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사랑니를 뽑았다. 작년 가을에는 오른쪽 밑의 사랑니를 뽑았고, 그저께는 왼쪽 밑의 사랑니를 뽑았다. 작년에는 한 시간 반 가량 걸쳐 이를 뽑았는데, 정말 고생했다. 마취를 하니까 아픈 건 둘째치고, 그 드르르하는 드릴이랑 기타 소리 요란한 기계들 때문에 오싹했었다. 그리고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사랑니를 뽑을 때, 뿌리가 깊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마취가 안된다. 그래서 수술하는 도중에 한 번 더 마취를 하는데, 흑흑... 아프면 손 드세요..라고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의사가 미웠다. 그 말은 아프다는 얘기니까. 난 조금이라도 아프면 손 들 태세로 주먹을 꽉 쥐었다. 아마 다섯번은 손을 들었을테다. 하지만 딱 한 번 반응이 왔다. 마취를 한 번 더 한 것. 그 이후로는 내가 손을 들든 신음소리를 내든 그냥 드르르 지지직 이를 자르고 깨고 뽑고 난리였다.
작년에 사랑니를 뽑았던 치과에 갔더니 뿌리가 너무 깊어 신경 바로 위에 있고, 심하게 비뚤어져 있으니 종합병원으로 가세요.. 라고 했다. 잔뜩 겁먹고, 난 종합병원 갈 준비를 했는데, 마침 동생 친구가 사랑니 잘 뽑는 병원을 안 다길래 그리로 갔다. 작년에는 한 시간 반 걸려 뽑고, 내과 가서 항생제랑 진통제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20분만에 끝났다. 그리고 약 처방해 주고는 많이 아프면 오고 안 아프면 일주일 후에 오란다. 허... 이거 다 뽑은 거 맞나??
지금 왼쪽 얼굴은 부어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우울하기 그지없다. 더운 날씨에 곪을수도 있다니까 놀래서 계속 얼음 찜질을 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 왈, 얼음 찜질의 효과는 48시간이니까 그 이후에는 온찜질 해주세요. 날씨가 더우니 안 해줘도 됩니다... 얼음 대니까 무지 시원하고 좋았는데, 이제는 그것도 못하고 내내 고통받고 있다. 올해는 왠지 더 아픈 것 같다.... 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