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블루스타킹 북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새 이름을 잊었다. 지난 주에 다녀온 책방 이름을. 소소하고 별 볼일 없을지라도 기록을 남겨야 할 이유다.

 

공주 원도심에 위치한 블루프린트북 서점을 다녀왔다. 작년엔 이 동네 저 동네 수목원을 쑤시고 다녔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독립서점을 쑤시고 다닐 모양이다. 수목원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혹 모른다. 수목원보다는 서점은 한번 해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숨어있는지도. 때로 내 마음 나도 모를 때가 있으니까.

 

왜 또 '블루'일까? 서점 상호로 '블루'를 애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제주의 디어마이블루서점, 공주의 블푸프린트북 서점. 뉴욕의 블루스타킹 북카페. 아무래도 원조는 뉴욕의 블루스타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주의 서점의 대명사쯤 되는 자자한 명성을 지녔지만 실제로 가보면 아주 작은 카페 겸 서점으로 작고 소박한 인테리어에 놀라게 된다. 하여튼, 다음에 어딘가 '블루'가 들어간 서점이 또 있으면 찾아가보고, 확인한 후 '블루'를 주제로 페이퍼를 써보면 어떨까 싶다.

 

 

 

 

 

외관이 기괴하고 독특하다. 1층은 카페, 2층은 사무실, 서점은 3층에 있다. 출입구는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좀 불친절하다. 다리 힘 약간 사람에 대한 배려...없다.

 

 

 

 

주제를 짐작하기 어려운 책 배열이라서 보물찾기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  라이프스타일의 최전선'이라고 쓴 파란색 쪽지. '아무튼...'시리즈. 근데 이건 다른 독립서점에서도 보았다. 사적인 취향이 똑같은 건 우연?

 

 

 

 

'동네서점 베스트 컬렉션' 시리즈 역시 다른 독립서점에서 본 것. 동네서점 구색용 시리즈 같다는 생각이 든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2층에 마련된 소파. 오고가는 손님들 때문에 편하게 앉아서 책 읽기는 어려울 듯하다.

 

 

 

 

2층 초입에 있는 세면대. 장식용인가 싶은데 물이 나온다.

 

 

 

다시 1층. 서가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 최대한 주관적인 관점이 독립서점의 장점이 아닐까.

 

 

 

 

 

독립서점에서 책 구경만하고 나오면 안된다. 반드시 한 권은 구매할 것.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0-04-21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2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깨비 2020-04-2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씀 마음 속 깊이 새기고 갑니다. ㅎㅎ

nama 2020-04-21 19:50   좋아요 1 | URL
이런 독립서점이 계속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서가 배열이 독특한 서점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거의 영구적으로 각인된다. 1994년도 겨울, 런던의 어떤 동네 서점. 당당하게 한 구석에 자리잡은 게이와 레즈비언 코너는 쇼킹한 문화충격으로 다가왔다. '성소수자'라는 점잖은 표현은 싹트기도 전이었고, 그쪽으로는 무지 자체였던 나는 그 단어를 공적인 장소에서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자리에서 책을 펼쳐보았던가? 기억에 없다.

 

작년 6월. 난생 처음 가본 뉴욕의 진보성향 북카페, 블루스타킹. 규모는 작지만 굵직한 주제별 서가배열은 확실하게 눈을 사로잡았다. 무정부주의, 계급과 노동문제, 페미니즘, 반제국주의....단어 하나하나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카페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품은 내용만큼은 세상살이의 한가운데를 아우르고 있었다.

 

 

속초의 동아서점이 유명하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3대째 내려오는 서점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지만,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느 서점과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넓고 쾌적한 분위기, 아기자기하면서 적절하게 짜맞춘 다양한 모양의 책장, 독특한 주제별 배열 등이 눈에 들어왔다. 교보나 영풍문고에서는 느낄 수 없는 어떤 취향을 느낄 수 있었다.

 

 

 

 

 

 

 

 

 

 

 

 

 

 

 

아트 같은 느낌.

 

 

 

 

 

 

 

 

 

 

 

 

 

 

 

 

 

 

 

기념으로 구입한 책. 자체 제작한 책갈피와 메모지에도 정성이 깃들어 있다.

 

 

 

동아서점이 있는 속초가 순간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속초에서 살아도 되겠구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0-03-08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08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주에 다녀왔다.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내가 움직여야 세상이 움직인다는 생각. 고여있는 세상은 답답하다.

 

 

 

인천에서 완도까지, 다시 차량을 배에 싣고 제주까지. 여정이 길었는데 늙은 몸(?)으로 혼자 운전하는 남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난 면허조차 없다. 그런데 배삯이 생각보다 많이 나갔다. 우리는 순간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 되었다.

 

첫날 숙소는 J**펜션. 2006년에 중국 따리에 갔을 때 신세졌던 넘버쓰리게스트하우스. 그 숙소의 사장님이 새롭게 제주에 개척한 펜션이어서 작심하고 찾아갔는데....우리를 맞이하는 낯선 사장님. 2017년에 펜션을 인수했다고 한다. 제임스 조 사장님은 강원도 어딘가로 가셨다고. 밤은 깊어가고 이 시간에 또 어디를 헤매랴싶어 그냥 묵기로 한다.

 

* https://blog.aladin.co.kr/nama/1113973  제임스 조 사장님과의 인연을 기록한 글이다.

 

 

 

 

 

 

제주 올레길을 거의 마스터한 친구도 못 가본 곳, '짜장면 시키신 분'의 마라도.

 

 

 

 

 한 그릇 시켜서 두 사람이 먹어도 괜찮다기에 딱 한 그릇 시켜 먹은 톳짜장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었다.

 

 

 

 

갯무꽃. 순을 잘라서 씹어보면 영락없는 무맛이 난다. 무꽃은 무조건 노란색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섬에 들어올 때부터 섬을 떠나는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오래 머물 수도 없다. 서귀포 운진항으로 돌아갈 배를 기다리는 동안 아쉬운 마음으로 남기는 사진.

 

 

 

 

안도 다다오의 건축, 본태박물관. 복잡해보이는 동선과 노출콘크리트, 그리고 물.

 

 

 

 

박물관 전시물. 옛 상여에 쓰였던 장식물이란다.

 

 

 

 

쿠사마 야요이의 점박이 호박 상단부.

 

 

 

 

베개. 모아놓으니 이것 또한 작품이 되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방주교회>.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를 보고 한번쯤 보고 싶었던 그의 건축물이다. 저런 교회라면 다녀볼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경내에 핀 매화.

 

 

 

 

제주하면 바다.

 

 

 

 

 

 

어떻게 줏어들어서 머리 속에 입력된 디어 마이 블루 서점. 일찌감치 찾아갔더니 개점시간 전. 동네 한 바퀴 돌고 11시쯤 다시 왔더니 여전히 닫혀 있기에 자세히 살펴보니 개점시간이 오후 1시란다. 오후에 문 여는 서점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허를 찔렸다. 안녕~ 푸른 이미지만 눈에 담는다.

 

 

 

 

목포엔 <코롬방제과>, 대전엔 <성심당>이 있듯이 제주엔 <덕인당>이 있다. 갈 곳을 정하지 않고 대충 떠나온 여행이라 어쩌다 알게 된 빵집이 꼭 가야할 곳이 된 상황. 네비게이션에 덕인당을 입력하고 열심히 찾아갔으나 매주 일요일은 정기 휴일이란다. 20대 딸아이 데리고왔으면 이런 허망한 실수는 안 할텐데... 다행히 3호점은 열었다니 십 몇 킬로미터를 달려서 찾아갔다.

 

진열장에 진열된 4종류의 빵 중에서 두 종류가 품절. 품절 표시된 빵이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지 ...그 실망감이라니...

 

" 10년 만에 제주와서 소문 듣고 찾아온 빵집인데 이럴 수가요..."  나의 궁시렁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알바 여학생이 조용히 빵을 내놓는다. "못난이 빵이라 판매하지 않는 건데 이거라도 가져가시겠어요?" ㅎㅎㅎ 그렇게해서 진한 쑥향이 나는 쑥빵을 두 개 공짜로 얻어왔다. 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줄어들어서 자연 빵도 덜 만들다보니 품절 현상이 생겼다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에 다시 제주에 가게 되면 서점은 몰라도 <덕인당>은 꼭 찾아가야지.

 

 

 

만나보지 못한 사람도 있고, 못 들어가본 책방도 있고, 못 먹어본 빵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제주 여행이었다. 다시 갈 핑계가 되니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0-02-28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8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르다 만 것 같은 이름, 슬로바키아. 왜냐하면 학창시절에 배운 바에 따르면 체코슬로바키아였으니까. 이번 패키지여행에서 단 몇 시간 들렀던 브라티슬라바는 들어보지도 못한 지명이었으나 심지어 슬로바키아의 수도란다. 한마디로 슬로바키아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는 얘기다. 여기저기 끌려다니는 패키지여행 특성상 어쩌다 가보게 된 곳이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좀 알아보고 싶었다. 우선 사진부터.

 

 

 

 

가이드가 제일 먼저 데려가준 곳. 이곳의 명물이란다. 다음 사이트에 따르면

 

https://www.welcometobratislava.eu/bratislava-statues/

 

이름은 '추밀ČUMIL'로 뜻은 '작업 중인 남자(Man at work)'라고 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전형적인 공산주의 시대의 노동자라는 설과 여성들의 치마 밑을 보고 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1997년에 처음 만든 이후 구시가의 상징물이 되었으며, 이 동상의 머리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단 영원히 비밀로 해야 한다나.

 

도시에는 이 외에도 여러 개의 동상이 있는데 각기 스토리를 품고 있다. easter egg처럼 숨어 있는 동상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 심심한 동네에 작은 활기를 주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정도였을까. 구시가지 둘러보고 화장실 다녀오고 기념품 하나 사면 끝나는 찰나 같은 시간이었다. 사진 찍기도 아까운 시간이지만....

 

 

 

 

사진 한 컷이 귀해서....

 

 

 

 

집합 장소로 급히 가는 중에 만난 동상. 일단 사진부터 찍었다. 누군인지는 돌아와서야 알게 되었다. 슬로바키아의 유명한 서정 시인이란다.

 

 

 화장실 천국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유럽은 살만한 곳이 못된다. 돈이 없으면 화장실도 갈 수 없으니 말이다. 예전 초창기 배낭여행 시절엔 무료였던 맥도날드도 이제는 얄절 없다. 돈을 내던가 음식을 사서 먹던가. 별 수 있나, 하며 지하 화장실로 내려가는데 어떤 현지 청년이 우리에게 영수증 두 장을 내민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런 친절을 베푼 곳은 여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감질만 났던 슬로바키아가 궁금해서 책을 구입했다. 영토 크기가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에 인구는 5백만 명 정도. 왠지 소박하고 조용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나라.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서평은 이미 알라딘의 부지런한 블로거가 남겨놓은 게 있으니 참고 바람.)

 

 

 

 

 

 

 

 

 

 

 

 

 

 

 

여행기가 아니어서 살짝 실망했으나 슬로바키아를 집중적으로 여행할 경우에는 도움이 되겠다. 책 한 권 손에 드니 벌써 마음이 슬로바키아로 향한다.

 

슬로바키아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강력한 기독교 국가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수줍음이 많고, 검소하기로 유명하다. 여행 갈 때 먹을 거 한 가방씩 들고 다니면 체코 아니면 슬로바키아 사람이란다. 그리 못 사는 것도 아닌데 아끼고 아낀다. 그런데 산악 민족이라 들고 일어설 때는 들고 일어선다. 애국심과 자존심은 숨겨져 있을 뿐이지, 그 정도는 매우 강렬하다. -프롤로그에서

 

그들의 애국심과 자존심을 슬로바키아 국가(a national anthem)에서 찾아보았다. 유튜브로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음미해보니 역시나 가사 역시 소박하다. <타트라 산맥 위에 번개가 쳐도>가 제목이다.

 

타트라 산맥 위에 번개가 치고

맹렬히 천둥이 친다네

타트라 산맥 위에 번개가 치고

맹렬히 천둥이 친다네

형제들이여 천둥을 멈추게 하라

어차피 그것들은 다 사라지니

슬로바키아인들은 소생한다네

형제들이여 천둥을 멈추게 하라

어차피 그것들은 다 사라지니

슬로바키아인들은 소생한다네

우리의 슬로바키아가

이제까지 깊은 잠에 빠져있을지라도

우리의 슬로바키아가

이제까지 깊은 잠에 빠져있을지라도

천둥의 빛이

슬로바키아인들의 의식을 회복시키기 위해

슬로바키아를 깨웠다네

천둥의 빛이

슬로바키아인들의 의식을 회복시키기 위해

슬로바키아를 깨웠다네

 

 

위 가사에서 마음을 끌었던 대목, '우리의 슬로바키아가 이제까지 깊은 잠에 빠져있을지라도'.

한 나라의 국가치고는 가사가 소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도 소박하고 평화로울까?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어 관광객으로 넘쳐나기 전에 가봐야 되는 건 아닐까? 꿈을 꾸면 언젠가 이루어지겠지? 겨우 브라티슬라바를 한두 시간 보고와서 이렇게 마음이 앞서 달리고 있다.

 

 

아직도 입에 잘 붙지 않는 브라타슬라바. 책에 소개된 내용을 옯긴다.

 

이 도시의 역사는 오스트리아와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독일, 헝가리, 유대인, 세르비아인, 슬로바키아인 등 다양한 국가와 종교인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 도시는 1536년에서 1783년까지 헝가리 왕국의 대관식 장소이자 입법 기관 중심이었고, 많은 슬로바키아인, 헝가리인 및 독일인들의 역사적 인물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결코 단순한 곳이 아니라는 얘기. 궁금할 수밖에 없는 이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