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4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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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총량의 법칙




 



                                                                                                       나는 세대별 " 지랄 총량의 법칙 " 을 믿는다. < 1세대 지랄 총량 > 과 < 2세대 지랄 총량 > 은 동일하다. 그러니까 요즘 청소년들( 예를 들면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의 범죄 수위가 옛날과 비교해서 더 흉폭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년 전 청소년 범죄나 지금의 청소년 범죄나 범죄 수위는 모두 엇비슷하다. 다만, 요즘의 청소년 범죄가 더욱 잔인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영상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와 cctv의 발달과 함께 그 정보를 유통하는 SNS의 발달로 인해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은 글로 재현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현대가 과거보다 평화로운 시대라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인지 과학자로 손꼽히는 스티븐 핑커는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라는 저서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고 정의했지만, 나는 이 양반의 대책없는 선한 의지'에 의문이 든다. 시대가 변하면 의미와 가치도 그에 따른 변화를 겪는다. 폭력도 마찬가지'다. 스티븐 핑커는 육체에 가하는 폭력의 총량 비교만으로 현대가 과거에 비해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고 단언했지만 그는 폭력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얼굴을 바꿨다는 사실을 까마귀도 아니면서 까맣게 잊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 육체적 폭력 > 은 < 심리적 폭력 > 으로 바뀌었다. 옛날에는 폭력배들이 동원된 백골단이 쇠파이프로 파업 노동자의 육체를 강타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에게 백 억이 넘는 손배액을 청구하면 된다.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노조가 쟁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업이 민주노총 20개 사업장에 1천52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금속노조KEC 는 2010년회사와 임금 및 단체교섭( 근로시간면제 제도 적용에 따른) 을 벌였지만 실패하자 파업에 동참했는데 회사는 파업 노동자 88명에게 301억 원을 물어내라고 요구했다. 이들 노동자가 받은 월급은 월 130만 원이었다. 만약에 당신이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였다면 머리통이 깨지는 아픔과 300억 청구서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지 묻고 싶다. 현대 사회가 폭력이 줄어든 데에는 굳이

폭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육체적 폭력보다 더 심한 폭력은 심리적 폭력'이다. 우리의 스티븐 선생님은 워낙 곱게 자라셔서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부산 여중생 집단 폭력 가해자를 향해 이게 다 어른이 잘못한 탓 _ 이라고 고해성사를 하면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위로용 알사탕'으로 보인다.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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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0 1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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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0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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