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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샤 Ⅱ
진소라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왜 두 권일까... 한 권만 되어도 괜찮았을텐데... 결국 희원의 첫사랑은 안 나온다. 둘은 계속 소심하게 자신의 감정만을 힘들어하며, 상황은 엇갈리기만 한다. 승지가 품어왔던 12년간의 사랑이 정말로 사랑이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읽으면서 계속 읽어야 하나..고민했다. 극적인 부분이 약해서 좀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내면의 흐름은 잘 잡아내는 듯 하다. 그래도 좀 미적지근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도진이 더 멋있다. 언제나 승지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그녀의 사랑을 지지해주니까. 도진의 사랑이 더 예쁘고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아마 희원과 승지의 우유부단한 행동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희원과 승지가 서로를 연인으로 받아들이는 장면도 뭔가 건너뛴 듯한 느낌이었다. 이거 읽는데, 오래 걸렸다.
11년 전, 승지는 고등학생이었다. 담임의 숙제로 오빠의 대학엘 찾아간 그녀는 우연히 희원을 만난다. 그에게서 건네받은 커피와 담배는 너무나 따뜻했다. 그 날 이후 승지는 희원을 짝사랑하기 시작한다. 그를 만나기 위해, 그의 곁에 있기 위해 그녀는 잘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희원의 동네에 만화공간을 차렸다. 그리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너무나 외로움을 많이 탔던 희원은 울보다. 승지는 더한 울보다. 책 전체에 걸쳐 둘은 운다. 울고 또 울고, 말하다가도 울고, 품에 안겨서도 울고, 땅을 보고도 울고, 하늘을 보고도 울고, 편지를 쓰다가도 울고... 내가 지쳤다. 라이벌 비슷하게 나오는 한수아와 영은은 알고 봤더니 정말 황당한 캐릭터였고, 그 둘 앞에서 할 말 제대로 못하는 승지도 어이가 없었다.
사랑을 하면 바보가 된다는데.. 이런 사랑은 싫다. 정말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갑자기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