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어찌할 수 없는 위선이라면 위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살아있는 것들을 먹는 것에 대한 죄책감.
개고기는 먹지 않으면서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좋아한다.
잔인하게 도축하는 게 싫어서, 혹은 사람에게 고기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좁은 곳에 갇힌 채 살아야 하는 것이 싫어서, 언제나 마음 속에는 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안 먹을 수 있는데, 유독 닭고기는 포기가 안 된다.
정말 불쌍하게 사육당하는 게 닭인데도 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닭고기를 끊을 수 없다.
나는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가슴 아픈 일은 정말 가슴이 아파서 가능한 한 안 보려고 한다.
작년 구제역 때도 그랬는데, 물론 그 때는 모든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고 끔찍하게 생각했지만, 어쨌든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낚시도 싫어한다. 한 번 해보고 잡은 물고기 놔 줬다.
먹을려고 낚은 것도 아닌데 낚시 바늘에 걸려있는 물고기를 보니 괜히 미안했다.
이런 내가 웃긴다.
가끔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고기를 먹는 게 도덕적으로 나쁜 행동도 아니고, 괜히 먹는 사람들 불편하게...라고 생각하다가도
비록 사람들의 먹이로 살아야 한다해도 엄연한 생명인데
살아있는 동안 행복할 수 없는 걸까...라고 생각한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은 닭고기 좋아하는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