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났더니... 갑작스럽게 찾아 온 책에 대한 열망...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책을 사고 싶은 욕망.. 흐억...
이번 달, 무기력이라는 엄청난 병을 앓고 난 기념으로 제법되는 책을 샀다.
나를 위해서.
알라딘 중고책방 서면점에서 샀다. 새 책 50%로 하길래 사려고 맘 먹었더랬다. 그런데 갑자기 품절... 절판... 헉.
다행히 중고책방에 있어서 샀다. 상태도 괜찮고 맘이 좋다.
북유럽 신화에 관심이 많아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마침 50% 하길래 질러버렸다. 너무 맘에 든다. 켈트 신화와 전설 다 읽고 읽어야겠다.
그리스,로마 신화 못지 않게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북유럽 신화. 읽어 주겠어!!!
갑자기 찾아 온 카프카를 향한 열망으로 주문했다. 변신을 읽고 감당할 수 없는 고독으로 가슴이 아팠다. 해설자의 말처럼 경제적 여건을 상실하여 버러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그레고르를 아예 벌레로 만들어버린 그의 상상력에 존경을 표한다.
이번에 산 책들은 그냥 이끌려서...란 이유다. 갑자기 열하일기가 읽고 싶어졌고, 갑자기 이탈리아에 가고 싶어졌고, 갑자기 유럽이 궁금해졌고...
육도삼략을 보고 있자니 막내가 다가와서 묻는다.
"병법서를 왜 읽어?"
"용병술만 있는 게 아니라 용인술도 있으니까."
"헐.. 이상하다."
갑자기 난 이상한 누나가 됐다.
이번에 자비경을 읽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터라 숫타니파타를 샀다. 내 마음이 고요하면 좋겠다.
서면 중고책방에 한 번 더 가서 사 온 책들.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안 읽어봤는데 이상하게 감정 교육과 성 안투안느의 유혹이 나를 끌어당긴다. 장바구니에 있던 릴케의 말테의 수기도 상태가 너무 좋아서 집고, 목요일이었던 남자 때문에 알게 된 체스터턴의 아폴로의 눈도 기대되고, 중국 황실의 밤 이야기라는 황궁의 성은 야사를 좋아하는 나하고도 맞지만 가격도 너무 착해서 집었다.
언제 다 읽나 싶어도... 그래도 마음은 푸근하다. 아.. 배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