다는 걸 이제는 알지.
많지 않은 사진들을 주욱 보며 돌다가 결국 눈물이 터졌다. 죽은 아이 앞에서 오열하고 있는 남자의 사진이었다. 지나온 사진 속 여성의 눈빛, 무표정 뒤에 숨은 감정들,이 내가 만든 거리를 넘어올 것같아 남은 사진들은 더 먼 거리를 두고 스쳐지났다...
규모도 아쉽고 사진의 내용도 좀 아쉽기는 했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이 사진작가들이 공개하지 않은 사진들이 어마어마할 것같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존재, 참여자와 피해자와 증인으로서의 여성, 그들을 바라보는 여성작가, 이런 걸 사진으로 더 많이 보고 싶었다. 그래도 관람객이 많았다는 사실에 혼자 안도했다. 내가 워낙 모르기도 하지만 이 여성사진작가들의 이름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게 좀 슬펐고. 그럼에도 여전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작가들 :
Lee Miller (1907-1977), Gerda Taro (1910-1937), Catherine Leroy (1944-2006), Christine Spengler (née en 1945), Françoise Demulder (1947-2008), Susan Meiselas (née en 1948), Carolyn Cole (née en 1961), Anja Niedringhaus (1965-2014)
(사진 출처 : https://www.museeliberation-leclerc-moulin.paris.fr/exhibitions/femmes-photographes-de-guerre)
Musée de la Libération de Paris : 4 Av. du Colonel Henri Rol-Tanguy, 75014 Paris, 프랑스
(책과 연결되는 전시라 생각해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