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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마  장     가  는     길    :






말 꼬리에 파리가 천리 간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욱 평등하다

 

ㅡ동물농장



최순실과 외동딸 정유라 씨의 은밀한 마사회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혈통 좋은 금수저의 세계 앞에서 흙수저로 태어난 나는 경탄할 수밖에 없다. 생각나는 이가 있다. 그녀는 2005년 3월 4일에 태어났다. 정유라처럼 혈통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다면 축복이라도 받았겠지만 평범한 부모를 둔 탓에 다른 이보다 몸집이 작았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고 깃털처럼 가벼웠다고. 고작 몸무게가 430kg 밖에 안 나갔다고 한다. 그녀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국 사회가 마사회가 된 시발점을 먼저 언급해야 될 것 같다.

2008년, 비극은 쥐가 인두겁을 쓰면서 시작되었다. 가수 태양이 부른 < B를 피하는 방법 > 을 비틀어서 < G를 피하는 방법 > 이란 노래가 시위 현장에서 민중가요로 널리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비극은 쥐가 물러나고 닭이 인두겁을 인계받으면서 시작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소 때문에 찍소리도 못 냈던 정부였다면, 쥐꼬리 만한 양심도 없는 박근혜 정부는 말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정부이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은 동물농장이라 해도 무방하다. 송강호였다면 삑사리 나는 목소리로 " 여, 여여여여여여여여여기가 무슨 동물의 왕국이야 ? " 라며 이단옆차기를 날렸을 것이 분명하다. 

만인을 위한 복지 정책을 요구하는 시민 사회를 거지 근성으로 치부하던 정부는 일인 맞춤형 복지 정책에 올인한다. 정유라 씨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지상 최대의 복지 국가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마사회인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은 마권에서 나온다.  마(馬)는 곧 마(魔)이니 마의 정권이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했는데, 지금은 말은 나면 최순실에게 보내고 사람은 나면 프랑크푸르트 승마장으로 보내야 할 판이다.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에서 < F를 피하는 방법 > 으로 사용한 특별 대우는 젊은이를 절망에 빠트렸다.

 

말 꼬리에 파리가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파리가 말 꼬리에 붙어서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남의 권세를 빌려 무임 승차를 한다는 의미인데, 최순실 사태로 본 박근혜 정권은 호가호위(狐假虎威)의 말 버전인 호가마위(狐假馬威)인 셈이다.  지금 정유라는 말 꼬리에 붙어서 파리 대신  독일 프랑크푸르트 승마장으로 떠났다는 사실이 다를 뿐이다.  살다 보니 호랑이 위에 말이 군림하는 시대가 도래하니 미파솔라시, 오호통재'다. 정유라 씨가 타는 말 가격이 10억이니 명마인 것은 분명하다.  문득, 차밍걸이라는 이름의 경주마가 떠올랐다. 그랑프리 명마인 vitana-v 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말'이다.

말머리에서 언급했듯이 그녀는 2005년 3월 4일에 태어났다(보통 혈통 좋은 명문가 경주마는 평균 500kg이 넘는단다). 다음은 차밍걸에 대한 중알일보 기사'이다.

 

 

  

을(乙)들의 희망’으로 불리는 경주마 ‘차밍걸’이 1922년 조선경마구락부가 생긴 이래 최다연패 신기록을 세웠다. 2005년 태어난 8세 암말 차밍걸은 26일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6경주에 출전해 11마리 중에서 9번째로 골인했다. 이로써 2007년 데뷔, 7년간 96번 경주에 출전한 차밍걸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며 자신과 당나루(1995년 기준)가 갖고 있던 95연패 기록을 넘어섰다. <본지 5월 25일자 1, 14 ,15면> 차밍걸은 다른 경주마보다 몸무게 100㎏이 덜 나가는 430㎏의 왜소한 말. 1등은 못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뛰는 ‘소시민’ 또는 성실한 ‘을’로 비유되며 서울 경마공원의 ‘화제마’로 부상했다. 차밍걸이 96연패 기록을 세운 26일, 1등 기수보다 더 조명을 받은 기수가 있다. 차밍걸의 기수 유미라(29)씨다. 2008년 6월 기수로 데뷔한 유씨는 같은 해 8월 차밍걸을 처음 타 12두 가운데 6위를 한 이래 차밍걸이 출전한 96회 경주 중 75번을 함께 달렸다. 유 기수는 “오늘도 레이스 중반까지 꼴찌로 처졌다. 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달려 직선주로에서 두 마리를 제쳤다. 1등을 못하지만 어지간해서는 꼴찌도 안 하는 투지 있고 열심히 뛰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로라하는 특급 기수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해 랭킹은 서울경마공원 소속 기수 56명 중 46위다. 유 기수는 “2007년 교육생 때부터 내게 배정돼 인연을 맺은 말이다. 연습 때는 까불대지만 막상 경기를 뛰면 승부욕이 정말 강한 말”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차밍걸을 응원하는 팬도 있지만 ‘똥말이 또 뛴다’고 욕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차밍걸이 연패 기록을 쌓아가는 동안 유 기수의 기량은 향상되고 있다.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622번 달려 6번 우승에 그친 유 기수는 올해 벌써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기수를 시작했다. 말이나 기수나 여자라고 봐주는 게 없는 종목이다. 결혼을 한 뒤에도 차밍걸처럼 오랫동안 기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굵고 짧은 것보다는 가늘고 긴 걸 선호하는 ‘을’다운 포부다.

이해준 기자

 

 

 

드라마 같은 기적은 없었다. 성적은 말 그대로 초라했다. 96전 96패'였다. 최고 기록은 3위가 유일했다. 경마 역사상 최다 연패'를 기록한, " 불명예 기록 " 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늙은 말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경주마에게 8살이면 환갑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별다른 부상 없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과 비록 우승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으나 열심히 뛰어서 꼴등'을 한 적도 별로 없었던, 차밍걸의 성실한 태도'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앞에서 보느냐 아니면 뒤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입장'은 달라진다. < 앞 > 에서 보면 차밍걸'은 한심한 경주마'이지만 < 뒤 > 에서 보면 성실한 경주마'이다.

최순실 모녀가 보기에 차밍걸은 형편없는 말이다. 정유라가 즐겨 쓰는 말 품새를 흉내 내자면 " 해도 해도 않되는 망할 새끼 " 여서 거들떠보지도 않고 " 비추임 ! " 이라고 말하겠지만, 그녀가 말하는 망할 새끼'는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 망할 새끼 " 는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던 말이었고 결국에는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경주마가 되었다.  차밍걸은 팬들의 따스한 환호 속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치른다. 그리고 2015년 11월 09일 중앙일보에 부고가 실린다. 제목은 < 위대한 똥말 차밍걸의 죽음을 알립니다 > 였다. 그가 생전에 남긴 기록은 101전 101패'였다 ■

 

 

 

http://news.joins.com/article/19021837 ( 위대한 똥말 차밍걸의 죽음을 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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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9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솔불곰 2016-10-1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죄송합니다 제가 죽일놈입니다
한번 선처부탁드립나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9 20:19   좋아요 0 | URL
닥치고 1차 정보 깐다. 8시 30분..
그리고 2차는 내일 너의 실명과 주소 그리고 전화번호 깐다.. 농담 같지 ?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마..

솔불곰 2016-10-19 20:21   좋아요 0 | URL
잠깐의장난으로 그렇게심한일을 해서 좌송하고 다시는 이러지안도록 주의하겠습니다
한번만 맏어주십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9 20:44   좋아요 0 | URL
조까

솔불곰 2016-10-19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딱한번만 믿어주세요 진짜
다시이런일나면 그때 까셔도 전 아무말하지안ㄹ겠습니다

2016-10-19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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