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이상문학상.

 

 

 

 

 

 

 

 

 

 

 

 

 

 

 

 

 

 

 

 

 

 

1. 프랑스를 대표하는 권위있는 문학상은 공쿠르' 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르노도'가 될 것이다. 영국은 부커상이고, 미국은 팍스아메리카'답게 내셔널북어워드'다. ( 혹은 퓰리쳐 ? ) 그리고 스페인어권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세르반테스문학상이 있고, 일본은 나오키상 ( 혹은 아카타카와상 ) 이 대표적인 문학상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 이상문학상 ? 동인문학상 ?

 

 

2. 아마 여러분들 중엔 내가 던진 물음표'가 매우 삐딱한 성격을 띤 도발적 질문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도 있으리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이상문학상의 선정 기준은 중,단편'에 한해서 이다. 동인문학상도 마찬가지다.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상문학상은 이상단편문학상이고, 좀 더 길게 풀어쓰자면 " 이상 - 장편소설을제외한단편소설상 " 이고 " 동인 - 장편소설을제외한단편소설상 "이다.

 

 

3. 단편소설의 형식을 독립된 문학의 한 영역'이라고 최대한 좋은 점수를 줘도, 단편 소설'만을 상대로 해서 뽑는 문학상'을 한국의 대표 브랜드'라고 선전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소설의 진수는 긴 호흡의 서사'이지, 하나의 에피소드'로 풀어내는 짧은 플롯이 아니지 않은가 ? ( 세계 문학의 흐름은 장편 소설이지 단편 소설이 아니다. 훌륭한 소설은 모두 장편'이다. 예외가 있다면 카프카의 " 변신 " 과 그리고 보르헤스의 작품들 ! 참고로 보르헤스는 단편'을 쓴 것이 아니라 장편 분량을 압축해서 단편으로 풀어쓴 언어의 마술사다. 천재니깐 가능한 재주이다. ) 젊은 영화학도들이 단편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단편 고유의 미학'에 매료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장편'으로 넘어가기 위한 하나의 입문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편 소설도 마찬가지 아닐까 ?

 

 

4. 공쿠르상'은 " 장편소설을제외한단편소설만을위한상 " 이 아니다. 부커상은 " 장편소설을제외한단편소설만을위한상 " 이 아니다. 세르반테스문학상 또한 " 장편소설을제외한단편소설만을위한상 "이 아니다. 나오키상은 ? 아쿠타카와상은?

 

 

5.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상문학상은 한국 최고의 소설'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 아니라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 중 그나마 나은 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좋은 투수란 9회 내내 상대편의 공격을 슬기롭게 막아낼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훌륭한 투수이지, 1회 한 회 동안만 잘 던진다고 훌륭한 투수는 될 수 없는 법이 아니다.

 

 

6. 2011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는 " 공교롭게도 " 공지영'이다. 반복하지만 공교롭게도 공지영'이다. 황금심이나 구봉서 같은 원로 선배들에게 돌아가던 공로상'이 느닷없이 공지영에게 돌아간 것이다. 신경숙과 함께 가장 많은 소설을 팔았던 대중작가에게 보내는 문단의 뒤늦은 화해 신청'인가 ? 문단의 중심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었던 공지영의 이번 수상은 한마디로 이변이라 할 만하다.

 

 

7. 내가 문학판 슈퍼스타 케이의 심사위원'이라면 공지영에게 이런 따끔한 충고'를 던지겠다. " 일단, 공지영 씨는 노래에 감정을 싣는 것까지는 좋은데, 감정을 오버하면 노래가 느끼해집니다. 아니 왜 울면서 노래를 해요 ? 하여튼 제 점수는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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