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어당과 루쉰


 

 

                                                                                                         발목불인견'이란 말이 있다. 목불인견이 눈앞에 벌어진 상황 따위를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어서 뒷목 잡는 상황이라면, 남 잘되는 꼴을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어서 사사건건 상대방 발목을 잡는 경우를 발목불인견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경우를 씨발목불인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요즘 잘한당(자유한국당 약칭)이 하는 짓을 보면 목불인견을 넘어, 발목불인견을 뛰어넘어, 씨발목불인견 수준이라 할 만하다. 어찌나 씨발-스러운지 감탄할 정도이다. 그동안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경상도 대구 유권자들이 어린 손주 재롱을 보고 싶다며 잘한당, 잘한당, 잘한당 _ 하며 어르고 달랬더니 버릇만 나빠졌다. 도리질할 때마다 박장대소하며 은총을 내리시니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되는 표밭이라. 하여 배운 게 도리질이라. 문재인 정부 인사 청문회 내내 도리질'이다. 도리 도리 잼잼 ~  어이쿠, 내 새끼 !  잘한당, 잘한당, 잘한당 ~ 

한 살 남짓한 아이가 도리질해야 예쁘지 예순이 넘은 노인들이 도리질하니 징그럽기 거지없다. 도지사 시절에 유흥업소 종사자의 털을 술잔 위에 띄워 마시고, 입고 있던 빤스를 벗어 술에 담근 후에 술에 쩔은 빤스를 짜서 여러 사람과 돌려 마셨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음모주와 충성주를 제조하신 분이 연일 후보자의 도덕성 운운하니 난감하다.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을 탈탈 털겠다고 단단히 벼르시던데 털털한 분으로 악명 높은 당신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털로 흥한 자는 털로 망할 것이라 믿는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오일팔 정신 운운하며 김이수 헌법재판관 후보를 비토하고 있으니 후(厚)의 두터움과 흑(黑)의 두려움 앞에서 할 말을 잊게 만든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불통, 쇼통, 먹통, 호통이라며 라임을 살린 스웩을 선보였지만 술통과 간통 그리고 사통의 달인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어설픈 라임은 갱스터 랩의 질을 떨어트린다. 지금부터 스웩의 정수를 선보이겠습니다. 우웩 !                   이 모든 저질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점은 역설적이지만 "  후(厚)의 두터움과 흑(黑)의 두려움 " 이다. 정치인에게 있어서 " 두꺼운 낯짝 " 은 때에 따라 필요한 가면이고, " 하드보일드 " 는 정의를 실행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기도 하다. 루신의 <<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 라는 산문은

<< 생활의 발견 >> 이라는 산문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린위탕(임어당)이 중국에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희박하기 때문에 적극 권장해야 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 린위탕이 페어플레이란 물에 빠진 개는 때리지 않는 태도'라고 정의하자 루쉰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무리들은 먼저 물 속에 빠뜨리고 이어서 때려주어야 한다. 만일 스스로 물에 빠졌다고 하더라도 뒤쫓아가 두들겨 패줘도 무방하다. 그들은 권세에 몹시 아첨하지만 아직도 늑대에 가까울 만큼 야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일부 공리론자들은 `보복하지 말라`,`자비로워라`,`악으로써 악에 대항하지 말라`라는 말들을 외쳐댄다. 그 때문에 악인은 구제된다. 그러나 구제된 뒤에도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할 뿐 회개 따위는 하지 않는다. 토끼처럼 굴을 파놓고 남에게 아첨도 잘하므로 얼마 안가 세력을 되찾아 전과 마찬가지로 나쁜 짓을 시작한다(루신전집1,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中). 


요약하자면          :         페어플레이는 상대방이 " 페어 " 할 때 가능한 애티튜드이지 " 언페어 " 한 상황에서는 상대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루쉰은 “만약 앞으로도 광명이 암흑과 철저하게 싸우지 않고 순직한 사람이 악을 용서하는 것을 관용이라고 잘못 생각하여 고식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오늘날과 같은 혼돈 상태는 영구히 이어질 것이다” 라고 경고한다. 루쉰의 충고는 노무현 정권이 왜 실패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페어 > 가 < 언페어 > 를 개과천선하게 만들 수 있다는 노무현의 환대(혹은 선의)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페어한 상황에서 협치는 정치의 주요 덕목이지만 언페어한 상황에서는 투창와 비수의 정신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정의는 사랑보다는 복수, 용서보다는 청산에 의해 성장하고 완성되었다.  개선될 여지가 없는 족속에게는 몽둥이가 가장 좋다. 정치는 < - 學 > 보다는 < - 術 > 의 영역에 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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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1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1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2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2 19:33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저는 아임파인생큐 앤드 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