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제 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다. 10/6 부터 10/15까지 59개국 246편 방영하고 27만명 넘게 왔다고. 어쩐지 상연편수가 많으니 아침부터 영화를 상영하더라니...
이번에 보고 싶은 영화들이 겹치거나 아침에 상영해서 제법 힘들긴 했지만 꼭 보고 싶었던 드라마(재혼황후)는 봐서 성공!!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의 묘미는 평소에 절대 접할 수 없는 나라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거다. 예전에 과테말라 영화 <익스카눌>을 봤는데, 정말 충격이었다. 올해는 카자흐스탄 영화 <겨울 이야기>를 봤는데 카자흐스탄이 아주 많이 발전한 나라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영하 30도가 포근한 날씨(?)라고 하는 것도, 나라의 시간대가 달라서 단일시간대를 사용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코메디 영화였는데, 주인공 가빗이 자꾸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 김씨 아저씨를 떠올리게 했다.
갑자기 거금이 생긴다면? 어느 날 아침 차에 시동을 켜러 가던 가빗은 아파트 창문에서 누군가가 어떤 자루를 눈밭에 묻어두고 떠나는 것을 보고 그 자루를 챙겼다. 자루 안에는 돈다발이 들어있었는데... 물리교사라서 그런지 그는 돈을 일일이 세어보지 않고 한 다발 무게를 재고 자루 전체의 무게를 재더니 돈이 총 얼마인지 계산했다. 이 돈은 어디서 왔으며 가빗은 어떻게 될까... 짧지만 재밌었다. 영화에 현대차가 많이 나와서 신기했다. 물론 일본차도 많았고...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긴긴밤>은 보는 내내 먹먹해지는데다 눈물이 자꾸 나서 혼났더랬다.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의 여정이 가슴 아팠다. 소설로도 이미 유명해서 이야기를 다 알고 봐도 눈물이 계속 나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나레이션은 수지가 했는데, 일반 상영 때도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인간이 나쁘다... 라는 것. 좋은 인간도 있지만 나쁜 인간이 저지른 짓은 정말.... 얼마 전 몽골 화재 사건이 떠오른다. 밀렵 같은 불법 행위를 하다가 불을 냈다지... 나쁜 인간들...
경쟁작이었는데 수상은 못했지만 의의가 있어 좋았다.


영화 <최종면접>은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여줬는데, 긴장감도 높고 배우들 연기도 좋아서 너무 재밌었다. GV 때 감독, 배우, 관객 모두 범인을 위한 변명을 찾고 싶어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점점 좁아지는 취업 문 앞에서 청년 세대가 겪는 좌절과 아픔이 안타까웠고, 진실을 찾아갈수록 안타까움은 더해갔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예전에 <더 테이블>을 재밌게 봤던지라 기대했던 영화였다. 이런 이야기들이 뭔가 잔잔하면서도 상상하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하는데, 이 영화 역시 좋았다. 제목부터 좋았던 영화라고나 할까.
첫 사진은 외계인(?)에게 감시당하고 있다고 믿는 한선화가 중학교 때 같이 과외 받던 장률을 우연히 만나면서 찍힌(?) 사진이다. 이 에피 웃겼다. 두 번째 사진은 작가(심은경)와 작가의 소설을 영상화 하고 싶은 감독(이희준)의 이야기인데 감독이 어찌나 작가를 잘 다루는지... 둘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GV에 온 김민하 배우와 주종혁 배우는 카페에서 어긋나지는데 결국 서로 만날 수 있을까 궁금했고, 카페에서 헤어짐을 말하던 서로인 전소영 배우와 김동휘 배우는 진짜 헤어질 수 있을까 궁금했다.

영화 <자필>도 끝으로 갈수록 눈물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 정말 안 울려고 했는데...
처음에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여자라길래, <활자잔혹극> 같은 건가 했는데 아예 다른 이야기였다. 우리나라 마지막 사형수와 문맹인 엄마, 사정을 모르고 극악한 범죄자인 줄 알고 사형을 구형한 검사, 엄마의 아들을 결합해 만들어진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GV의 장점은 관객이 궁금한 점을 감독이나 배우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는 건데, 가끔 이상한 질문이나 무례한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면 정말 좋은 질문을 하려던 관객의 기회가 박탈되는 셈인데...


영화 <가능한 사랑>은 정말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봤다. 그래서 야외무대만으로 만족해야 했다는....

<가바초 챔피언> 보고 싶었는데 시간상 못봤다. 아침 9시 표를 놓아야만 했다. 아쉽다....




내가 이번 부국제 때 가장 보고 싶었던 건 바로 <재혼황후>였다. 티켓팅 할 때 얼마나 힘들었던지... 아침 8시 20분 시작인데 치열했다... 하늘연극장에서 상영 했는데, 23년 <무간도>를 보고 양조위의 GV를 본 바로 그곳이었다.
11/4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 될 재혼황후는 10부작이며, 이번 부국제에서 3화까지 미리 공개 상영했다. 재혼황후가 실사화 된다고 했을 때부터 기대했던 터라 두근거리며 봤는데 기대 이상이어서 기뻤다. 새인 '퀸'이 너무 귀여워서 꺼먹살이랑 같이 인형이라도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 에르기는 안 나올 거 같고 -알바니 대공비(?) 여튼 정영주 배우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듯- 귀여운 파랑새 맥켄나는 최대훈 배우인데 하인리 이종석 배우랑 티키타카 재밌어서 좋았다. 루이제 부인은 이봉련 배우인데 너무 반갑고 좋았고, 나비에 신민아 배우, 개비에슈 주지훈 배우, 하인리 이종석 배우, 라스타 이세영 배우 모두 놀랍도록 잘 어울리고 연기가 좋아서 3시간이 진짜 순식간에 지나갔더랬다.
신년인사 하는 씬은 조금 서프라이즈 같았는데 그 외에는 화려하고 예뻐서 위화감 없이 그 세계관에 빠져들 수 있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도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