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콩‘을 < 서로 사이즈’가 달라서 할 수 없는, 섹스리스‘에 따른 수컷의 욕구 불만 > 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을 때, 주위의 알싸한 냉기를 기억한다. 영화 킹콩‘은 성적인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한 < 사이즈 > 는 동종이 아닌 이종’에 대한 유머였다. 이 영화는 종간 교잡, 그러니깐 이종교배‘에 대한 서구 백인 사회’의 혐오가 반영된 영화‘다. 서구 백인 중심 사회’에서 보았을 때 킹콩‘은 유색인종’이다. 짙은 갈색에 콧대 낮은 얼굴‘은 명백한 흑인에 대한 은유이다. 그리고 킹콩의 “ 그것은 ” 얼마나 우람한가 ! 다른 말로 하면 거대한 흑인이 아름다운 백인 여성’에게 성적 욕망‘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백인 중심 사회에서 백인 여성을 향한 흑인의 성적 욕망‘은 불경한 것’이다. 다른 인종 간의 교접‘은 금기’이므로 사회적 징벌은 불가피하다. 거세 아니면 죽음이다. 한류 스타 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 닌자 어세션 > 또한 할리우드 백인 중심 사회의 이종교잡에 대한 거부 반응’을 드러낸다. 할리우드 마초 영화 속 주인공의 섹스 파트너‘는 모두 백인여성들로 이루어지는데 반해서 비의 러브라인은 흑인여성’과 맺어진다. 사실 이 속내를 뒤집어보면 유색인종과 백인여성과의 섹스 씬‘에 대한 미국 백인 주류의 노골적인 거부’를 엿볼 수 있다.  백인 마초 영웅이 흑인이나 아시아 여성과 정사 장면을 보여주는 영화는 수도 없이 보았지만 반대로 흑인이나 아시아 남성이 백인 여성과 섹스 하는 장면’은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은 할리우드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의미한다. 킹콩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인종차별'에 대한 집단적 은폐'이다.

 

- 애타게 페니스를 찾아서 中

 

 


 

 

 

 

 

 

히든 싱어 : " 아버지는 필요 없어 ! "

 

 

 

 

           

                               

< 히든 싱어 >를 챙겨 본다. " 본방사수 " 를 할 정도'는 아니고 일요일 아침에 늦은 아침밥을 먹으면서 재방송을 본다. 아침 7시 이전에 아침을 먹는 습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온 집안 내력'이지만 일요일만큼은 9시가 한참 지나서야 아침을 먹는다. 게으른 고령화 가족이라고 손가락질하지 마라. 일반적인 가정의 풍경이리라. 이명박은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벌레를 잡는 얼리버드형 인간에 가깝지만 부지런하다고 꼭 본받아야 할 인간은 아니다. 베토벤의 < 엘리제를 위하여 > 라는 멜로디가 서울시 분뇨차 때문에 똥냄새를 떠올리게 만들었듯이, < 테니스 > 는 각하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아진 대표적 스포츠'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cm만 낮았어도, 나폴레 옹(翁)이 악성 치질만 아니었어도, 그리고 이명박이 새벽부터 일어나 테니스만 안 쳤어도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이 모양 이 꼴'은 면했을 것이란 소리다.

 

박근혜 정권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영국에는 "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죠, 호호호 " 라고 해서 유명세를 탔던 < 마리 앙투아넷 > 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이정현 씨'와 측근과는 말이 잘 통하면서 유독 국민과는 < 말이 안통하넷 ! > 이라는 군소리만 하는 통치자'가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공통점은 가는귀먹었다는 점이다. 이명박은 " 당신이 밉습니다 ! " 라는 국민의 소리를 " 당신을 믿습니다 ! " 라고 잘못 알아듣고는 신나게 주를 섬기고,  박근혜는 사람들이 " 철의 여인 " 대처'를 닮았다는 소리를 " 철없는 여인 " 으로 잘못 알아듣고는 화를 내서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든다. 이래저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쌀이 없어서 지에밥과 누룩으로 버무린 막거리'를 마시며 이 글을 쓴다. 가족들이 모두 술을 좋아하다 보니 저녁에는 꼴뚜기처럼 팔팔한 정신으로 나갔다가 새벽이 되면 오징어처럼 흐느적흐느적거리며 집에 기어들어와 아침 10시 즈음에 일어나 밥을 먹는다. 그리고는 늦은 아침에 퉁퉁 부은 눈으로 < 히든 싱어 > 를 보며 희죽희죽 웃는다. 머리엔 까치집을 하고 말이다. 처음 이 방송을 보았을 때는 과연 일반인의 모창 대결'이라는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이디어는 훌륭하나 재능있는 일반인을 구하기는 힘들 거라는 계산이 깔린 의문이었다. 노래 잘하는 이도 드물 것인데, 하물며 원본을 완벽하게 재현할 아마추어가 어디 있느냔 말이다. 연말 특집'이라면 모르겠지만 매주마다 일반인들이 특정 가수를 똑같이 흉내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 판단은 군걱정에 지나지 않았다. < 히든 싱어 시즌 2 > 는 모두 " 삐까삐까한 " 일반인이 나와서 오리지날'보다 더 능청스럽게 노래를 불렀다. 심지어는 신승훈과 조성모'는 일반인이 부른 모창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신승훈은 최종 결승전에서 탈락했고, 조성모는 2회전에서 일찌감치 떨어졌다. 보드리야르가 누누이 주장하던 원본'보다 더 진짜 같은 사본'이 등장한 것이다. 모든 돌발 상황에서도 깐족거리며 진행을 잘 할 것 같던 전현무 옹'도 " 조성모 편 " 에서는 사기꾼 < 시뮬라시 옹 >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사회자의 목덜미'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전현무 옹(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시뮬라시 옹(翁) ! 도저히 당신의 그럴 듯한 흉내를 따라올 자는 이제 더는 없는 것 같소이다. 졌습니다.......  동촉하여 주시옵셔셔셔 ! " 전략적인 선택인지는  모르겠으나 모창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원본 가수'를 너무 흠모한 나머지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좋아서 그의 음악을 듣고, 듣다 보니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다 보니 어느새 목소리가 비슷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 프로듀서가 극의 감동을 주기 위해서 작성한 큐시트'에 따라 참가자들이 앵무새처럼 읊조렸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이 담긴 말이기도 할 것이다 ) 시청자는 진짜와 가짜'가 벌이는 한판 승부'를 지켜본다. < 히든 싱어 > 는  보르헤스 단편 < 삐에르 메나르, [ 돈키호테 ]의 저자 > 에 나오는 삐에르 메나르 씨'를 연상케 한다.

 

이 모창 대회에 출전하는 참가자들은 원본인 < 돈키호테 > 를 그대로 필사해서 < 원본 돈키호테 > 를 뛰어넘는 필사본을 만든 제 2의 삐에르 메나르 씨'다. 신승훈 모창자가 우상이었던 신승훈을 뛰어넘었을 때, 나는 불현듯 삐에르 메나르와 홍길동'을 동일선상에 올려놓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하지 못해서 울화통이 터져 마당에 털썩 주저앉아서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외쳤던 서자. 두 주먹 불끈 쥐며 아버지가 만든 세계'를 경멸했던 자. 내 눈에는 팔팔만원세대인 스무살 청춘과 홍길동이 겹쳐져서 모창 대회 참가자'를 응원하게 되었다.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는 했다. " 시바, 길동이가 유산 물려달라고 떼를 쓴 게 아니다. 꼴에 갓 쓰고 수염 달았다고 양반 행세하며 유세를 떨지만 첩이 낳은 자식이라고 홀대하는 너희 양반 새끼들이 내 눈에는 한심해 보인다, 이 시발것들아 !

 

길동이는 그냥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싶고 형을 형이라고 부를 자유를 달라는 거시다. 속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 말이다. 길동이가 개동 아범 좆끝에서 나왔냐 ? 말해 보거라. 다 네 좆에서 나온 자식새끼 아니더냐 ? 말할 수 있는 자유, 안녕하지 못하면 안녕 못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거 아니냐 ? 호부호형을 허해라 !!!! " 그렇다, 나는 어느새 길동이와 팔팔만원세대'의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에게 삐에르 메나르처럼 오리지날(아버지)를 뛰어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위로하고 싶었다. 홍길동이 마당에 엎드려  읍소한 이유는 < 불초 > 때문이다.  흔히 " 불초 소생 어쩌구저쩌구...... " 할 때의 그 불초'다. ( 아버지를 ) 닮지 않았다는 뜻인데 이 말은 아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아버지를 초월할 수는 없다는 꼰대적 발생에서 비롯되었다.  아버지가 < 갑 > 이고 아들은 < 을 > 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가자는 뜻이다.

 

내가 영화 < 킹콩 > 에 대한 리뷰에서 " 성기 사이즈가 서로 달라서 섹스리스'에 이르게 된 수컷의 신경쇠약 " 이라고 정의해서 욕을 바가지로 먹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 말은 농담이었다. 킹콩은 갑의 세계이자 아버지의 왕국'에 딴지를 건 반항아'다. 주류 백인 사회에 대한 흑형의 반란'이다. 검은 피부와 들창코'는 전형적인 비주류 유색인종을 연상케 한다. 킹콩은 아버지가 이룩한 화이트한 왕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온 다크한 존재'다.  주류 백인이 보기에는 킹콩은 불초자(불초 소생)이 아니다. 킹콩'은 아버지인 < 갑 > 의 세계를 초월한 < 을 > 이다.  킹콩은 불초 소생'이 아니라 인간인 아버지'를 능가하는 초월자'다. 그래서 주류 백인은 탱크와 비행기 끌고 와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으시단다. 아버지란,  그런 존재다. 당신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해서 원통이 터지지만, 아버지는 당신을 삑사리'로 취급한다. 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이 글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75765 ( 쉰들러 리스트를 보며 조형의 원리를 생각하다 )

 

이러한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는 영화 곳곳에서 나타난다. < 프랑켄슈타인 > 도 마찬가지다. 똑똑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인간을 복제하는 데 성공하는데 이 녀석의 힘은 아버지인 자신을 능가한다. 아버지의 힘으로는 도무지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초월자 아들 서사에 대한 공포는 < 오이디푸스 > 신화가 시발점이 된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가 오이디푸스를 살해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들이 자신을 죽이고 왕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아버지인 자신보다 힘이 쎈 존재인 것이다.   이처럼 아버지'는 초월적 아들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검열하는 장치를 끊임없이 제도화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박정희 신화에 대한 숭배'도 < 불초와 초월의 관계 > 로 해석할 수 있다. 역사의 치명적 얼룩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지지자들이 박정희를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이유에는  초월적 아들에 대한 공포와 절대적 아버지에 대한 향수, 나아가 애착에 따른 분리 불안 증후군이 원인이다.

 

이 증후군은 부모(주인)과 분리될 때 병적으로 불안한 공포를 느끼는 아이(애완동물)에게서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과도한 애착이 그 원인이다. 유치원에 갈 때 떼를 쓰거나 주인이 집을 나가면 불안해 하는 개들은 모두 이 분리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아버지(주인)에게 복종함으로써 사랑을 확인하려는 불초자다. 불초 소생이다. 그런 측면에서 박정희의 아들인 지지자들은 초월적 아들에 해당되는 킹콩, 헐크, 프랑켄슈타인의 창조물, 로보트과는 상반되는 인물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버이 연합을 중심으로 한 극우 보수파의 박정희 숭배'는 전형적인 분리 불안 장애'에 따른 과도한 애착이다. 이 애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들은 박정희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아들을 더욱더 경멸하게 된다. 그들은  새파랗게 어린 놈들을 빨갱이'라거나, 혹은 사탄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박정희는 당신의 아버지가 아니다.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을 낳아주시고 기르신 분이지 박정희'가 아니지 않은가 ? 남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는 것이야말로 불효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너 때문에 병석에 누워계신다. " 보고 싶다 아들아. 모든 것 다 용서하마. 돌아오라, 아들아. " 아버지가 용서한다고 하지 않은가 ! 얼른 집에 가라. < 히든 싱어 > 는 필사본이 원본을 압도하는 재미가 있다. 다크한 킹콩이 히마리 없는 백인과 < 1 대 100 > 으로 맞짱을 뜰 때, 우리가 킹콩을 응원하는 이유는 주류가 만들어놓은 불초라는 벽을 무너뜨릴 초월'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의 대선 개입이 명백한 데도 불구하고 < 혐의 없음 > 이라고 말하는 아버지는 필요 없다. 오히려 히마리 없고 꾀죄죄한 아버지와 맞짱을 뜨려는 불온한 < 초월> 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다. 당당할 필요가 있다. 뻔한 거짓말을 뻔뻔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아버지는 지나가는 씀바귀에게 줍시다. ( 끗 )

 

 

 

 

 

 

덧 )

본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슈퍼스타 케이 출신의 허각.. 아, 히든 싱어 할 때네... 얼릉 보고 나서 다시 ㅆㄱ쓰게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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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2013-12-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야, 완전 재밌어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05:21   좋아요 0 | URL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나오셨군요.. 후후.....
재미있으면 댓글이 많이 달릴 터인데 없는걸 보니 재밌는 글은 아닌 거 같습니다.
피비님 거짓말했으니 국정원에 신고하겠습니다. 거짓말하는 사람도 종복임..

pB 2013-12-2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루애님 저말고 피비 닉네임 가진 이웃이 또 있으신가요? 저는 위 덧글 쓴 적이 없는데.. 같은 닉네임이네요.
왠지 기분이 별루네요...ㅋ_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7:42   좋아요 0 | URL
오홋 ! 그러네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
내가 피비 님을 특별히 편애하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같지만...
어쩌면 저 윗분도 오래전부터 피비 라는 닉네임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ㅎ. 하여튼 피비 님 좀 당황했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dkdn 2014-03-02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kdn tlqkf qortnxlsms...

aaaaaa 2014-03-02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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