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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그림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 엇박자 비대칭" 이라고 할 수 있다. 모나리자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눈은 웃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모나리자의 왼쪽 입은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고 있는 표정인데 오른쪽 입술은 꽉 다문 무표정이다. 눈 부분과 입 부분을 따로 따로 절개해서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천사의 우아함을 발견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악마의 미소를 경험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엔 팜므파탈의 표독스러움을 간직한 여자 같다. 이 그림의 제목인 모나리자 ( Mona Lisa )에서 mona는 madonna의 약자인 monna로, 이탈리아어로 부인을 뜻하지만 비속어'로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뜻하기도 한다. 풀어쓰자면 34인치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암캐 혹은 푸시캣 리사 정도가 되지 않을까 ? 성녀'라고 하기에는 제목의 어감이 상당히 그라비아적이다.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모나리자의 미소'는 가짜에 가깝다. 왜냐하면 가짜 미소'는 비대칭을 이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썩소'라고 말하는 한쪽만 올라간 입꼬리'는 가짜 미소'다. 이처럼 가짜 감정'을 연기할 때는 표정이 비대칭적인 구도가 된다.  예를 들면 가짜-분노'에서는 왼쪽 눈썹이 더 낮게 내려가고, 가짜-혐오 표정에서는 코주름을 잡을 때 더 왼쪽으로 기울어진다고 한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짜 미소라는 증거는 비대칭성 이론'을 제외하더라도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짜 웃음과 미소'가 사용하는 얼굴 근육은 눈 부위의 근육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진짜 미소' 근육이 작동되면 자연적으로 눈 근육에 영향을 준다. 반면 가짜 미소'는 입꼬리를 움직이는 근육만을 사용할 뿐이기 때문에 눈' 근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소 짓는 척 할 뿐이다. 그러니깐 모나리자는 미소 짓는 척하는 푸시캣 리사'다.

 

여기에 푸시캣 리사 부인은 전형적인 오른손잡이'일 확률이 높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가짜미소를 흉내낼 때 왼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또 있다. 좌뇌사용자/오른손잡이'는 손깍지를 하거나 팔짱을 낄 때 오른손 엄지와 오른팔이 위로 올라간다. 그림 속 손의 위치를 보면 그녀의 오른손은 왼손 위에 올려져 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그녀는 지독한 좌뇌 사용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누군가는 이러한 추측을 이현령비현령'이라고 딴지를 걸지도 모른다. . 하지만 딴지는 박근혜의 당선으로 저, 저어, 저어어어어어기 어두컴컴한 미국에서 쓸쓸히 지내고 있을 김어준에게 해라. 나는 단지 과학적 상식'을 나열했을 뿐이다.

 

 

 

 

 1. < 모나리자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모나리자의 역사 > 는 학술적 접근이 아닌 명품의 탄생에 방점을 찍는다. 꽤나 재미있다.  2. < 얼굴의 심리학 > 은 얼핏 보기엔 심심풀이 호기심 심리학'처럼 보이지만 사실 비언어 의사 소통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다. 심심풀이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실망할 것이다. 3. 대니얼 맥닐의 < 얼굴 > 은 많은 부분을 < 얼굴의 심리학 > 의 저자인 폴 에크먼의 얼굴 표정 작업'에 할애한다. 4. < 인간에 대한 오해 > 는 자연과학서'로도 훌륭하지만 인문학서로도 매우 훌륭하다. 탁월하다. 5. < 전기 양... > 은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이다. 제목을 살짝 바꾼다면 <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가지고 싶어하는가 ? > 가 더 정확할 것이다. 주인공 릭 데커드'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가짜 전기 양'이 아닌 진짜 살아 있는 양'이다. 하지만 진짜 양은 너무 비싸다. 결국 살아 있는 양은 루이비통 가방과 비슷한 명품이다. 릭'은 바로 이 명품 양'을 가지기 위해서 현상금이 붙은 안드로이드'를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6 < 필립 딕 시리즈 > 필립 딕'은 확실히 미쳤다. 그것은 그의 업적이 놀랍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 미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의 서사는 종종 전혀 종잡을 수가 없다. 어느 때는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그게 바로 필립 딕의 매력이다.

 


 

  Blade Runner by meanwhilesghost

 

 

 

블레이드 러너 : 뿅망치 하나면 충분하다 !  

 

형사 데커드'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해야 한다. 그는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미술 감정평가사'이다. 다만, 그 대상이 모나리자가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는 리플리칸트/복제인간'을 색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작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과 복제인간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대상과의 심문 과정'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거짓말'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했을 것이다. 형사 데커드'는 말을 하는 대상의 얼굴 표정에 집중한다. 조사하면... 다 나와

 

 

             더듬거나...

         

                                                                       당당하거나...

 

 

곰곰생각하는발'이 인지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짜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심문자 또한 모든 과학적 측정'을 통해서 대상자의 기억'을 테스트한다. 일종의 아이큐 테스트'다. 똑똑한 놈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 없이 정답을 맞추지만 멍청한 놈은 땀을 뻘뻘 흘리며 정답을 맞춘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영화 속 테스트의 핵심은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진실과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은 기억력 테스트, 즉 아이큐 테스트'다.  머리 나쁜 놈은 탈락된다 !  이 과정을 통과하면 제 2 관문이 기다린다. 이런 식으로 측정은 계속된다. IQ 측정, 동공 측정, 골상학, 두개계측학......

 

그런데 이 위대한 SF 걸작 < 블레이드 러너 > 는 매우 큰 헛점 하나가 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아마 내가 이 소릴 하면 당신은 아, 할 것이다. 그리고는 오, 할 것이며, 끝내는 와, 할 것이다. 좀더 열광적인 반응을 예상한다면 와와, 정도 ?! 이 영화는 그 수많은 담론들이 오고갔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다 빼먹었다. 인간과 복제를 구별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사실은 < 차이 > 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차이를 찾고자 한다면 심문 대상자 몰래 느닷없이 뿅망치'로 무릎을 치면 답이 나온다. 무릎의 무조건 반사 !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아니던가. 이 유전적 본능마저 이식이 되었다면 리플리칸트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결국 이 영화는 인간 VS 복제의 대결이 아니다. 처음부터 인간 VS 인간의 갈등이었다.

 

그렇다면 데커드'는 왜 온갖 계측학'을 끌여들었을까 ? 복잡하게 말이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데커드'는 측량으로 인해 얻은 척도'로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차이'를 만듦으로써 우월과 열등의 서열을 만들려는 것이다. 그것은 오래 전, 앵글로색슨 양키'들의 못된 습성이 몸에 이식되었기 때문이다. IQ는 백인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한 테스트'였다. 그들은 글자도 잘 모르는 흑인이나 아시아인, 혹은 문명적 사고와는 전혀 다른 야생적 사고를 가진 타 인종의 아이큐를 테스트해서 그 측정값으로 백인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 측정값은 고스란히 식민주의의 정당성을 위한 증거가 되었다. 하지만 흑인이나 다른 인종의 아이큐가 낮게 나오는 것은 가난한 환경 때문에 배우지 못했거나 사고 체계가 다른 탓이다. 그런데 백인들은 흑인이나 아시아 사름을 멍청한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측정값을 악랄하게 사용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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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식 혈액형도 마찬가지다. 히틀러식 우생학은 B형 피'는 나쁜 피'라는 결론을 내렸다. B형은 범죄자가 많고, 머리가 나쁘고, 성격이 사납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유럽인은 O형과 A형의 전체 혈액형의 80~ 90%를 차지한다. 반면 아시아인은 B형과 AB형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한 측정값이다. 히틀러 식 우생학 논리가 맞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인종은 페루의 인디언이다. 이들은 O형이 100%다. 만약에 당신이 B형 남자들은 괴팍해,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나치들이 즐겨 사용했던 상투어'였음을 상기해야 한다.

                       

                         

 

영화 < 블레이드 러너 > 는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리들리 스콧이 그런 좌파적 지식인'일리는 없으나 영화는 공교롭게도 그렇게 흘렀다. 촬영에 꼭 필요한 바람이 느닷없이 불 때 고다르는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자연이 예술을 위해 마련한 작은 선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걸작은 종종 그렇게 탄생한다. 영화는 이런 제국주의자의 측량법'이 허구란 사실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인간과 리플리칸트의 차이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종이로 만든 말'이 상징하는 것은 결국 데커드 또한 리플리칸트'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결론은 하나다. 둘 다 인간이거나 둘 다 리플리칸트'다. 차이는 없다. 백발의 로이가 죽어가면서 데커드의 손을 잡을 때 그들은 서로 다른 차이가 아니라 서로 같은 동료임을 각인시킨다. 로이가 팔을 뻗어 데커드의 손을 잡는 접촉 / SKINSHIP은 같은 가족/ KINSHIP의 표시다.  이 세상 모든 인간은 하나의 종'이다. 인간은 휴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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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3-04-0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잘 봤습니다. (영화도 잘 봤구요.)

전 데커드가 리플리칸트를 심문할 때 막 화가 났었어요. 무슨 근거로 자기 자신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게 태어났으니 자신이 사람인지 아닌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건가. 아니면 사람으로 태어난 복을 그저 누리는 건가. 라고 말이죠. 인간 생체 속에 기생해서 인간을 뚫고 나와 인간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인간과 모든 면에서 같고 생각도 하고 사랑도 하고 온갖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인데, 왜 굳이 잡으려 하는 건지. 도대체, 무슨 권리로!!!

곰발님이 위에서 언급해주신 잘못된 측정값의 설명에 공감해요. 자신이 우위를 가르는 쪽에서 위쪽에 있는 경우, 아래쪽의 불평등이나 억울함에 눈돌리기가 쉽지는 않을테니까요. 그것도 개인 대 개인이 아닌 집단이나 민족, 나라까지 영역이 확대되는 경우는 더욱 더.

전 4년 시한'이라는 감옥에 갇힌 리플리칸트 쪽에 서서 영화를 봤던 것 같애요. 간절히 바라는 그것이 그토록 안되는 일인가. 그토록 위험한 일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실은 우리 인류가 저 상황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죠. 4년 시한'이라는 보이는 장치 말고 보이지 않는 장치'에 갇힌 인류는 이 그물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위에서 언급하셨듯이 인간 대 인간의 상황으로 전환시켜서 말이죠.

영화를 보다보면 한없이 먹먹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져서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는데요. 그렇게 울고 나면 또 왠지 정화가 되는 듯한.. (아..정말 고마워요. 실은 이 영화는 제가 가슴에 품는 (아직까지는) 유일한 하나거든요. ^^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3 16:47   좋아요 0 | URL
전 울지 않았습니다. 사실 82년의 영화적 기술력을 생각하면 기적 같은 작품입니다.
다시 보았는데도 여전히 세련되었어요. 신기할 따름이에요.
리들리스콧은 정말 에일리어과 블레이드러너 두 편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은 듯합니ㅏ.
확실히 걸작이에요. 이 작품..

노이에자이트 2013-04-0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굴드처럼 사이비 과학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합니다.우리나라에도 두뇌가 크면 영리하다느니 혈액형에 따라서 성격이 결정된다느니 하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 21세기에도...
혹시 마이클 셔머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읽어보셨어요? 이 책도 읽을 만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4 21:02   좋아요 0 | URL
오홋 감사합니다. 책 추천 제가 무지 좋아해요. 자주 추천부탁드립니다. ㅎㅎ.
저도 혈액형에 대한 맹신에 대해 상당히 불쾌합니다.
b형 나쁜 남자 이야기'는 결국 아시아 사람 열등하다 그거거든요.
이런 이야길 해도 여전히 혈액형이 뭐냐고 물어요. 참 답답하죠.
굴드'는 정말 글도 재미있게 쓰지만 양심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사호학서로 읽어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