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보던 중,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그 장면이 나온 사진이 있을까 포털을 뒤져봐도... 없네.. 없어...
그래,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장면은..
일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 토요일 아침을 먹고 어디 갈까? 하는 하백에게 소아는 다른 일을 하자고 한다.
다름 아닌 대청소!!
구석 구석 먼지를 털고 물걸레로 닦아내면서 둘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몸을 부딪쳐가며 청소를 한다.
분명 다른 곳에서 시작했는데, 자석에 끌리듯 서로를 만나는 거다.
아...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닥터 지바고>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유리와 라라가 오두막집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 그 작은 공간에서 서로의 몸이 닿을 때마다 사랑을 나눴다는...
다른 어떤 장면보다도 로맨틱하게 다가왔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사랑을 나누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 묘한 떨림과 설레임이 막 다가오는거다.
나는 당장 책을 펼치고 싶었다. 그 대목을 읽어야했다. 이 연애감정이 날 행복하게 했고, 날 너무나 뒤흔들었고, 지금 읽으면 유리와 라라의 사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이 없다.. 책이 없어?
친정에 두고 온 것이다.. 아.. 그제서야 기억이 떠올랐다.
울 집 통통이가... 내 책에... 몹쓸 짓을 한 것을...
그래서 난 결단을 내렸다.
장바구니에 <닥터 지바고>를 담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도 책을 살 수 있구나..라는 걸 배웠다.
<하백의 신부>랑 <닥터 지바고>랑 무슨 상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