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공짜 티켓으로 스파이더맨3를 봤다.

139분이었던가...

좀 지겹긴 했지만, 미국의 변신에 놀랬다.

오~~

미국도 용서란 걸 아는 나라였던가.

개개인이 만나면 용서도 하고, 이해도 하고 하지만 미국이라는 집단이 되어버리면 잔인하기 그지없더니..

이라크에서 얼른 철수나 하지...

사실, 돈 주고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캐리비언의 해적 3을 기다린다... 조니 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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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4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권력싸움과 로맨스가 함께 버무려지다보니 전개가 좀 늦어지는 감이 있긴 하다. 그래도 이번 권에서는 신이와 채경의 애정이 새록새록 묻어나니 좋다.

처음부터 발상이 너무 좋아서 보게 된 만화였다. 조선이 계속 이어졌다면.. 글쎄 그 생각 자체는 반대이지만 - 차라리 다른 나라를 세워줘~~~ - 그래도 만약 우리에게도 왕과 왕비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참신했다. 다만, 조선이 망하기 전 대한제국을 세워 황제가 되었는데, 여기서는 그냥 왕이라고 하는 점이 못마땅하달까.

권력 싸움이 좀 어설픈 감도 있고, 왕과 세자의 갈등이 억지스럽기도 하고, 진지한 순간에 튀어나오는 개그컷이 흐름을 방해하는 듯 해도 요즘 나오는 만화들 중에서는 그나마 볼 만 하다. 너무 가볍게만 흐르지 않는다면 아마 좋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싸움이 좀 더 명확하면 좋겠다. 뭔가 로맨스에 가려져 두리뭉실 권력 다툼이 어설프다. 사실, 여기서 왕이라는 존재는 나라를 좌지우지 할 만큼의 권력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아마 대비의 입장에서는 죽은 남편의 뜻을 이어 왕권강화를 위한다는 의도인 듯 한데, 글쎄... 왕과 중전이 가지고 있는 갈등도 증폭되어야 할 것 같고, 좀 더 문제의식을 드러내면 좋겠다. 이를테면 일본과의 관계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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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철학적인 하루
피에르 이브 부르딜 지음, 강주헌 옮김 / 소학사(사피엔티아)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어제 하루종일 책정리를 했다. 이리 꽂아보고 저리 쌓아보고 정신없는 와중에 '언젠간 리뷰를 써야지..'라며 구석에 쌓아놓은 책들이 눈에 띄였다. 어머나... 이렇게나 많이...^^;;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대학 신입생 때였다. 중고생이 읽을만한 책을 고르던 중 우연히 눈에 띄여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읽고 난 뒤 난 프랑스가 너무 부러웠다. 막 수험생을 벗어난 내게 필이 느낀 일탈은 사치스러움 그 자체였다. 대입이라는 고지를 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학교와 책상 앞에서 보냈던가. 어느 날 갑자기 '나'란 존재가 누구인지, 우리집이 진짜인지, 혹시 나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닌지, 이 세계는 그저 환영이 아닐까 등의 의문이 든다고해서 하루를 완전히 제낄 수는 없다.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사실 의논할 상대도 없다. 만약 부모님께 그런 의심을 이야기 한다면 공부나 해라는 핀잔을 들을테고, 친구들한테 이야기 하면 자기들 일도 바쁜데 쓸데없는 생각 한다고 비웃을지도 모르고, 선생님께 이야기 한다면 공부하기 싫어서 대는 핑계쯤으로 여길테니까.

그런 점에서 필은 행운아다. 태어나면 누구나 한번쯤 그런 고민을 해 본다. 나 역시 어릴 적 그런 상상을 해 보았다. 나는 누구일까.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의심없이 대답하지만, 과연 그게 정말 나일까. 어느 날 갑자기 가족들이 사라지고 나만 홀로 다른 세상에 떨어지지는 않을까.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진짜일까. 나는 누군가의 꿈 속에 있는 건 아닐까.

존재에 대한 의심, 나에 대한 확신... 어쩌면 그런 의문이 들 때 날 이끌어 줄 수 있던 스승이 계셨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저 잠깐의 의구심으로 치부되고 다시 수험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던 그 때는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아마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지 않을까. 그러니 철학은 머리 아픈 낡은 학문으로 취급하고, 그저 돈 벌이가 되는 학문들을 찾아서 실용적인 것들만 공부하고...

얼마 전 인문학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좀 기분이 그랬다.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만 하는 이유가 무언가. 좋은 대학 가면 보다 나은 미래가 기다리기 때문 아닌가. 요즘 애들은 물론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연구를 위해서 대학에 가는 게 아니다. 그저 성적이 최고다. 좋은 성적을 가진 애들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 잡아서 좋은 집에 살며 끼리끼리 결혼하고... 그런 가치관을 어릴 때부터 심어놓고선 대학 가서 학문을 연구하라고? 인문학을 살리려면 인문학이 상아탑에만 갇혀 있을 게 아니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프랑스처럼, 누구나 하나의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고, 누구의 사상도 비웃지 않으며, 어린 아이의 질문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않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하긴 아직도 반공을 외치고 있는데 자유로운 사상 토론이란 너무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지. 요즘 한창 대학자율화니 삼불정책이니 떠드는데 아래부터 쌓아서 올라가는 게 교육일진대, 실컷 위쪽만 개혁한답시고 하는 것도 웃기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위시하여 예능이며 체육이며, 기타 등등 애들을 괴롭히니 애들이 사고할 시간이 어딨나. 논술 교육도 거의 외우는 식이더만. 아예 이 문제는 이렇게 풀고 저런 질문이 나오면 이런 대답이 옳다라고 가르치면 그게 논술인가?

과거 일제가 조선을 병탄한 뒤 썼던 가장 악랄한 정책이 바로 문화말살정책이었다. 그 때 우리는 조선말을 쓸 수 없었고, 조선 이름을 가질 수 없었고, 조선 문화를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오로지 일본말을 쓰고 일본 이름으로 불리고 천황 폐하 만세를 외쳐야 했다. 그 정책을 20년만 더 썼더라면 조선이라는 나라는 완전히 일본이 되었을거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스스로 우리말을 버리고 영어를 선택하려고 기를 쓴다. 왜냐? 국제화 시대에 돈이 되니까. 프랑스 애들, 영어 안 쓴다. 꼭 필요할 때만 쓴다.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 대단하다. 그래도 우리보다 잘 산다.

우리 사회에 철학이 얼마나 부족한지 가슴이 아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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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방송됐던 드라마, 소울메이트.

난 최근에 다 봤다.


모두의 사랑이 현실적이면서도 아련하게 다가왔다.

뭐, 주인공인 동욱과 수경이 서로 스쳐지날 때마다 흘러나오던 C'mon Through와 몽환적이면서 느린 이미지 때문에 애 먹었다.

괜히 감상에 젖어서 말이다.

나름 깔끔하고 잘 만든 드라마다.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내서 좋았다. 현실에서 시간을 들여 만들어가는 사랑과 운명적인 사랑 간의 위화감도 없고, 이게 진짜니 가짜니 이런 것도 없다. 그래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걸지도 모르겠다.

다만...

동욱이는 수경이의 생각을 들을 수 있지만, 수경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 필립과 동욱이 서로 운명이라고 주장할 때 수경은 혼란스러웠을거다. 당연한 반응이다.

운명처럼 이국 땅에서 둘은 재회하겠지만, 드라마상 미진의 대사가 괜히 결말을 내비치는 듯해서 사실, 시즌2가 안 나온다는 소리에 가슴을 쓸었다.

"남자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도 더 좋은 여자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 여자를 놓치고, 여자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도 현실을 선택한단다..."

동욱과 수경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다. 과연 운명이 그들을 행복하게 내버려둘까...?

잔인하게도, 둘은... 평생 서로를 가슴에만 묻어두고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더 현실적이니까.

사랑은... 그 자체로 순수하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기에 슬픈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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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용희 옮김 / 하문사 / 1996년 7월
평점 :
절판


슈테판 츠바이크. 전기작가로만 알고 있던 그가 쓴 소설이다. 처음엔 동명이인인 줄 알았더랬다. 책은 얇다. 하지만 읽고 난 뒤 여운은 두껍기만 하다.

정말 간단한 줄거리이다. 그냥 줄거리만 보면 사랑과 증오와 집착만이 보일 뿐이다. 그리고 방관자적인 '나'에 대한 아쉬움 정도만 느낄까. 하지만 떨리는 듯한 격정을, 그래! 이 책 첫 장에 나오는 것처럼 격렬한 폭풍과 바다에 내리꽂히는 번개를 만나는 듯 전율하게 하는 그의 문체를 빌어 이 줄거리를 읽어나가면... 지독한 사랑과 집착을 살인을 통해 완성하는 한 남자의 처절한 고통이 느껴진다.

'나'는 스쳐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다. 우연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거다. 그 날 '나'가 노래 소리에 이끌려 그 술집을 찾지 않았다면 '나'는 그저 이국의 항구에서 피로를 풀고 독일로 돌아갔을테지. 하지만 얄궂게도 '나'는 독일 노래를 부르는 한 여인을 만나버렸고,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를 만나버렸다. 사랑의 미숙아였던 서글픈 한 남자를.

지독히도 비참했을 터였다. 아내라는 위치에서 남편에게 돈을 구걸해야만 하는 것은. 그녀는 3년을 그렇게 버텼다.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의 병원비마저 거부당하자 그녀는 모든 걸 버렸다. 가난에서 구해준 자신의 남편을 사랑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아마 사랑했을테지. 그러니 3년을 그의 곁에서 그의 자만과 오만을 충족시켜 준 거겠지.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끝났고, 이제 그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그의 사랑은... 돈 몇 푼으로 우위를 점하던 그가 남은 인생을 모조리 그녀에게 다 바쳤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녀의 사랑이 끝나자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그녀를 사랑했다. 그러나 어긋나버린 사랑은 결국 비극이었다.

사랑은... 대단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움직이니까. 아니 두 사람인가. 배려 없는 사랑에 힘겨워하던 한 여자의 사랑은 창녀굴에서 차갑게 시들었고, 모든 것을 내던진 한 남자의 사랑은 살인으로 뜨겁게 완성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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